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Vatican News

“하느님의 목소리는 현재에 말씀하시고 바로 지금 선행하라고 우리를 초대합니다”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의 모습이 이번 주일 전례의 중심이다. 요한 복음은 양의 이름을 아시며 당신 양들을 자상하고 주의 깊게 돌보시는 예수님을 그리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5월 3일 교황청 사도궁 도서관에서 부활 제4주일 부활 삼종기도를 통해 우리 안에 있는 수많은 목소리 가운데 하느님의 목소리를 어떻게 알아볼 수 있는지 설명했다. 교황은 삼종기도를 마치고 집무실 발코니에서 성 베드로 광장을 향해 모습을 드러냈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우리는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께 봉헌된 부활 제4주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복음은 이렇게 말합니다. “양들은 그의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그리고 목자는 자기 양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요한 10,3). 주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우리를 부르십니다. 우리 각자의 이름을 부르십니다. 하지만 따라가지 말아야 할 다른 목소리들도 있다고 복음은 말합니다. 곧, 양들이 잘못되기를 원하는 도둑과 강도, 이방인들입니다.

이러한 다양한 목소리들이 우리 안에서 들립니다. 부드럽게 양심에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목소리가 있는 반면, 악으로 이끄는 유혹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착한 목자의 목소리를 도둑의 목소리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습니까? 하느님의 영감을 악마의 제안과 어떻게 구별해낼 수 있습니까? 여러분은 이 두 가지 목소리를 식별하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두 가지 목소리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언어로 말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 마음을 건드리기 위해 서로 반대되는 방식을 갖고 있는 겁니다. 서로 다른 언어로 말합니다. 우리가 어떤 언어를 다른 언어와 구별할 수 있는 것처럼, 하느님의 목소리와 악마의 목소리도 구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목소리는 결코 강요하지 않습니다. 하느님은 제안하시지, 의무를 강요하지 않으십니다. 반면 나쁜 목소리는 유혹하고, 공격하며, 강요합니다. 눈부신 환상을 일으키고 매혹하지만, 그것은 사라져버릴 일시적인 감정입니다. 처음에는 듣기 좋은 말을 속삭입니다. 우리가 전능하다고 믿게 하지만, 그런 다음 우리를 공허한 상태로 남겨두며 “너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비난합니다. 반면 하느님의 목소리는 큰 인내심으로 우리의 잘못을 바로잡아 줍니다. 항상 우리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우리를 위로합니다. 하느님의 목소리는 드넓은 지평을 향한 목소리이지만, 악한 자의 목소리는 여러분을 벽으로 이끌고, 구석으로 내몹니다. 

또 다른 차이점도 있습니다. 원수의 목소리는 현재에서 벗어나게 하며 우리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나 과거의 슬픔에만 집중하게 만듭니다. 원수는 현재를 원하지 않습니다. (과거의) 쓰라린 상처, 내가 겪었던 잘못에 대한 기억, 우리에게 악행을 저질렀던 사람에 대한 기억 (...) 수많은 나쁜 기억들을 떠올립니다. 반면 하느님의 목소리는 ‘현재’에서 들려옵니다. “‘지금’ 너는 선행을 할 수 있다. ‘지금’ 너는 사랑의 창의성을 실행할 수 있다. ‘지금’ 너는 너의 마음을 감옥으로 만드는 후회와 미련을 포기할 수 있다.” 우리에게 생기를 불어넣어주고 우리를 앞으로 이끌어주는 목소리이지만, 현재에서 들려옵니다. 바로 ‘지금’ 말입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두 가지 목소리는 우리 안에 서로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하느님에게서 오는 질문은 “무엇이 나에게 유익한가?”입니다. 반면 유혹자는 다른 질문을 고집합니다. “나에게 어울리는 것은 무엇인가?” (하느님 뜻이 아니라) ‘나에게 어울리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사악한 목소리가 늘 나의 ‘자아’의 주변을 맴돌고, 나의 충동, 나의 필요 주변을 맴돕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즉시 행하라고 부추깁니다. 어린이들의 환상과 같은 겁니다. ‘모든 것이 지금 당장’ 이뤄져야 한다는 환상 말입니다. 반면 하느님의 목소리는 결코 값싼 기쁨을 약속하지 않습니다. 참된 선, 평화를 찾기 위해 우리의 ‘나’를 넘어서라고 초대합니다. 기억합시다. 악은 결코 평화를 주지 못합니다. 처음에는 열광케 하지만 나중에는 쓰라린 상처만 남깁니다. 이것이 악의 방식입니다.

끝으로 하느님의 목소리와 유혹자의 목소리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말합니다. 원수는 어둠, 거짓, 험담을 선호합니다. 반면 주님은 태양 빛, 진실, 진심 어린 투명성을 사랑하십니다. 원수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할 겁니다. “너 자신을 닫아버려. 아무도 너를 이해하지 않고 네 말을 듣지도 않으며 너를 믿지 않으니 말이야!” 이와는 반대로 선하신 분은 우리에게 마음을 열고 맑은 존재가 되어 하느님과 타인을 신뢰하라고 초대하십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이 시기에 수많은 생각과 걱정이 우리를 우리 자신 안으로 들어가도록 이끕니다. 우리 마음에 와 닿는 목소리들에 주의를 기울입시다. (그 목소리들이) 어디서 오는지 물읍시다. 우리를 이기주의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참된 자유의 초원으로 이끌어주는 착한 목자의 목소리를 알아보고 따르는 은총을 청합시다. ‘착한 의견의 성모님(Mater boni consilii)’이 우리의 식별을 이끄시고 함께하시기를 빕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03 5월 2020, 1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