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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 코로나19 위협으로 세상이 문을 닫지 않도록 도움 촉구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월 20일 교황청립 라틴아메리카 비오 신학원 공동체의 예방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심각한 악으로 고통받고 있는 세상을 치유”하기 위해 힘써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코로나바이러스에 직면한 세상이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모든 이가 “마음의 문을 열고” 서로를 돌볼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며, 이는 “형제애의 감수성이 온갖 (형태의) 차별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Adriana Masotti / 번역 안주영

“하느님과 이웃이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십시오.” 특별히 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마음의 문을 닫아 거는 이의 마음을 “밑바닥부터 돌보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립 로마 라틴아메리카 비오 신학원(이하 비오 신학원) 가족들에게 모든 차별에 맞서 헌신적인 증거의 임무를 맡기며 이 같이 말했다. 교황의 연설에 앞서 비오 신학원장 질베르토 프레이레(Gilberto Freire) 예수회 신부는 스페인어로 자신들의 고유한 사명을 충실히 지키려는 열정 안에서 직면해야 할 도전들에 대해 설명했다. 비오 신학원의 사명은 “라틴아메리카에서 방황하고 있는 하느님 백성”을 위해 사목할 사제들을 양성하는 것이다. 

형제애를 가로막는 자기지시적 민족주의는 안 됩니다

교황은 비오 신학원이 남아메리카 지역 교회들의 일치와 보편 교회에 개방하기 위해  설립됐다고 말했다. “여러분들의 친교와 개방의 체험은 커다란 도전입니다. 아메리카 대륙을 위대하게 만들고, 여러분이 양성한 다원적 공동체에 존재하는 혼혈(문화)의 사례가 세상을 치유하는 데 공헌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황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적 방식으로 선포된 복음이 널리 퍼질 수 있었던 것은 다양한 민족들이 복음을 받아들일 줄 알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러한 기적은 (아메리카 대륙에) 건너온 이들뿐 아니라 그들을 맞아들인 모든 이가 마음을 열었기 때문에, 상대방이 인간적, 문화적, 종교적 차원에서 내어주는 것에 마음이 닫혀 있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혼혈(민족)의 뿌리는 풍요로운 사랑으로 상대방을 사랑할 줄 아는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다시 말해, 이 사랑은 (다름을) 극복하고 초월하여 새롭게 무언가를 창조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랑이지요. 이는 전적인 자기지시(autoreferenzialità)를 거부하는데서 시작됩니다. 오늘날 아메리카 대륙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민족 간 형제적 만남을 가로막는 자기지시적 민족주의는 자기 자신만을 바라보며 자신 안에 스스로를 가둬버립니다. 우리가 받은 선물을 널리 전파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을 토대로 자기지시(적 태도)를 거부해야 할 것입니다.”

교황은 오늘날에도 문화적 혼혈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라틴 (아메리카) 민족들은 같은 민족끼리 만날 뿐 아니라 다른 민족들과도 교류하면서 “만남을 통해 그들 또한 풍요로워진다”고 덧붙였다. “여러분은 주님 말씀의 씨앗을 뿌리라는 부르심을 받았기에 이를 위한 양성과 직무를 깊이 새겨야 합니다.”

하느님과 이웃에게 마음을 엽시다

교황은 비오 신학원 구성원들에게 개인·공동체적 차원에서 세 가지 행동 지침을 제시했다. 첫 번째 행동 지침은 “마음과 마음들의 문을 열라”는 것이다. 주님을 향한 마음뿐 아니라 형제들에게도 마음을 열라는 가르침이다. 왜냐하면 이 둘은 함께 가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하느님의 사랑 때문에 차별없이 모든 이에게 마음을 열 때, 하느님과 이웃이 만날 수 있는 장이 열립니다. 이러한 열린 마음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일을 결코 멈추지 마십시오. 마음속 깊이 들어가 받아들여지길 갈망하는 이들에게 절대 문을 닫아걸지 마십시오. 주님께서 당신 잔치상에 모든 이와 한자리에 앉기 위해 가난한 이의 옷차림을 한 여러분을 부르신다는 걸 상기하십시오. 여러분 각자에게 질문을 남기고 싶습니다. ‘내 삶 속에 가난한 이는 어디에 있는가?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잊은 건 아닌가?’”

걸을 수 있도록 타인을 돕고 초대합시다

두 번째 행동 지침은 “타인에게 손을 내밀고, 그가 또 다른 이들에게도 그렇게 하도록 초대하는 것”이다. 교황은 사제들이 하느님의 마음을 따라 목자가 되는 양성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목자는 “양들을 돌보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을 돕는 이라면서 이것이 마르지 않는 우리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의 노력은 양떼를 한데 모으고 한 백성임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호소가 돼야 합니다. 이 호소는 또한 이미 지상에 와 있는 하느님 나라를 고대하고 (아직 도래하지 않은) 하느님 나라를 향해 걸으며 전념하라는 부르심입니다. 이는 (백성들이) 유용하고, 책임감 있고, 필요하다고 느끼며, 그들도 협력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쓰고 버리는 문화와 맞서 싸우십시오. 제발 성직주의를 조장해 많은 상처와 불화를 일으키지 않기를 바랍니다. 사회적 차별과 맞서 싸우십시오. 인종, 문화, 신앙으로 인한 불신 및 편견과 맞서 싸우십시오. 왜냐하면 형제애의 감수성이 온갖 (형태의) 차별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이의 선을 위해 전념하며 생각의 틀을 바꾸십시오

세 번째 행동 지침은 “심각한 악으로 고통당하고 있는 세상을 치유하라”는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은 △분열 △이기주의 △비상사태에 “공동 대응책 마련”의 무능함 등의 상황을 더욱더 명백히 드러냈다. 

“세상은 대화와 협력을 거부하며 계속해서 문을 닫아 걸고 있습니다. 차별없이 모든 이의 선을 위한 공동 노력에 순수하게 문을 여는 것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는 세상의 영이 움직이며 작용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병폐의 치료법은 밑바닥에서, 영혼과 마음의 저 깊은 데서 나와야 합니다. 여러분은 교육, 교리 교육, 사회적 헌신의 분야에서 구체적인 임무를 맡게 될 것입니다. 이는 생각의 틀을 바꾸고, 공간을 열고, 당면한 악을 치유하고, 하느님과 일치된 백성을 돕기 위함입니다. 이를 표현해주는 형상을 반복해서 말씀드리자면, 바로 세계화입니다. 세계화를 구체 형상이라고들 하는데,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둥근 것은 획일화입니다. 오히려 세계화는 다면체 형상이 아닐까요. 각각의 고유한 특징을 간직한 다면체 형상 말입니다.” 

끝으로 교황은 비오 신학원의 모든 이들, 곧 장상, 기숙생, 졸업생 등에게 어느 곳에 있든지 “하느님의 자녀라는 유일한 원천에서 유래하는 인간적 형제애의 증인”이 돼 달라고 당부 인사를 전했다. 이어 라틴아메리카의 수호성인인 과달루페의 성모님의 전구를 청하며 연설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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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1월 2020, 2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