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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사도궁 도서관에서 삼종기도를 바치는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청 사도궁 도서관에서 삼종기도를 바치는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예수님을 뵙길 바라는 이는 십자가를 바라보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은 3월 21일 사순 제5주일 삼종기도를 통해 “우리 그리스도인들과 (교회) 공동체의 큰 책임”을 명시했다. “우리 또한 봉사하는 가운데 목숨을 내어주는 삶의 증거를 통해 응답해야 합니다.” 교황은 삼종기도를 바친 후, 이날이 ‘마피아에게 희생된 무고한 이들을 기억하며 기념하는 날’이라며 다음 날인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임을 상기했다. 매년 돌아오는 기념일은 “이러한 놀라운 선물에 관해 묵상하도록 우리를 초대”한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번 사순 제5주일 전례는 수난 직전 그리스도의 생애 마지막 기간 중에 일어난 에피소드(요한 12,20-33 참조)를 선포합니다. 예수님께서 파스카 축제를 위해 예루살렘에 계실 때, 그분께서 행하신 일로 인해 호기심이 일었던 그리스 사람 몇 명이 예수님을 뵙고 싶다는 뜻을 표했습니다. 그들은 필립보 사도에게 다가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수님을 뵙고 싶습니다”(요한 12,21). “예수님을 뵙고 싶습니다.” (그들이 표현한) 이 열망을 기억합시다. “예수님을 뵙고 싶습니다.” 필립보가 이 사실을 안드레아에게 말하고 그런 다음 두 사람이 함께 스승 예수님께 가서 말씀드립니다. 이 그리스인들의 요청에서 우리는 동서고금의 수많은 사람들이 교회와 우리 각자에게로 향하는 요구를 엿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뵙고 싶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요청에 어떻게 대답하십니까? 생각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대답하십니다.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될 때가 왔다. (...)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3-24). 이 말씀은 그 그리스인들이 제기한 요청에 응답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그분이야말로 그분을 찾길 바라는 모든 사람에게 많은 열매를 주기 위해 죽을 준비가 된 숨겨진 씨앗이심을 드러내십니다. 마치 이렇게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만일 여러분이 나를 알고 싶다면, 나를 이해하고 싶다면, 땅에 떨어져 죽는 밀알을 바라보십시오.” 다시 말해, 십자가를 바라보라는 것입니다. 

수세기 동안 그리스도인들의 탁월한 상징이 된 십자가라는 표징을 생각해 봅시다. 오늘날에도 “예수님을 뵙고” 싶은 사람은, 비록 그가 그리스도교가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와 나라에서 왔더라도, 제일 먼저 무엇을 봅니까? 가장 흔하게 마주치는 표식은 무엇입니까? 십자고상, 십자가입니다. 성당에서, 그리스도인들의 집에서, 자신의 몸에도 (십자가를) 지니고 다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 표식이 복음과 일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십자가는 사랑, 섬김(봉사), 조건 없는 자기 내어줌 외에 다른 것이 아닙니다. 오직 그렇게 할 때 십자가는 참으로 “생명의 나무”, 풍요로운 생명의 나무가 됩니다.

오늘날에도 수많은 사람들은, 종종 직접 말하지는 않지만, 암시적으로, “예수님을 뵙고” 싶어하고, 그분을 만나고 싶어하며, 그분을 알고 싶어합니다. 여기서 우리 그리스도인들과 (교회) 공동체의 큰 책임을 깨닫습니다. 우리 또한 섬기는 가운데 목숨을 내어주는 삶의 증거, 스스로 하느님의 방식, 곧 가까이 다가감, 연민, 온유한 사랑의 방식을 따르고 섬기는 가운데 자신을 내어주는 삶의 증거를 통해 응답해야 합니다. 바람에 흩날리는 말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단순하고, 용기 있는 모범을 통해서, 이론적인 비난이 아니라 사랑의 몸짓을 통해 사랑의 씨앗을 뿌리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게 하면 주님께서는 당신의 은총으로 우리로 하여금 많은 열매를 맺게 해 주십니다. 오해, 난관이나 박해, 법률 만능주의의 주장이나 혹은 성직자적 도덕주의로 땅이 척박할 때조차 말입니다. 이런 것(들)이 척박한 땅입니다. 시련과 고독 속에, 씨앗이 죽는 바로 그때가 제때에 무르익은 열매를 맺기 위해 생명이 싹트는 순간입니다. 바로 이 죽음과 삶의 교차점에서 우리는 기쁨과 사랑의 참된 풍요로움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다시 반복하지만, 항상 하느님의 방식, 곧 가까이 다가감, 연민, 온유한 사랑 안에 자신을 내어줄 때 기쁨과 사랑을 체험합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의 모든 행동에서 빛나고 언제나 우리의 일상생활의 방식이 되도록, 예수님을 따르고, 봉사의 길에서 기쁘고 굳건하게 걸어가게끔 동정 성모 마리아께서 우리를 도와주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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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3월 2021, 1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