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Vatican News
추기경 서임식 추기경 서임식  (Vatican Media)

그렉 추기경, 추기경 서임식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은 교회의 삶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 사무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렉 신임 추기경은 신임 추기경들을 대표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하느님 백성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함께 걷는다면 잘못된 길로 접어들지 않을 겁니다.”

Debora Donnini / 번역 이창욱

이번 추기경 서임식은 코로나바이러스의 2차 확산이 절정에 이르는 가운데 감염위기와 직결된 상황에서 치러졌다. 동시에 (시기적으로는) 교회의 특별시기 중 하나인 대림시기이자 전례력으로 새해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거행됐다. 지난 10월 25일 주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한 신임 추기경 명단에 첫 번째로 이름을 올린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 사무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렉(Mario Grech) 신임 추기경은 교황에게 인사를 전하며, 세계와 교회가 거치고 있는 “극적인” 상황을 언급했다. 그렉 추기경은 “코로나19 대유행을 (교회의 관점에서) 해석하라는 도전”이 “우리 각자로 하여금 이러한 비극 안에서 ‘우리 삶의 양식, 우리의 관계, 우리 사회의 조직, 특히 우리 실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할 기회’도 모색하도록 돕는다”고 강조했다. “이는 세상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우리를 위해서, 교회를 위해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렉 신임 추기경은 추기경으로 서임되는 날 감정에 북받쳐 이 같이 말했다. 성 베드로 대성전에 울려 퍼진 그의 이 말은 위기의 시기를 겪고 있는 세상에 특별한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재위 기간 중 행해진 7번째 추기경 서임식에 대해서도 같은 공감을 느끼게 했다. (이번 서임식은) 성 베드로 대성전의 상황에 적용된 방역 수칙에 따라 약 100여 명의 신자들이 모두 안면 마스크를 쓴 채 예식에 참례했고, 신임 추기경들의 서임식 예식도 ‘고백의 제대’라 불리는 중앙제대가 아니라 뒤편에 있는 ‘성 베드로 사도좌 제대’에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아울러 추기경 서임식을 특징짓는 포옹도 생략됐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여파로 이번에 추기경에 서임된 13명 가운데 2명(필리핀 카피즈대교구장 호세 푸에르테 아드빈쿨라(Jose Fuerte Advincula) 신임 추기경, 브루나이대목구장 코르넬리우스 심(Cornelius Sim) 신임 추기경)은 자신들의 교구에서 서임식에 함께했다. 이들은 (다른 신임 추기경들과) 똑같이 추기경으로 서임됐고, 적당한 시기에 교황을 대신하는 인물이 정해지면, 그가 추기경 모자(비레타), 추기경 반지, 서임 칙서 및 추기경 명의(성당 명의)를 두 사람에게 전달할 것이다. 한편 (여행 제한으로) 로마로 올 수 없었던 추기경들은 화상 연결을 통해 (자신이 있는 곳에서 원격으로 참석함으로써) 성 베드로 대성전 예식에 함께했다.

여정에 나서기

그렉 추기경의 인사말 대부분은 “여정을 개방”하고 “교회 스스로 여정에 나서”도록 부름 받은 “구원의 보편 성사”인 교회의 사명에 관한 내용으로 요약된다. “하느님의 충실하고 거룩한 백성이 함께 걷는다면, 잘못된 길로 접어들지 않을 겁니다. (하느님 백성은) 세례 받은 이들의 전체로서 ‘믿음에서 오류가 없게’(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 119항 참조) 역량을 실천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성령이 교회에 말씀하시는 것’을 식별하기 위해 귀 기울이라고 교황님이 수없이 초대하시는 신앙 감각(sensus fidei)입니다.” 그렉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교 시노드 설립 50주년을 맞아 “구성적으로 공동합의적인 교회”를 계획할 때 촉구했던 내용을 떠올렸다. 그렉 추기경은 공동합의적 교회란 “경청의 교회”라고 강조하며 다시 한 번 교황의 말을 인용했다. “성령의 경청처럼 상호 경청은 아마도 ‘열린 생각, 다시 말해 언제나 하느님과 진리에 열려 있고, 언제나 발전 중인, 미완성된 생각’을 실현하는 것보다 더 참된 형태입니다.” 이어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어떤 상대주의 방식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여기서는 전통에 대한 역동성에 초점을 맞춥니다. 전통 덕분에 ‘교회는 하느님의 진리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이 완성에 이르기까지, 신적 진리의 완성을 향해 나아갑니다.’” 

공동합의성

그렉 추기경은 교황령 「주교들의 친교」(Episcopalis communio)를 기반으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주교 시노드는 더 이상 이벤트 같은 것이 아니라, 과정 같은 것입니다. 시노드에는 각자 자기 역할에 따라, 하느님 백성, 주교단과 로마의 주교(교황)가 함께 힘을 합쳐 참여합니다.” 그렉 추기경은 특히 하느님 백성의 포기할 수 없는 고유한 역할을 강조하며 경청과 공동합의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공동합의성이란) 교회의 사명과 생명의 모든 차원을 풍요로운 순환의 역동성으로 이끕니다. 곧 개별 교회, 관구와 지역 교회, 보편 교회가 시노드 과정에 개입합니다. 추기경들도 보편 교회 안에서 자기 역할을 맡고 있죠. 그래서 시노드는 ‘교회의 모든 결정에 영감을 불어넣는 친교의 역동성’을 드러냅니다.” 그렉 추기경은 주교 시노드 사무처가 맡고 있는 봉사 임무와 관련해 “바깥으로 나가는 교회”의 역동성에 참여하면서, “예컨대 공동합의적인 양식이 무르익도록 주교들과 주교회의를 지지하면서, 간섭하지 않고, 교회 삶의 여러 차원에서 시노드 과정이 동작하도록 동반하면서, 더 많은 일을 이행”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이어 희망의 덕목을 언급하며 자신의 인사말을 끝맺었다. 그는 샤를 페기의 시적 표현을 인용하며 어려운 시기를 위한 성령의 선물인 희망은 믿음과 사랑이라는 다른 두 “자매”보다 훨씬 작지만, (양쪽의 손을 잡고) 이들을 끌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임 추기경들

교황이 13명의 신임 추기경의 이름을 호명하고 (직책에 따라 로마교구 내 성당의) 명의 사제직 및 부제직이 수여될 때 예식은 절정에 이르렀다. 신임 추기경들은 신앙고백을 하고 교황과 그의 후계자들에게 충성과 순명을 선서했다. 이어 신임 추기경들은 한 명씩 교황 앞에 무릎을 꿇었고, 교황은 그들에게 추기경 모자인 주케토(진홍색 빵모자)와 비레타(진홍색 사각모자)를 씌우며, 추기경 반지를 끼워줬다. 그런 다음 교황의 로마교구 내 자신의 사목적 돌봄에 참여하는 표시로 로마 소재 성당 한 곳을 신임 추기경 각자에게 맡기면서, 추기경 서임 및 사제급 혹은 부제급 추기경 명의(성당 명의) 칙서를 수여했다. 교황은 신임 추기경들 가운데 어떤 이와는 짧은 대화를 주고받았는데, 신임 추기경 엔리코 페로치(Enrico Feroci)의 경우, 디비노 아모레 성지에서 수행한 그의 사제직무를 언급하며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교황이 본당 신부를 추기경으로 만들었습니다!” 추기경 서임식은 성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참례자들과 함께 성모 마리아의 성화를 바라보며 “살베 레지나(Salve Regina, 성모 찬송가)”를 기도로 바치면서 마무리됐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28 11월 2020, 0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