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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에서 예멘에 제공한 식량 유엔에서 예멘에 제공한 식량 

교황, FAO에 “기아는 비극이자 부끄러움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월 16일 유엔식량농업기구 창설 75주년을 맞아 ‘세계 식량의 날’을 기념하며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교황은 국제 사회가 용감한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군비에 투자할 돈으로 기아 퇴치를 위한 세계 기금을 설립합시다.”

Adriana Masotti / 번역 안주영

모순이 만연한 시대에서 세계적인 기아 문제를 위해 구체적인 행동으로 응답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아직도 식량 부족으로 목숨을 잃는다”는 사실은 인류의 “부끄러움”이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월 16일 금요일 ‘세계 식량의 날’을 맞아 유엔식량농업기구(이하 FAO) 사무총장 취동위에게 영상 메시지를 보내며 이 같이 강조했다. 세계 식량의 날은 지난 1945년 10월 16일 창설된 FAO가 식량 문제와 농업(개발)을 위해 지정한 기념일이다.  

FAO 창설 기념 행사

화상으로 열린 FAO 창설 75주년 기념 행사엔 FAO 특별 사절단과 로마에 본부를 둔 유엔 관련기구 고위인사 등이 참석했다. 또한 이번 행사에서 특정 지역의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발언과 (구체적인) 행동 촉구를 도모하고자 프란치스코 교황, 이탈리아 대통령 세르지오 마타렐라,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오 구테흐스 등 국제 인사들이 참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

교황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FAO 관련 종사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러분의 사명은 아름답고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기아, 식량 불안정, 영양 실조 해결이라는 목적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어 올해 세계 식량의 날 주제인 “함께하는 먹거리 재배, 영양 공급, 환경 보존”을 상기하면서, 개인과 민족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연대 행위와 “확고한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FAO는 지난 75년 동안 식량 공급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치 않습니다. 다시 말해, 식량 공급 체계가 지속가능하며 모든 이가 접근할 수 있는 건강한 식단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이는 우리 공동체와 우리 지구의 안녕을 위해 식량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으로 바꿔나감으로써 탄력성과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강화할 수 있는 혁신적인 해결책을 채택하는 일입니다.”

기아에 대한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습니다

교황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상처 입은 이 시기에 “차별화된 농업 정책”과 최빈국의 농업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FAO, 유엔세계식량계획(이하 WFP), 국제농업개발기금(이하 IFAD) 등과 같은 조직의 추진 사업을 지원하는 것이 더욱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 시대는 과학 기술이 고도로 발전을 이룬 반면, “다양한 인도적 위기들”에 직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지금까지 기울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통계에 따르면 기아와 식량 불안정을 겪고 있는 이들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당면한 코로나19 대유행이 이러한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류에게 기아는 비극이자 부끄러움입니다. 농업 부문에 대한 투자 부족, 기후변화의 결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분쟁의 증가에 더해 지구의 소출을 불평등하게 분배하는 게 기아의 주원인입니다. 한편으로는 수만톤의 음식물이 버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현실 앞에서 우리는 더 이상 무관심한 듯 외면하거나 넋 놓고 바라만 봐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교황의 제안, 무기 아닌 상호발전이라는 지향으로

교황은 국제 사회의 도전에 대처하기 위한 정책 수립 및 실행에 대한 의무를 다시 거론했다. “식량 부족이 우리 형제자매들의 목숨을 계속 앗아가는 현실을 방관한 채 이론적이고 이상적인 논의는 이제 그만합시다.” 교황은 최근 반포한 새 회칙 「Fratelli tutti」에서 이미 다룬 제안을 거듭 강조했다.

“용감한 결정은 무기와 군비지출에 사용되는 자금으로 ‘세계 기금’을 조성하여 이를 통해 기아를 완전히 퇴치하고 최빈국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입니다. 세계 기금으로 수많은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보다 존엄한 삶을 위해 자신의 집과 나라를 떠날 수밖에 없는 우리의 많은 형제와 가족들의 이주를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이에게 식량 공급을 보장합시다

교황은 영상 메시지를 마치면서 FAO와 더불어 굶주린 이들을 돌보고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들의 행위가 “항상 더욱더 명확하고 풍요롭게” 되도록 애쓰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 인사와 축복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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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0월 2020, 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