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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어린이와 청소년은 전쟁 중에도 교육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내전과 테러에 휘말린 나라에 살고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교육받을 권리가 지켜져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9월 9일 수요 일반알현의 말미에 청소년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강조했다. 유엔은 지난 5월 분쟁 지역 아이들의 교육 문제와 관련해 ‘국제 분쟁지역 교육 보호의 날’을 제정했다.

Adriana Masotti / 번역 이재협 신부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9월 9일 수요 일반알현 교리 교육을 마치며 여러 나라 언어로 인사한 뒤, 지난 5월 유엔이 제정하고 국제 사회가 처음으로 기념하는 ‘국제 분쟁지역 교육 보호의 날(the International Day to Protect Education from Attack)’을 언급했다. 교황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교육 및 교육기관이 보장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에게 성장을 위한 권리와 필요성이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전쟁과 테러로 말미암아 교육받을 기회를 심각하게 빼앗긴 학생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어린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교육기관을 소중히 여길 수 있도록 힘쓰라고 국제 사회에 촉구합니다. 인도주의가 위협받는 긴급한 상황에서 교육의 안정적 환경을 보장하려는 노력이 결코 실패해서는 안 됩니다.”

‘국제 분쟁지역 교육 보호의 날’ 제정

유엔은 올해 처음으로 ‘국제 분쟁지역 교육 보호의 날’을 제정하고, 총회를 통해 국제법을 위반해 학교를 군사적으로 사용하거나 공격하는 행위를 규탄한 바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최근 보고서에서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한 무장세력의 공격과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이중 악재를 경고했다. 이런 악재는 난민 교육이 그동안 달성한 성과를 무산시킬 것이며, 수백만 청소년의 꿈을 망가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닫은 사헬 지대 학교들

무력투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교육이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의 사례를 사헬 지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헬 지대의 수백만 주민들은 지난해 민간인과 학교를 포함한 국가 기관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한 무장 세력 때문에 거주지에서 쫓겨났다. 2019년 말에는 3300개 이상의 학교가 문을 닫았고, 약 65만 명의 학생들과 1만6000명의 교사가 피해를 입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2017년 4월부터 2019년 12월 사이에 부르키나파소, 말리, 니제르에서 분쟁으로 폐교된 곳이 6배 늘었다. 부르키나파소에서만 2500개의 학교가 문을 닫았는데, 이로 인해 35만 명의 어린이들이 학교에 다닐 수 없게 됐다.

미성년자 보호 법적 규정의 무시

오늘날 국제법은 전쟁과 같은 위협에 처한 아이들의 권리를 광범위하게 법적으로 보호하고 있다. 인권에 관한 역사적인 협정들, 보다 구체적으로는 4개의 조약으로 이뤄진 제네바 협약 등 국제적 약속들이 아이들의 권리를 보호한다. 수많은 조약과 협정, 선언문이 미성년자를 지키기 위한 기준 마련에 힘쓰고 있다. 미성년자를 위한 보호 규정은 보건 분야뿐 아니라, 교육, 노동, 소년병 문제 등을 아우른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들은 오늘날 많은 국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과 전쟁의 가장 취약한 피해자다. 

레나토 사코 신부

‘팍스 크리스티(Pax Christi)’ 단체 이탈리아 지역 대표 레나토 사코 신부는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의 호소가 지닌 중요성을 비롯해 처음으로 시행된 ‘국제 분쟁지역 교육 보호의 날’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사코 신부는 학교 폐쇄가 아이들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사코 신부에 따르면 학교 폐쇄는 단지 교육기회의 상실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학교는 아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장소이기도 하기 때문에 학교 폐쇄는 아이들에게 영양실조를 일으킨다. 또한 학교 폐쇄로 인해 아이들이 소년병으로 끌려가거나 성착취 혹은 장기매매를 위한 인신매매의 위협에도 노출되고 있다. 이미 아동 노동 문제는 만연한 현실이다. 하지만 전쟁을 주도하는 이들과 무장단체들이 학교와 대학을 공격하는 주된 이유는 다른 데 있다고 사코 신부는 지적했다. 그것은 바로 젊은이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이다. 무장세력은 젊은이들이 약해진 자신들의 민족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거나 스스로 미래를 선택하고 건설하는 능력을 키우지 못하게 하려고 학교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코 신부는 다음과 같은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이러한 논의는 반드시 실행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곧, 문서로 존재하는 여러 협정들이 실제 현실에서 준수돼야 하고, 이를 위해 많은 이들의 생각과 마음이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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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9월 2020, 1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