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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난 추기경과 주교들을 위한 위령미사 세상을 떠난 추기경과 주교들을 위한 위령미사  (Vatican Media)

“부활은 신기루 같은 것이 아닙니다. 부활에 대한 믿음을 간직합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월 5일 올 한해 동안 세상을 떠난 추기경과 주교들을 위한 위령미사 강론에서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상실감을 언급하며 “마치 죽음이 모든 것의 끝인 것 마냥 믿게 만드는 슬픔”에 대해 말했다. 교황은 “신앙은 이러한 관점을 변화시키고 믿는 이를 회심으로 초대한다”고 강조했다.

Benedetta Capelli / 번역 이재협 신부

세상을 떠난 추기경과 주교들을 위한 위령미사의 복음은 라자로의 죽음에 슬퍼하는 많은 이들, 사랑하는 이를 잃고 슬픔을 안고 사는 삶, 부활에 대한 충만한 믿음 안에서 슬픔의 눈물을 닦아주시는 주님의 모습을 들려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월 5일 목요일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 베드로 사도좌’ 제대에서 미사를 거행하며 올 한해 동안 세상을 떠난 추기경과 주교들을 기억하는 한편, 죽음을 마주하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 삶의 여정을 떠올렸다. 교황은 “부활에 대한 믿음은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과 상실을 모른체하지도, 숨기지도 않으며, 우리를 그 너머로 이끈다”고 강조했다. 

“오늘 예수님의 계시는 우리의 응답을 요구합니다. 주님의 부활은 지평선의 신기루 같은 게 아닙니다. 우리는 신비 안에서 이미 우리와 관련을 맺고 있는, 실재하는 사건으로 부활을 믿도록 부르심 받았습니다.”

교황은 “우리와 완전히 결합하신 예수님은 우리가 겪어야 하는 슬픔과 고통을 알고 계시지만, 그러한 것들이 당신의 계시로부터 나오는 진리의 빛을 감소시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라자로의 부활은 바로 이 진리의 큰 표징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신앙의 큰 도약

모든 것은 가장 중요한 이 질문을 향한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이것을 믿느냐?”(요한 19,26 참조) 교황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우리의) 관점을 변화시키는 “신앙의 큰 도약”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신앙의 도약을 이루면 무언가를 바라보고 생각하는 우리의 관점이 변합니다. 가시적인 것을 초월하는 신앙의 눈은 특별한 방식으로 비가시적인 것을 바라봅니다. 이때 벌어지는 모든 일은 또 다른 차원, 곧 영원의 차원에 비추어 평가됩니다.”

교황은 지혜서 4장의 “의인의 이른 죽음”을 예로 들었다. “하느님 마음에 들어 그분께 사랑받던 그는 죄인들과 살다가 자리가 옮겨졌다. (…) 악이 그의 이성을 변질시키거나 거짓이 그의 영혼을 기만하지 못하도록 들어 올려진 것이다”(지혜 4,10-12 참조). 교황은 우리가 하느님을 현실의 시각, 곧 세상의 시각으로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앙의 시각으로 바라볼 때 의인의 죽음은 슬픔으로 가득 찬 것이 아닙니다. 의인의 죽음은 우리의 생각으로는 짐작할 수 없는, 주님께서 섭리하신 계획입니다.”

슬픔은 회심의 자리를 마련합니다

교황은 세상을 떠난 추기경과 주교들을 기억하면서 “가끔 우리 안에 스며든, 마치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여기는 부정적인 슬픔을 어루만져 주시길” 기도했다. 교황은 부정적인 슬픔이 “죽음을 마주해야 하는 인간의 두려움에서 나온다”며 “신앙 없는 사람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 누구도 죽음이라는 현실을 피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죽음이라는 미지의 현실 앞에서 신앙인은 끊임없이 회심해야 합니다. 우리는 한 사람의 완전한 소멸로 간주되는 죽음과 관련한 본능적인 이미지를 매일 매일 넘어서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분명하게 눈에 보이는 것, 성문화되거나 명백한 생각들, 일반적인 의견들을 초월하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리하여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는 주님께 온전히 의탁해야 합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요한 11,25-26). 

세상을 떠난 추기경과 주교들을 위한 위령미사
세상을 떠난 추기경과 주교들을 위한 위령미사

그리스도인의 기도

신앙으로 받아들인 예수님의 말씀은 세상을 떠난 이를 위한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기도가 된다. 이를 통해 세상을 떠난 이들의 삶의 진정한 가치, 그들이 받은 사랑과 그들이 수행한 공적, 영원의 관점 안에서 살아가는 삶의 진정한 가치를 이해할 수 있다. 

“세상을 먼저 떠난 이들이 하느님 곁에서 살고 있다는 확신에 찬 믿음으로 바치는 위령기도는 지상여정을 계속하는 우리에게도 큰 유익이 됩니다. 세상을 떠난 이를 위한 기도는 삶에 대한 참된 시각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위령기도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반드시 겪어야 할 번민의 감정을 우리에게 드러냅니다. 또한 우리가 영원한 하늘의 보화를 갈망하도록 참된 자유의 길을 제시합니다.”

이어 교황은 (바오로 사도처럼) 하느님께 대한 충실함과 복음의 봉사자로 살았던 추기경과 주교들의 삶의 증언을 기억했다. “먼저 세상을 떠난 추기경님, 주교님들의 모범을 따르도록 노력하며 그들을 위해 함께 기도합시다.” 교황은 “이러한 여정이 더 어렵게 느껴지는 시련의 시기”에도 주님께서 언제나 우리를 향해 손을 내밀고 계신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프로스퍼 그렉(Prosper Grech) 추기경, 레나토 코르티(Renato Corti) 추기경, 제논 그로쇼레브스키(Zenon Grocholewski) 추기경, 아드리아누스 요한네스 시모니스(Adrianus Johannes Simonis) 추기경, 마리안 야보르스키(Marian Jaworski) 추기경, 안토니 소테르 페르난데스(Anthony Soter Fernandez) 추기경을 비롯해 올해 세상을 떠난 163명의 주교들을 기억하고 현재 임종을 가까이 두고 있는 이들을 위해서도 기도했다. 이번 위령미사에는 28명의 추기경이 참례했다. 이 가운데 25명이 교황과 공동으로 미사를 집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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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11월 2020, 2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