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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고통 겪는 레바논 국민 위한 교황의 염려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일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호소와 기도. 지난 8월 4일 레바논의 수도에서 일어난 폭발 참사로 극도의 사회적 긴장과 혼란이 발생했다. 교황은 레바논이 “더불어 살아가는 모델”이 됐다고 강조하는 한편, 이제는 “이러한 공존의 가치가 매우 약화됐다”고 말했다. 교황은 국제사회의 원조를 촉구하며, 레바논 교회에게 복음적 가난 속에 머무르면서 “골고타에 있는” 하느님 백성과 함께하라고 당부했다.

Fausta Speranza / 번역 이창욱

“최근 며칠 동안 제 생각은 자주 레바논으로 되돌아갑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화요일(8월 4일)의 재앙”을 강조하며, “레바논 국민을 비롯한 모든 이가 이 사랑하는 나라의 공동선을 위해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레바논이 다양한 문화의 만남이 낳은 특별한 정체성을 지녔다면서, 지난 세월 동안 “더불어 살아가는 모델”로 부각됐음을 떠올렸다. 아울러 교황의 언급에서 염려가 드러났다. “물론 이러한 공존(의 가치)은 이제 매우 약화됐지만, 하느님의 도우심과 모든 이의 충실한 참여를 통해 자유롭고 강한 국가로 다시 태어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교황은 “레바논 교회”가 “최근 행하고 있는 바와 같이 연대와 연민, 나눔에 열린 마음과 손길을 통해, 골고타에 있는 하느님 백성과 함께하라”고 초대했다. 또한 교황은 “레바논의 주교들, 사제들, 수도자들에게 바란다”며 원고에 없는 당부를 덧붙였다. “여러분은 ‘국민이 고통받고 있고, 아주 많은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에, 사치하지 말고, 복음적 가난을 사십시오.” 이어 “국제사회의 아낌없는 원조”를 호소했다.

베이루트에서 일어난 극도의 긴장상태

지난 8월 8일 토요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혼란에서 20명의 시위대가 체포됐고, 200명 이상이 부상당했으며, 경찰관 1명이 거리에서 폭행당해 숨졌다. 최소 5000명이 반정부 시위를 벌이며 광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이 가운데 많은 이가 군대 개입으로 물러나기 전에 외무부 및 경제부 청사 안으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저녁이 되자, 다른 시위대가 순교자광장 부근에 위치한 레바논은행연합회 건물을 공격했다. 또 다른 행동파는 에너지부 청사로 향했다.

지원기금 위한 국제 화상회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유엔은 8월 9일 주일 레바논 지원을 위한 국제 화상회의를 열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측과 마크롱 대통령 측에 따르면 국제 화상회의는 지난 8월 4일 화요일에 있었던 폭발사고의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베이루트 지원기금 약속을 목적으로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 자리에 참가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8월 6일 목요일 베이루트 방문 중에 기금의 모금을 위한 국제협회를 공표한 바 있다. 베이루트는 2주 동안 비상사태 선언과 더불어, 항구에서 발생한 폭발에 따라 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많은 국가와 국제 단체가 비극의 기로에 놓인 레바논에 원조를 제공했다.

디아브 총리, 조기 총선 언급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TV 연설을 통해 정부 각료들에게 조기 총선을 제안하며, (구조개혁 법안들이 의회에서 통과할 수 있도록) 2개월 간 한시적으로 총리직을 유지하겠다는 “최후제안”을 내놨다. “저는 정당들이 다음 단계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않는 한, 오는 두 달 동안 책임을 맡을 각오가 돼 있습니다.” 디아브 총리는 실제 도심 시위의 주무대가 된 순교자 광장과 국회 구역을 내려다보는 정부청사 궁전에서 연설하며 투표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저는 8월 10일 월요일에 조기 총선을 치르자고 제안하겠습니다.” 디아브 총리는 “집단 책임의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며칠 전에도 이미 그랬던 것처럼, 지난 화요일의 폭발에 대한 “진실이 조만간 밝혀질 것”이라고 약속하며 “모든 레바논 국민을 위한 대책을 바란다”고 말했다. 미셸 아운 대통령부터 나스랄라 헤즈볼라 지도자에 이르기까지, 최근 레바논의 정치 지도자들은 한결같이 홍보수단을 통해서만 발언을 전하고 있다. 특히 나스랄라는 자신의 정당이 폭발에 어떤 관여도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고, 헤즈볼라의 미사일 보관장소 하나가 줄어들었다는 가설도 부인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샤를 미셸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지난 8월 6, 8일 각각 사고 현장인 베이루트를 방문했다.

8월 4일 화요일의 참극

화요일의 폭발 이후 정권을 규탄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첫 번째 폭발은 미미했지만, 두 번째 폭발은 베이루트 도심 전체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16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5000명이 심각하게 다쳤으며, 30만 명이 집을 잃고 이재민이 됐다. 사고 이후 43미터의 폭발 구멍이 생겼다. 수년째 정치경제적 위기가 지속되고 있던 레바논에서 이 같은 폭발 사고가 일어나면서 국민의 절망은 시위로 번졌다. 시위 동안 몇몇 순간이 특별한 긴장을 자아냈다.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인체모형이 아쉬라피에 중심가와 순교자광장의 가상 교수대에 걸렸고, 열명 남짓한 행동파가 미셸 아운 대통령을 비롯해 그의 사위이자 전 외무부 장관인 지브란 바실의 사진을 짓밟고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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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8월 2020, 1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