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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우리 모두는 시대 흐름에 거슬러 나아가는 성덕의 소명을 받았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월 1일 모든 성인 대축일 삼종기도에서 성인들이 증거한 삶을 성찰하도록 초대했다. 이는 우리에게 부활을 위한 희망의 원천이자 참행복에 근거한 여정의 모범이다. 우리 모두는 유일무이하고 반복할 수 없는 방식을 통해, 그리고 온유함으로 이 길을 걸어갈 수 있다. 온유함이야말로 오늘날 세상에 매우 필요하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교회는 모든 성인 대축일을 맞아 그리스도의 부활에 토대를 두고 있는 위대한 희망에 대해 성찰하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그리스도는 부활하셨고 우리도 그분과 함께 부활할 것입니다. 성인들과 복자들은 그리스도인의 희망에 관한 가장 권위있는 증인들입니다. 왜냐하면 이분들은 기쁨과 고통 가운데 자신들의 실존을 통해 (그 희망을) 온전히 살아내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선포하셨고 오늘 말씀의 전례에서 다시 울려 퍼지는 참행복(마태 5,1-12ㄱ 참조)을 실천하면서 말입니다. 사실 복음적 참행복(Beatitudini)은 성덕에 이르는 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참행복 가운데 두 가지, 곧 두 번째 행복 선언과 세 번째 행복 선언에 관해 잠시 머물러 묵상하려 합니다.

두 번째 행복 선언은 이렇습니다.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4절). 이는 모순되는 말처럼 보입니다. 슬퍼하는 게 기쁨이나 행복의 표지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슬픔과 고통은 죽음, 질병, 도덕적 역경, 죄, 실수 때문에 생깁니다. 간단히 말해, 어려움으로 가득한 약하고 부서지기 쉬운 일상의 삶입니다. 삶은 많은 경우 고마움을 모르는 행동이나 오해 때문에 상처받고 시련을 겪습니다. 이러한 현실로 인해 슬퍼하더라도 주님을 신뢰하며 그분의 그늘 안에 의탁하는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예수님은 선포하십니다. 이들은 외면하지 않으며 (사람들의) 고통을 보고도 마음을 완고하게 가지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인내를 갖고 하느님의 위로를 희망합니다. 또한 이 위로를 이 지상 삶에서 이미 체험합니다.

세 번째 행복 선언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5절). 형제자매 여러분, 온유함입니다! 온유함은 예수님의 특징입니다. 예수님은 당신 자신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마태 11,29). 온유한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다스릴 줄 알고, 타인을 위한 여지를 남겨두며, 타인의 말을 경청하되 타인이 살아가는 방식, 타인의 필요, 타인의 요구를 존중합니다. 타인을 억압하거나 주눅들게 하려 들지 않고, 모든 것에 대해 군림하거나 지배하기를 원치 않으며, 타인에게 해가 되는 자기 생각이나 자신의 이익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세속적인 사고방식을 중시하지 않는 온유한 사람들은 약속된 땅, 곧 영원한 생명을 유산으로 주시는 하느님의 눈에 소중한 이들입니다. 이 행복 선언 또한 이 지상에서 시작하고 하늘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될 겁니다. 온유함입니다. (하지만) 많은 도전을 받는 이 세상의 삶의 순간 (…) 또한 일상의 삶 안에서 제일 먼저 우리에게서 나오는 것은 공격과 방어입니다. (…) 우리가 성덕의 길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온유함이 필요합니다. 경청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공격하는 게 아닙니다. 이것이 온유함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순수함과 온유함과 자비를 택하고, 가난한 마음과 슬픔 속에서 주님을 택하고, 정의와 평화를 위해 힘쓰는 이 모든 것은 이 세상의 사고방식, 소유와 무의미한 쾌락과 약한 이들을 향한 오만의 문화에 대항하고 시대 흐름에 거슬러 나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복음적 길은 성인들과 복자들이 걸어간 길입니다. 모든 성인을 기념하는 오늘 대축일은 개인적이고 보편적인 성덕의 소명을 우리에게 일깨워줍니다. 각자 유일한 방식으로, 반복할 수 없는 방식으로 걸어가야 할 이 여정을 위한 확실한 모범을 제시합니다. 이는 성인 성녀 사이에 존재하는 무궁무진하고도 다채로운 은사와 구체적인 (삶의) 이야기를 생각해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똑같은 사람은 없었습니다. 각자 자신만의 개성이 있었고, 자기 개성에 따라 성덕 안에서 자신의 삶을 발전시켰습니다. 우리 각자도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그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온유함으로 말입니다. 제발 온유하십시오. 그러면 우리는 성덕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충실한 제자들로 이뤄진 이 지대한 가족은 동정 마리아를 어머니로 모시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성인의 여왕이라는 호칭으로 성모님을 공경하지만, 성모님은 무엇보다 먼저 당신 아드님을 받아들이고 또 따르라고 우리 각자를 가르치시는 어머니입니다. 참행복의 길을 걸어가며, 성덕을 향한 열망을 키우도록 성모님이 우리를 도우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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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11월 2020, 2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