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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교회일치운동이 걸어온 발자취와 전진하기 위한 건전한 갈망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회칙 「하나되게 하소서」 반포 25주년을 맞아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 의장 쿠르트 코흐 추기경에게 서한을 보냈다. 교황은 이 서한에서 “변하지 않는 가톨릭교회 일치의 사명을 확증한” 성 요한 바오로2세 교황을 떠올렸다.

Alessandro Di Bussolo / 번역 이재협 신부

프란치스코 교황은 “온전한 친교의 임무”를 지닌 그리스도인의 여정에 대해 “때때로 우리가 더 많이 헌신할 수 있고 헌신해야 한다는 건전한 갈망”에 공감을 표하며, 최근 수십 년간 이뤄낸 ‘많은 발자취들’, 특히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지난 세기의 상처 치유를 위한 일치운동의 여정에 대해 주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교황은 성 요한 바오로2세 교황의 회칙 「하나되게 하소서」(Ut unum sint) 반포 25주년을 맞아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 의장 쿠르트 코흐(Krut Koch) 추기경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 같이 말했다. 

“변하지 않는” 교회일치의 사명에 대한 확증

프란치스코 교황은 2000년 대희년을 5년 앞두고 다음과 같이 말했던 성 요한 바오로2세 교황의 소망을 떠올렸다. “교회는 새로운 천년을 향한 여정 안에서 ‘하나되게 하소서’하고 기도했던 교회의 스승이신 주님의 간절한 기도를 명심해야 합니다.” 지난 1995년 성 요한 바오로2세 교황은 “’변하지 않는’ 가톨릭교회의 교회 일치 사명을 확증하는” 이 회칙을 작성했다. 이어 주님 승천 대축일을 맞아 이 회칙을 반포하면서 “다양성 안에 일치를 이루시는 성령의 표지에 순종하는” 마음가짐과 전례·영성적 맥락 안에서 “우리가 이 마음가짐을 기억하고 하느님 백성에게 다시 제안할 것을” 강조했다. 

다양성을 깨우고 일치를 이루시는 성령

프란치스코 교황은 먼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령 『일치의 재건』(Unitatis Redintegratio)을 상기시키면서, 교회일치운동이 “은총과 직무의 다양성을 실현하는 성령의 은총으로” 시작됐으며 “교회일치의 시작”이었음을 지적했다. 이어 교황은 회칙 「하나되게 하소서」가 천명한 내용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정당한 다양성은 교회 일치에 전혀 장애가 되지 않고 오히려 교회의 위상을 드높이고 교회의 사명을 완수하는 데 크게 이바지합니다.” 교황은 지난 2014년 11월 29일 이스탄불 가톨릭 주교좌인 ‘성령 성당’에서 했던 자신의 강론을 인용하며 “다양성을 촉진하면서 동시에 일치를 이루시는 분은 오직 성령뿐”이라고 설명했다. “성령께서는 그 자체로 조화로우시기 때문에 교회를 조화롭게 만드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더 헌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건전한 갈망

교황은 쿠르트 추기경에게 보낸 서한에서 회칙 반포 25주년 기념이 “그리스도인으로서 온전한 친교의 임무를 완수하도록 우리에게 허락하신 여정에 대해 주님께 감사드리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더 헌신할 수 있고 헌신해야 한다고 때때로 생각하는 이들의 건전한 갈망에 저도 공감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는 이미 지난 몇 세기의 상처 치유를 위해 최근 수십 년간 많은 발걸음이 있었음을 기억하며 이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우리의 신앙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빵과 포도주를 나누기를 희망하며 걸어왔던 긴 발자취

교황은 “뿌리 박힌 선입견을 극복하면서 상호존중과 이해가 성장돼 왔음”을, 또한 “생명에 대한 대화와 사목적 문화적 구상을 통한 순수하고 다양한 형태의 협력들과 같은 신학적 대화, 그리고 신학이 드러내는 사랑에 대한 대화가 성장해 왔음”을 상기시켰다. 이어 교황의 생각은 “다양한 그리스도교 교회와 공동체의 지도자인 사랑하는 형제들, 그리고 우리 인생 여정의 동반자인 모든 그리스도교 전통의 형제 자매들”에게로 향했다. 

“엠마오의 제자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는 우리 곁에서 걸으시고 성경을 해석해주시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현존을 느낄 수 있으며, 성찬의 식탁을 함께 나누기를 희망하면서 빵의 쪼개짐 안에서 주님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주교들을 위한 “지침서(Vademecum)”와 “교회일치연보(Acta Œcumenica)”

교황은 “포기할 수 없는 목표를 자각하고 교회 안에서 그 목적이 늘 살아있게 하는” 임무를 수행해 왔고 또한 수행하고 있는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를 향한 고마움을 다시금 표했다. 특히 새롭게 시작되는 평의회의 두 가지 작업에 대해 기쁨과 감사의 뜻을 전했다. 첫 번째는 “주교들이 그리스도인 일치를 위한 그들의 책임을 수행하는데 있어 격려가 되고 안내서”가 될 「그리스도교 일치를 위한 지침서」다. 이는 이번 가을에 발간될 예정이다. 아울러 교황은 『교회 헌장』에서 공의회 교부들이 밝혔듯이 “일치의 의무는 주교직무의 본질적인 측면”이라고 강조하면서 “인류의 빛”(예수 그리스도)은 그의 특별한 교회에게 “일치의 가시적인 원천이자 근거”라고 강조했다. 평의회의 두 번째 작업은 “일치를 위해 일하는 많은 이들에게 힘이 되고 도움을 줄 목적으로 발간하고 있는” 「교회일치연보」의 새로운 도약이다. 

일치는 어느 순간의 기적이 아니라, 여정 안에서 성령께서 이루시는 일

교황은 서한을 마무리하며 성 요한 바오로2세 교황이 회칙 「하나되게 하소서」에서 질문한 내용을 반복했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교황은 지난 2014년 1월 25일 바오로대성당에서 거행된 ‘그리스도인 일치 주간’을 마치며 바친 저녁기도 강론을 인용하면서 한 가지 확실한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일치는 본질적으로 우리 행동의 결과가 아니라 성령의 선물입니다. 무엇보다 그 일치는 여정의 마지막에서 기적처럼 다가오는 게 아니라, 여정의 과정 안에서 성령께서 이루시는 일입니다.”

“세상이 믿게 하기 위한” 예수님 제자들의 더 큰 사랑

교황은 성령께 대한 희망에 찬 기도로 쿠르트 추기경에게 보내는 편지를 마쳤다. 

“성령님, 우리의 발걸음을 인도해주시고 모든 이가 그리스도인 일치를 위한 열정적인 쇄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성령님, 새로운 예언자적 표징을 불러일으켜 주시고 모든 그리스도 제자들의 형제적 사랑을 굳건하게 하소서. 

성령님, ‘세상이 믿게 하기 위하여’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대한 찬양이 울려퍼지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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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5월 2020, 1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