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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 유엔에 “당면한 위기를 보다 더 형제적인 사회 건설의 기회로 삼읍시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여파로 이번에 화상으로 열린 유엔 창립 75주년 총회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교황은 군비경쟁부터 권리를 잃어버린 이주민에 이르기까지, 경제 및 금융 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사고방식부터 낙태에 이르는 문제들을 단순히 인도주의적 “필수서비스”로 간주하는 국제사회에 강력한 일침을 가했다.

Debora Donnini  / 번역 안주영

‘연대의 길’인가 아니면 ‘쓰고 버리는 문화의 길’ 혹은 ‘특권층 옹호의 길’인가.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선택을 촉구하며 인류 앞에 놓아둔 갈림길이다. 왜냐하면 위기에서 벗어나면서 더 잘 되든지, 혹은 더 나빠지든지 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는 선택의 시간이자 시련의 시간에 관한 것이다. 다시 말해, “부의 불공정한 분배”와 빈부 격차의 증가로 고통받는 경제 및 금융 시스템을 숙고할 수 있는 “진정한 전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엔총회에 스페인어로 영상 메시지를 전했다. 유엔은 2개의 참혹한 세계 대전을 겪고 난 후 1945년 출범했다. 교황은 코로나19 대유행의 여파로 악화되고 있는 당면 위기를 극복하고자 진실하고 고유한 행로를 제시했다. 아울러 국제사회가 교황의 가르침을 토대로 “경제적 불평등이 종식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는 보다 더 형제적인 사회를 건설하는 목표를 갖고 함께 살아가는데 역점을 둔 길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우리는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두 개의 갈림길 앞에 서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다자간 공동 정책(국가간 협력 정책)’을 강화하여 새로운 국제적 공동책임 및 정의에 바탕을 둔 연대를 드러내는 길입니다. 이는 세상을 향한 하느님의 계획, 곧 인류 가족의 평화와 일치를 실현하는 길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자기만족, 국수주의, 보호 무역주의, 개인주의, 고립 등의 태도를 선호하면서 가장 가난하고 취약한 이들, 삶의 변방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배제하는 길입니다. 이 길은 분명히 모든 이를 상처 입히면서 공동체 전체를 파괴시킬 것입니다.”

유엔은 일치 안에서 결단력을 행사합시다

교황은 전쟁과 위협, 불의로 상처 입은 국제사회 안에서 유엔의 중요한 사명을 강조했다.

“유엔은 분쟁 중인 세계 내에서 평화를 위해 더욱더 효과적인 토론의 장이 되길 바랍니다. 특별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은 더 큰 일치 안에서 결단력을 행사하십시오. 이런 관점에서 최근 당면 위기에 맞서 글로벌 휴전을 촉구한 일은 매우 존경할 만한 조치였습니다. 이를 꾸준히 실행하기 위해서는 모든 이의 선의(善意)가 요구됩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보장합시다

교황은 코로나19 백신과 관련된 중요한 측면을 지적하면서, 정부와 민간업체가 “코로나19 백신 보급 및 감염증 환자를 위해 필요한 주요 과학기술 공급을 보장하는 적합한 기준을 적용하길 바란다”고 거듭 호소했다. 아울러 누군가 특권을 누려야 한다면, 경제적 자원이 없는 “가장 가난한 이, 가장 취약한 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 억지 이론의 해체

공동의 집(지구)과 미래의 “공동 계획”을 숙고하는 일은 복합적인 작업이다. 국가 간 협력을 증진하려면 공정성과 대화가 필요하다. 가난, 전염병, 테러리즘 등으로 위협받는 평화와 안보 문제는 군비경쟁과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다. 교황은 다자간 공동 정책이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특히 전쟁과 인간의 행동을 점점 더 분리시키는 새로운 형태의 대표적인 군사 기술인 ‘자율형 살상무기시스템(LAWS)’의 위험성을 언급했다. 교황은 무엇보다도 개인·사회적 안전을 위해 무기 보유를 조장하는 왜곡된 논리가 제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실제로 (무기 보유는) 방위 산업에만 이익을 줄 뿐이라며 민족 간 불신의 분위기를 키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은 상호 멸절의 위협에 바탕을 둔 “핵 억지 이론”을 언급하면서 핵무장 해제를 위한 주요 국제법적 기구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핵확산금지조약(NPT)’ 개정을 위한 차기 회의 개최를 기원하면서 무장해제를 위한 효과적인 조치가 취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국가가 국민을 지원하는 것을 힘겹게 하는 국제적 승인을 축소시켜야 할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기술 진보는 더 많은 일자리 창출 위해 필요

교황은 노동 문제를 인공지능(AI), 불확실성, 널리 퍼진 ‘자동화(로봇화)’라는 복잡한 문제들과 연관지어 설명했다. 이어 모든 기업가들의 주요 목표 중 하나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한편, 이를 위해 단순히 기업의 자산 증식만 추구하는 지배적 경제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교황은 이렇게 강조했다. “기술 진보가 도움이 되고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단, 사람들의 노동이 더욱더 존엄하고 안정적이며, 덜 부담되고 최소한으로 지치지 않게 도와준다는 조건에서 말이지요.” 

쓰고 버리는 문화는 인류를 공격하기에 이릅니다

교황은 변화를 추구하기 위한 수단들이 있지만, “쓰고 버리는 문화”를 극복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윤리적 규준”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교황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인 “쓰고 버리는 문화”가 “인류에 대한 공격”으로 바꿔 말할 수 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인류를)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러한 문화는 “환원주의적 견해에 입각한 인간 이해에 대한 이념적 옹호”에서 출발했다며,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부정하고 오늘날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절대 권력을 열망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침해받은 인류 안에서 그리스도인도 희생됩니다

교황은 기본적인 권리들이 “지속적으로 침해받고 있는데 어떠한 처벌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침해받고 있는 인류”에 대한 이미지를 제시하는 매우 긴 목록을 제시했다. 또한 이러한 비극적인 전망 안에서 “신앙을 가진 믿는 이들 또한 각종 형태의 박해로 인해 지속적인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신앙으로 인한 집단학살이 여기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맥락 안에서 “그리스도인 또한 희생자”로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때론 고향을 떠나 피난처를 찾아야만 했는지도 언급했다. 

수용소에 송환된 이주민들

인도적 위기는 인간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정체상태(status quo)에 머물러 있다고 교황은 지적했다. 또한 이른바 ‘재래식무기’는 점점 더 “대량살상무기”로 전환되고 있다. 교황은 특별히 난민들, 이주민들, 국내 실향민들을 기억했다. 

“더 나쁜 문제는 바다에서 표류하는 도중에 붙잡힌 수많은 이주민들이 강제로 수용소에 송환되어 고문과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많은 이들이 인신매매, 성적 노예, 강제 노동, 정당한 보수 없는 굴욕적인 노동 착취의 희생자들입니다. 이 모든 일은 용납할 수 없음에도(intollerabile)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이 모른 척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입니다.”

유엔에게 위기는 보다 더 형제적인 사회 건설 위한 기회

교황은 당면 위기의 대응과 관련해 난민과 이민에 관한 국제 협약의 위대한 두 가지 약속을 언급하는 한편, 종종 필요한 정치적 지원이 없거나 때때로 개별 국가에서 책임을 회피하는 일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면 위기를 활용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길 바란다고 강력히 호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면 위기는 기회입니다. 유엔을 위한 기회입니다. 다시 말해, 보다 더 형제적이고 연민 어린 사회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곧, 초부유층과 영구빈곤층 간 불평등의 급속한 증가에 대해 응답할 수 있도록 브레튼우즈체제(BWS)와 같은 경제 및 금융 제도의 역할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보조성을 증진하고, 지역의 경제 발전을 지원하며, 지역사회의 이익을 위해 교육과 기반 시설(인프라)에 투자하는 경제 모델은 경제적 성과를 거두는 토대가 될 뿐만 아니라 공동체와 국가 쇄신을 위한 총체적인 밑거름을 제공할 것입니다.” 

가난한 이들의 빚은 탕감하고 조세 피난처는 폐쇄합시다

같은 맥락에서, 극빈자들에게 부담을 주는 빚을 줄이거나 탕감해달라고 교황은 거듭 호소했다. 교황은 긴 영상 메시지를 통해 자신이 이미 언급했던 다양한 발언들을 떠올리면서 탈세와 돈세탁을 막기 위해 조세 피난처를 폐쇄하는 데 헌신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이는 “지금이 국제 (경제) 구조를 쇄신하기 위한 적절한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선언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효과가 중요합니다

교황은 5년 전인 지난 2015년 9월 자신의 뉴욕 유엔 본부 방문을 떠올리면서 “참으로 역동적인 다자간 공동 정책의 시기”였다고 떠올렸다. 당시에는 유엔 회원국 대표들이 만장일치로 2030년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승인한 직후였고, 몇 달 뒤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채택된 해였다고 덧붙였다.

“지난 5년 동안 발전을 이룬 부분도 있지만, (선언한) 약속들을 지키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부족했음을 솔직하게 인정합시다. 양심의 가책을 피하기 위한 과장된 명목론에 빠지는 유혹을 피해야 합니다. 온갖 재해에 맞서 진정 효과적으로 투신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입시다.”

교황은 이러한 관점에서 사회 위기는 환경뿐 아니라 기후 변화 현상과 중요한 관련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아마존 문제를 거듭 언급하면서 통합된 생태학적 민감성의 긍정적 성장을 강조했다. 아울러 교황청의 구체적인 노력의 표징으로 몬트리올 의정서의 수정안 「키갈리 개정서」 비준 소식을 언급했다. 

낙태와 교육의 부재로 희생된 아이들

코로나19 대유행 위기의 심각한 결과는 가족을 동반하지 않은 이주민과 난민을 포함한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교황은 주요 변화 중 하나로  “수많은 끔찍한 아동 학대와 음란물을 포함한 아동 폭력의 비극적 증가”를 지적했다. 아울러 수백만 명의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점을 상기하면서, 이는 미성년자의 노동, 학대, 영양실조의 증가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유감스럽게도, 국가와 국제 기관들이 인도적 대응을 한다면서 낙태를, 이른바 ‘필수적인 (의료) 서비스’ 중 하나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엄마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를 위해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들의 해답이라며 생명 존재를 부인하는 것이 얼마나 간단하고 편리해졌는지를 지켜보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관계 당국에 청하고 싶습니다. 기본권과 존엄성, 특히 생명과 교육에 대한 권리를 박탈당한 아이들에게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 주십시오.”

교황은 5년 전 유엔총회에서 “한 명의 어린이, 한 명의 교사, 한 권의 책, 한 자루의 펜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호소했던 청년 말랄라 유사프자이(Malala Yoysafzai)를 떠올렸다. 

이념적 식민주의의 공격을 받은 가정

교황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면서 아이들의 현실은 가정과 주요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에게) 엄마와 아빠는 최초의 교육자”이며 “세계인권선언에서 가정은 ‘사회의 자연적이고 기초적인 단위’라고 묘사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가정을) 위협하는 위험들을 지적했다. 

“가정은 너무 자주 이념적 식민주의(colonialismi ideologici)의 희생양이 됩니다. 이념적 식민주의는 가정을 무너뜨리고, 가정 구성원들, 특별히 뿌리를 잃고 고아라고 느끼는 어린이나 노인들과 같이 가장 무력한 이들에게 해를 끼칩니다. 가정 해체는 공공의 적에 대항하기 위한 노력을 가로 막는 사회적 분열을 일으킵니다.”  

여성에 대한 비뚤어진 관행에 공범이 되는 인류의 침묵

교황은 올해가 지난 1995년 유엔이 개최한 베이징여성대회 선언 25주년이 되는 해라면서, 우리의 노력을 기울여 다시 거론해야 할 목표 중 하나가 여성 문제라고 말했다. 사실, 여성은 공동선을 위한 임무의 모든 차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들 중 많은 여성들이 폭력과 착취의 희생양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황은 “침묵과 구체적인 실행 부족으로 여성뿐 아니라 인류 전체를 훼손하는 데 공범이 되는 비뚤어진 관행”에 맞서 혼신을 다하길 염원하면서 친밀한 관심 또한 표했다. 

교황은 영상 메시지 전반에 걸쳐 코로나19 대유행의 여파로 발생한 상황을 염두에 두면서 우리는 이웃 없이 혹은 이웃과 등지고 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엔은 “국가 간 다리” 역할을 하기 위해 설립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엔의 도전은 바로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함께 건설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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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9월 2020, 1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