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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여러분이 하느님을 진정 사랑한다면, 이웃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월 25일 연중 제30주일 삼종기도에서 율법 교사 한 사람이 예수님께 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이 무엇인지 묻는 마태오 복음을 해설했다. 교황은 이 본문이 “예수님의 가장 새로운 가르침 중 하나”라며, “참된 이웃 사랑은 하느님과의 참된 관계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복음(마태 22,34-40 참조)에서 율법 교사 한 사람은 “가장 큰 계명”(36절), 다시 말해 모든 율법에서 가장 중요한 계명이 무엇이냐고 예수님께 여쭙니다. 예수님은 단순하게 답하십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37절). 그리고 즉시 다음과 같이 덧붙이십니다. “둘째도 이와 같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39절). 

예수님의 대답은 하느님이 모세를 통해 당신 백성에게 주신 두 가지 기본적인 계명(신명 6,5; 레위 19,18 참조)을 언급하면서 이를 하나로 합칩니다. 아울러 “예수님을 시험하려고”(35절) 그분께 놓았던 함정을 그와 같이 넘어서십니다. 사실 예수님께 질문을 던진 자는 율법의 우선순위에 관해 율법 전문가들과의 논쟁으로 예수님을 끌어들이려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모든 시대의 믿는 이들을 위한 두 가지 본질적인 초석, 우리 삶의 두 가지 본질적인 초석을 세우십니다. 첫째는 윤리적이고 종교적인 삶이 초조하고 강압적인 순종으로 축소될 수 없다는 겁니다. 초조하거나 강압적인 방식으로 계명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예수님은 윤리적이고 종교적인 삶이 초조하고 강압적인 순종으로 축소될 수 없으며 사랑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고 우리를 깨우쳐 주십니다. 두 번째 요점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서로 분리하지 않고 함께 지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가장 새로운 가르침 중 하나입니다. 이웃 사랑으로 표현되지 않으면 참된 하느님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에게 깨닫게 해주십니다. 동시에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비롯되지 않는 것은 참된 이웃 사랑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다음과 같은 말씀으로 답변을 마무리하십니다. “온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 이 두 계명에 달려 있다”(40절). 이는 주님이 당신 백성에게 주신 모든 계명이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과의 관계 안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실 모든 계명은 서로 분리될 수 없는 두 가지 사랑을 표현하고 실현하도록 도와줍니다. 하느님 사랑은 무엇보다 기도 안에서, 특히 찬미(흠숭)기도를 통해 드러납니다. 우리는 무엇을 청하기 위해 감사기도, 청원기도를 바치지만 (...) 찬미기도를 소홀히 합니다. 하느님을 찬미하는 것이야말로 기도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형제애라고도 부르는 이웃 사랑은 타인을 위해 가까이 다가가고, 귀 담아 듣고, 나누고, 보살피는 것으로 이뤄집니다. 또한 많은 경우 우리는 귀찮아서 혹은 내 시간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는 일을 소홀히 합니다. 또 고통이나 시련에 빠진 이들을 동반하고 이끌어주기를 소홀히 합니다. (...)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잡담하는 시간을 찾습니다. 언제나 말입니다! 우리는 슬퍼하는 사람들을 위로할 시간은 없지만, 수다를 떨 시간은 많습니다. 주의하십시오! 요한 사도는 이렇게 썼습니다. “눈에 보이는 자기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1요한 4,20). 이와 같이 우리는 이 두 가지 계명의 일치를 봅니다.

예수님은 오늘 복음에서 한 번 더 활기차게 솟아나는 사랑의 샘으로 가도록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그 샘은 바로 하느님 자체이십니다. 그 어떤 것도 그 누구도 갈라놓을 수 없는 친교 안에서 전적으로 사랑받으셔야 할 하느님이십니다. 친교란 우리가 매일 기도해야 할 선물이지만, 우리의 삶이 세상의 우상들에 의해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 개인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약속이기도 합니다. 또한 우리의 회심과 성덕의 여정에 대한 검증은 언제나 이웃 사랑 안에서 이뤄집니다. 검증이란 이것입니다. 만일 내가 “나는 하느님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면서 이웃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내가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검증은 내가 이웃을 사랑하는 데 있습니다. 어떤 형제나 자매에게 우리가 마음의 문을 닫아건다면, 우리는 예수님이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제자됨에서 여전히 멀리 떨어져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자비는 우리를 낙심하게 두지 않고, 오히려 복음을 일관되게 살기 위해 매일 다시 시작하도록 우리를 부릅니다.

지극히 거룩하신 성모 마리아의 전구가 “위대한 계명”, 하느님의 모든 계명을 요약하고 우리 구원이 달려 있는 이중의 사랑의 계명을 받아들이도록 우리 마음을 열어주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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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10월 2020, 1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