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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람페두사 방문 7주년… 산타 마르타의 집 기념 미사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013년 즉위 이후 그해 7월 8일 바티칸을 벗어난 첫 방문지로 지중해의 수많은 난민들의 고통을 상징하는 섬을 찾았다. 교황은 람페두사 섬 방문 7주년을 맞아 오는 7월 8일 산타 마르타의 집 경당에서 미사를 거행한다. 이 미사에는 교황청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 이주사목국 관계자만 참례한다.

Alessandro Di Bussolo / 번역 이창욱

코로나19 예방조치에 만전을 기하는 시기다. 하지만 빠트릴 수 없는 기념일이 있다. 올해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칠리아 해협 앞에 위치한 람페두사 섬 방문 7주년 기념 미사를 봉헌하려고 한다. 수천 명의 이주민에게 있어 “희망의 길이 죽음의 길이 되어버린” 이 섬은 튀니지와 이탈리아 사이에 위치해 있다. 7월 한 달 동안 일반알현이 중단된 가운데, 교황은 오는 7월 8일 수요일 11시에서 12시까지 산타 마르타의 집 경당에서 기념 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다. 교황청 공보실장 마태오 브루니는 보건상황을 감안해 “이 미사에는 교황청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 이주사목국 관계자만 참례한다”고 전했다.

2019년 미사는 성 베드로 대성전 ‘성 베드로 사도좌’ 제대에서

지난해 교황은 성 베드로 대성전 중앙제대 뒤편 ‘성 베드로 사도좌’ 제대에서 기념 미사를 거행했다. 미사에는 약 250명의 이민자와 난민, 그리고 그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책임을 맡은 이들이 참례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2013년, 교황은 즉위 후 바티칸을 벗어난 첫 번째 사목방문에서 타인의 외침에 무감각하게 만드는 “무관심의 세계화”를 질타하려 했다. 바티칸을 벗어난 첫 번째 외출은 훗날 그의 교황직무를 특징지을 몇 가지 표징을 이미 드러냈다. 곧, 주변부, 소외된 이들, 의미심장한 행동 등이다. 교황은 교황청 홍보부 편집주간 안드레아 토르니엘리의 책 『여행에서(In viaggio)』의 시작 부분에 담긴 인터뷰에서, “수장된 이들”, 곧 바다에서 죽은 이주민들의 소식에 “가슴이 아프고 미어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양심 없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맡긴 채 그들이 운영하는 행운의 배에 올라 절망을 가로질렀던 그 여행 이후 7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일반인들, 어린이들,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목숨을 잃고 있다. 

교황 방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10월 3일 다시 일어난 비극

계획된 방문도 아니고 공식적인 초대를 받은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교황은 “(그곳에) 가야한다고 느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고작 한 시간 반으로 집약된 일정이었지만, 교황은 지중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바닷길을 건넜던 생존자들, 펠라지에 제도의 섬 주민들, 인도주의 활동가, 사제를 포함한 지역 단체와 교회 등이 교황의 뒤를 따랐다. 불법이주민 수용소 “아레나” 스포츠 캠프에 약 1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교황은 난파한 난민선의 잔해로 만든 독서대에서 미사 강론을 했다. 교황은 이러한 비극이 빈번하다는 걸 알고 난 뒤부터 줄곧 “심장이 가시에 찔리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람페두사에 온 이유가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의 양심을 일깨우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불행하게도 바다에 빠져 죽은 이주민들의 비극은 람페두사 섬 외의 다른 곳에서도 계속됐다. 교황의 방문 후 불과 몇 달 지나지 않은 그해 10월 3일, 람페두사의 망망대해에서 난파되어 366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듬해 생존자 대표는 바티칸에서 교황을 만났다.

“우리는 세계화된 무관심으로 타락했습니다” 

지중해의 고통을 상징하는 장소에서 교황의 외침이 다시 울려 퍼진다. “이 세계화된 세상에서 우리는 세계화된 무관심으로 타락했습니다.” “우리는 타인의 고통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나한테는 영향 없어, 나하고 무슨 상관이야, 그건 내 일이 아니야!’ 하고 말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울어야 할 지를 (...) 잊었습니다. (...) 무관심의 세계화가 우리에게서 슬퍼하는 능력을 제거해버렸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상이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이들을 환대할 용기”를 갖도록, 그리고 “마음의 소리에 귀를 막고 자기만족에 겨워 살아가는 모든 이를 용서”하고, “지금과 같은 비극적 상황을 초래하는 국제적 결정들을 용납하는 이들을 용서”하도록 주님께 기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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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7월 2020, 1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