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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엘의 예언, 젊은이와 노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7년 전인 지난 2013년 7월 26일 브라질에서 열린 제28차 세계청년대회에서 세대 간 대화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을 맞이한 현 시대에서 희망찬 미래를 바라보기 위한 교황의 중요한 가르침이다.

Alessandro Gisotti / 번역 안주영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3년 7월 26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대주교관 발코니에서 삼종기도를 바친 다음 이렇게 말했다. “가정 안에서 이뤄지는 세대 간 만남과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릅니다.” 제28차 세계청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브라질로 모여든 전 세계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교황과 함께 삼종기도를 바쳤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브라질 방문은 2013년 3월 교황으로 선출된 이후 첫 해외 사도적 순방이었다. 교회가 예수님의 조부모이자 동정 마리아의 부모인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축일을 기념하는 그날 교황은 추기경 시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작성한 제5차 라틴아메리카 주교회의의 결과물 「아파레시다 문헌」(Documento di Aparecida)을 상기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린이들과 노인들은 민족의 미래를 세워 나갑니다. 왜냐하면 어린이들은 역사를 이어가고, 노인들은 삶의 경험과 지혜를 전해주기 때문입니다.”

‘젊은이들과 노인들’, ‘조부모들과 손자들’. 이 조합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재임 기간 동안 행동과 연설, 만남과 “비공식 일정”, 특히 여러 사목 방문을 통해 보여준 변함없는 행보 가운데 하나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슬프게 하는 것은 젊은이들과 노인들이 종종 “쓰고 버리는 문화”의 희생자가 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교황은 젊은이와 노인이 언제나 함께, 나아가 오직 함께 있을 때 더 나은 미래를 향한 길을 열 수 있으며 또 미래를 위한 장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하곤 했다. 교황은 지난 2018년 2월 2일 축성 생활의 날 미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젊은이들이 새로운 문을 열라는 부르심을 받았다면 노인들은 (바로 그 새로운 문을 열 수 있는) 열쇠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노인과 젊은이의 만남이 없다면 (이 문은) 열릴 수 없습니다. 뿌리 없이 성장할 수 없고, 새로운 싹을 틔우지 않는다면 꽃이 피어날 수 없다는 말입니다. 기억 없이 예언도 없고, 예언 없이 기억도 없습니다. 항상 서로 만나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젊은이와 노인의 공통 영역이 ‘꿈’이라고 말한다. 어떤 면에서 거의 불가능해 보이며 믿기 어려운 합일점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삶의 경험이 우리에게 보여준 것은 (바로 이 합일점이라고) 교황은 설명한다. 곧, (이 합일점은) 다가올 고립에 대한 부담이 더해지면서 갑작스레 떨어졌던 조부모와 손자녀들을 일치시켜주고 함께 간직하게 될 내일에 대한 꿈과 비전이다. 교황이 오랜 세월 꿈이라는 차원에 집중한 이 묵상은 성경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다. 교황은 자신의 이 묵상을 요엘 예언서의 말씀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다음의 예언자 요엘의 말씀을 우리 현 시대를 위한 예언이라고 믿습니다. ‘노인들은 꿈을 꾸며 젊은이들은 환시를 보리라’(요엘 3,1). 그리고 그들은 예언을 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묻는다. “젊은이들이 아니면 누가 노인들의 꿈을 이루고 이어갈 수 있겠습니까?” 지난 2018년 10월 젊은이들을 주제로 한 제15차 세계주교대의원회(주교 시노드)가 열리는 동안 교황의 뜻에 따라 교부학 대학인 로마 아우구스티노 대학에서 세대 간 대화, 곧 “시간의 지혜”와의 만남이라는 의미 있는 특별한 행사(출판 기념회)가 열렸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교회와 세상이 당면한 문제와 관련된 젊은이와 노인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자녀들을 보호하듯이 (여러분들이 지닌) 꿈을 간직하길 바랍니다. 닫아 버리면 (삶의) 지평을 열 수 없지만, 꿈은 전망을 갖게 해줍니다.” 이어 교황은 자신 또한 노인이라고 말하면서 젊은이들에게 큰 책임을 호소했다. “젊은이 여러분, 모든 노인들을 여러분들의 등에 업고 갈 수는 없습니다만, 노인들의 꿈은 짊어질 수 있습니다. 노인들의 꿈을 지니고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그들의 꿈이 여러분을 유익하게 할 것입니다.” 교황이 당시 행사 내내 강조했던 ‘공감(empatia)’은 오늘날 코로나19 대유행의 참극에 비춰볼 때 그 중요성이 더 강하게 부각된다. 교황은 “공감 없이 젊은이와 대화를 나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우리가 전진하기 위해 절실하게 필요한 이 자원을 어디서 찾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곁에 머무름을 통해서”라고 답했다. “우리가 지난 몇 개월 동안 겪은 귀중한 선(善)은 바이러스로 인해 생활의 기본적인 측면이 갑작스럽게 ‘정지’되는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친밀함이 기적을 이뤘습니다. 곧, 고통받는 이들 곁에 머무름, 문제점들에 다가감, 젊은이와 노인들에게 가까이 다가감 등을 통해서 말입니다.” 교황은 이러한 친밀함이 “희망의 문화”를 자라나게 하면서 우리를 분열과 불신이라는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도록 면역력을 키워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의 마지막 해외 순방 가운데 하나였던 지난 2019년 6월 루마니아 사도적 순방을 언급했다. 교황은 루마니아 젊은이들과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루마니아 북동부 도시 아이시로 이동하던 중 감동받았던 장면을 떠올렸다. “한 노부인과의 예기치 못한 만남에 기쁨을 누린 것은 바로 저였습니다. 노부인은 태어난 지 2개월쯤 돼 보이는 손주를 품에 안고 있었습니다. 제가 그 옆을 지나가자 노부인은 (품에 안고 있던) 손주를 제게 들어 보였습니다. 노부인은 미소를 짓고 있었는데, 그 미소는 마치 ‘보세요, 저도 이제 꿈을 꿀 수 있답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교황은 이것이 몇 초 간 이어진 시선의 만남에 불과했지만 깊은 감동을 받았다면서 찰나의 한계를 넘어 상대방 안에서 번뜩이는 불꽃을 잡기 위해 항상 깨어 있으라고 권고했다. 이는 모든 이를 위한 선물과 메시지가 될 것이다. “조부모들은 손자와 손녀들이 전진하는 모습을 볼 때 꿈을 꿉니다. 손자와 손녀들은 조부모들의 뿌리를 이어받으면서 용기를 얻습니다.”

“뿌리와 꿈은 서로를 위해 존재하기 때문에 뿌리가 없으면 꿈도, 꿈이 없으면 뿌리도 있을 수 없습니다. 이는 과거 어느 때보다 오늘날 분명하게 요구됩니다. 왜냐하면 어느 누구도 배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공동의 비전’이 시급하기 때문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럽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가장 암울한 시기에 처했을 때 영어권 잡지 「태블릿」(Tablet)과 「코몬윌」(Commonweal)과의 인터뷰에서 이 점을 강조한 바 있다. 교황은 2020년, 비극적인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노인과 젊은이 사이의 긴장이 “언제나 만남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고 제시한다. “젊은이는 새싹이자 나뭇잎인데 뿌리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노인이 바로 뿌리입니다.” 교황은 “요엘의 예언”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면서, 오늘날 생명을 위협하고 희망을 앗아가는 바이러스 때문에 겁에 질린 노인들에게 “넘치는 용기”를 가지라고 요청한다. 아울러 가장 힘겨운 것은 꿈꾸는 용기일 것이라고 덧붙인다. “시간의 지혜”를 믿는 교황은 이렇게 권고한다. “시선을 돌려 손자녀들을 기억하십시오. 그리고 꿈꾸는 것을 그치지 마십시오.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게 바로 꿈을 꾸는 일입니다.” 끝으로 교황은 두려움과 고통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금은 가능성을 현실화하기 위한 새로운 상상력의 용기를 구하기에 적절한 때입니다. 오로지 복음만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현실과 함께 말입니다.” 이는 곧 ‘요엘의 예언’이 현실이 될 수 있는 때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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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7월 2020, 2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