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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젊은이의 날(세계청년대회)’의 십자가 전달 ‘세계 젊은이의 날(세계청년대회)’의 십자가 전달  (Vatican Media)

교황, 젊은이들에게 “그럭저럭 살아가는 게 아니라, 하느님을 택할 때 행복해집니다”

“삶의 한편에 정체돼 있지 마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2023년에 열릴 ‘세계 젊은이의 날(세계청년대회)’의 십자가 전달식을 위한 미사에서 젊은이들에게 이 같이 말했다. 아울러 젊은이들이 “원대한 꿈”을 꾸도록 초대하면서, 행복을 쾌락으로, 존재를 소비 열병으로, 사랑을 감정으로 축소시키는 것과 같은 지배적인 생각을 넘어서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어 “내년부터는 세계 젊은이의 날의 교구 차원 행사를 주님 수난 성지주일에서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이동한다”고 반포했다.

Fausta Speranza / 번역 이창욱

“’나에게 좋다면 인생은 좋은 것’이라는 지배적인 생각에 관심을 두지 않는 데서 예수님은 ‘내가 거기에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인생의 꿈을 이루려 노력하는 젊은이 여러분이 있는 데서도 예수님은 똑같이 말씀하십니다. ‘내가 거기에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세계 젊은이의 날(세계청년대회)의 십자가 전달식을 위한 미사에서 젊은이들에게 이 같이 말했다. 교황은 마태오 복음에서 예수님의 수난 직전 마지막 설교를 해설하며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당신 사랑을 우리에게 주시기 전에, 당신의 마지막 소망을 우리에게 알려주려 하신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우리가 주님의 가장 작은 형제자매들, 곧 굶주린 이들, 목마른 이들, 나그네들, 도움이 필요한 이들, 병든 이들, 감옥에 갇힌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준 선행이 바로 주님께 해준 일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마태 25,37-40 참조).

두 가지 본질적인 질문

교황은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나는 나에게 되갚을 수 없는 누군가를 돕는 사람인가? 나는 가난한 사람의 벗인가?” 교황은 이 질문에 대한 그리스도의 응답을 제시했다. “’내가 거기에 있다.’ 예수님은 여러분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거기서 너를 기다리고 있단다. 네가 생각조차 하지 않을 곳, 어쩌면 네가 보고 싶지도 않을 곳 말이다. 가난한 이들이 있는 거기 말이다.’” 교황은 마르티노 성인의 모습을 떠올렸다. 성인은 세례를 받기 전 젊은 군인이었을 때, 어느 날 가난한 한 사람을 목격했다.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모두 지나쳐버렸기 때문에,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했던” 사람이었다. 교황은 성인이 “다른 사람들이 동정심으로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그 가난한 이가 자신에게 맡겨졌음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다. 단지 가진 것이라고는 입고 있던 군인 망토 밖에 없어서 자신의 망토를 반으로 잘라 그 가난한 사람에게 주었다. 교황은 “성인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비웃음을 감내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후 성인은 그 가난한 사람이 걸쳤던 것과 똑같은 반쪽 망토를 입으신 예수님을 꿈속에서 만났다. 성인이 그런 꿈을 꾼 이유는 “비록 성인은 눈치채지 못했음에도 오늘 복음의 의인들처럼 행동했기 때문”이라고 교황은 덧붙였다. 

삶의 한편에 정체돼 있지 말라는 초대

교황은 다음과 같이 강력히 격려했다. “사랑하는 젊은이 여러분,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원대한 꿈을 포기하지 맙시다. 의무를 지키는 것에 안주하지 맙시다. 주님은 우리가 시야를 좁히는 것을 원치 않으시고, 삶의 한편에 정체돼 있는 것도 바라지 않으십니다. 주님은 오히려 우리가 기쁘고 대담하게 높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길 원하십니다.” 이는 확고한 신념과 구체적 현실에 대한 매우 분명한 호소였다. 아울러 교황은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우리는 휴가나 주말의 휴식을 꿈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창조됐습니다. 하느님은 꿈을 꿀 수 있는 존재로 우리를 만드시어 우리로 하여금 생명의 아름다움을 품을 수 있게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은 깊은 확신을 지녀야 한다. “자비의 행위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 만일 여러분이 왔다가 이내 사라지는 이 세상의 영광이 아니라 진정한 영광, 곧 하느님의 영광을 꿈꾼다면, 이것이 바로 (우리가 따라야 할) 길입니다. 왜냐하면 자비의 행위는 다른 그 무엇보다 더 크게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기 때문입니다.” 교황은 마지막 말마디를 반복하고 또 강조했다. 

원대한 꿈을 위한 원대한 선택 

교황은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원대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디서 출발해야 할까요?” 그런 다음 이렇게 대답했다. “원대한 선택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교황은 바로 이날 복음이 이를 분명히 해주고 있다고 상기했다. “최후의 심판 때 주님은 우리의 선택을 근거로 삼으십니다. 주님은 거의 심판하지 않으시는 것처럼 보이십니다. 양과 염소를 가르시지만, 선한 이가 되거나 악한 이가 되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주님은 단지 우리 선택의 결과만 끄집어내시고, 그것들을 드러내시며 존중하십니다.” 교황이 젊은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고 강력하다. “인생은 확고한 선택, 결정적인 선택, 영원한 선택들의 시간입니다. 대수롭지 않은 선택은 대수롭지 않은 인생으로 이끕니다. 하지만 원대한 선택은 인생을 원대하게 만듭니다. 사실, 우리는 좋든 나쁘든 우리가 택한 대로 되어갑니다. 만일 우리가 도둑질을 선택한다면 도둑이 되고, 자기 자신만 생각하기로 선택한다면 이기적인 사람이 되고, 증오하는 것을 선택한다면 화내는 사람이 되고, 휴대폰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기를 선택한다면 휴대폰에 중독될 것입니다.” 이어 명확한 확신으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만일 우리가 하느님을 선택한다면 우리는 매일 더욱 사랑받을 것이고, 사랑하기를 택한다면 행복해질 것입니다.”

인생의 ‘왜?’ 앞에 멈춰 서지 말기

교황은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그렇습니다. 선택의 아름다움은 사랑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교황은 이 말을 여러 차례 되풀이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만일 우리가 폐쇄적이고 무관심하게 산다면 무기력하게 남을 것이지만, 타인을 위해 자기 자신을 내어준다면 우리가 자유롭게 된다는 것을 예수님은 아십니다.” 이어 교황은 젊은이들에게 (인)생의 비밀을 “전수해” 주었다. “생명의 주님은 우리가 생명으로 충만하길 바라시며 우리에게 생의 비밀을 알려 주십니다. 생명이란 오직 나눌 때라야 소유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선택을 어렵게 만드는 장애물들이 있습니다.” 교황은 몇 가지 장애물을 나열하며 선택이 힘들다는 점을 강조했다. “종종 두려움, 불안, 답이 없는 ‘왜?’라는 질문들입니다.” 교황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하다. 곧, 사랑은 우리에게 (그러한 장애물을 넘어) 더 나아가라고 요구한다며, “하늘에서 올 응답을 기다리며 인생의 여러 이유에 매달리지 말라”고 권고했다. “사랑은 ‘왜?’라는 질문(perché)에서 누구를 위하여(per chi)라는 질문으로, ‘나는 왜 사는가?’에서 ‘나는 누구를 위해 사는가?’로, ‘왜 내게 이런 일이 생기는가?’에서 ‘나는 누구를 위하여 선행을 할 수 있는가?’로 넘어가도록 부추깁니다.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나를 위한 것만은 아닙니다! 인생은 우리 자신을 위한 선택으로 이미 가득합니다. 최고 학력을 얻기 위해, 이름난 친구나 그럴싸한 집을 얻기 위해, 자신의 취미나 이익을 충족시키기 위한 선택 말입니다.”

소비의 열병과 쾌락에 대한 집착

교황은 많은 성찰을 하는 가운데 아주 많은 것을 감수하는 위험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우리는 사랑하려고 시작도 않으면서 우리 자신을 생각하는 데에 수많은 세월을 낭비하는 위험을 겪습니다.” 이어 (이탈리아 소설가) 알레산드로 만초니가 소설 『약혼자』에서 “좋은 충고 하나를 남겼다”며 “당신은 잘 지내기보다 행동을 잘할 생각을 해야 할 것”이라는 문장을 인용했다. 하지만 “의심이나 ‘왜?’라는 질문뿐 아니라 수많은 장애물이 원대하고 관대한 선택을 방해합니다.” 교황은 “불필요한 것들로 인해 마음을 마비시키는 소비의 열병”과 “쾌락에 대한 집착”을 떠올렸다. 이어 후자는 “문제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문제를 뒤로 미뤄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도와줘야 할 의무는 망각하면서 자기 권리만 주장하는 완고한 태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런 다음 교황은 “사랑에 대한 크나큰 착각”이 있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감정으로 경험할 수 있는 무엇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랑은 그 무엇보다도 선물이며 선택이고 희생입니다.”

‘쓰고 버리는’ 사고방식과 ‘모든 것을 지금 당장’ 사고방식을 거슬러 독창성 지키기

교황은 사고방식을 뒤집어야 할 두 가지 명제를 제시했다. “무엇보다 오늘날 잘 선택한다는 것은 (남들의) 인정에 길들여지지 않는 것을 뜻합니다. 이는 독창성을 말살하는 소비 메커니즘에 마취되지 않는 것을 의미하며, 외모와 평판을 포기하는 법을 아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생명을 선택한다는 것은 ‘쓰고 버리는’ (사고방식과) ‘모든 것을 지금 당장’이라는 사고방식에 맞서 싸우는 것입니다. 하늘나라라는 목표를 향해, 하느님의 꿈을 향해 우리의 실존을 인도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교황은 어떤 청년(복자 피에르 조르지오 프라사티)으로부터 들은 표현을 인용하면서, 그 목표란 그럭저럭 시간만 보내며 살아가는 게 아니라 (인간답게) 사는 것이라고 즉흥적으로 덧붙였다. “저는 여러분에게 선택을 잘 할 수 있도록 훈련할 수 있는 마지막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내면을 들여다보면, 우리는 종종 서로 다른 두 가지 물음이 우리 안에서 떠오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이런 것입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이는 종종 우리를 속이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여기에는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 안에서) 발생하는 모든 욕망과 충동들을 따르는 것만이 중요하다는 걸 암시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령께서 마음에 제안하시는 물음은 이와는 전혀 다릅니다. 곧,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은가?’가 아니라, ‘당신에게 좋은 일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입니다.” 교황은 다음과 같이 거듭 강조했다. “바로 여기에 매일의 선택이 있습니다.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아니면 ‘나에게 좋은 일은 무엇인가?’” “이러한 내적 식별에서 진부한 선택이 나올 수도, 생명의 선택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우리 모두 예수님을 바라봅시다. 그리고 사랑의 길 안에서 그분 뒤를 좇아 걸어가기 위해, 우리에게 좋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예수님께 청하도록 합시다. 이러한 방식으로 기쁨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십자가 전달

교황은 미사 말미에 미사 참례자들과 방송매체를 통해 참가한 모든 이에게 진심을 담아 인사했다. 이어 세계 젊은이의 날(세계청년대회)의 상징인 나무 십자가와 ‘로마 백성들의 구원’ 성모성화를 전달하는 의미 있는 행위를 보여준 파나마와 포르투갈 대표 젊은이들에게도 특별한 인사를 전하며 이렇게 말했다. “2023년에 포르투갈 리스본으로 우리를 이끌어줄 순례에서 아주 중요한 전달식입니다.”

내년부터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젊은이의 날 지역 행사

교황은 다음과 같은 결정을 알렸다. “우리가 차기 세계 젊은이의 날 국제 모임을 준비하는 동안, 저는 지역 교회에서 행사를 개최할 것을 다시 제안하고 싶습니다. 젊은이의 날이 설립된 지 35년이 지난 지금, 청년 사목을 담당하고 있는 교황청 평신도와 가정과 생명에 관한 부서에게서 다양한 견해를 경청하여, 저는 내년부터 교구 차원에서 지내는 젊은이의 날을 주님 수난 성지주일에서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이동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교황은 “세계 젊은이 날의 창시자요 주보성인이신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이 늘 강조하셨던 것처럼, 인간의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가 축제의 중심에 있다”고 설명하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사랑하는 젊은이 여러분, 그리스도가 살아계시고 다스리신다는 것을 여러분의 삶을 통해 외치십시오! 여러분이 입을 다물고 있으면, 돌들이 소리 지를 것입니다(루카 19,40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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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11월 2020, 2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