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Vatican News

교황, 2020년 제57차 성소 주일 담화 발표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57차 성소 주일(2020년 5월 3일)을 맞아 담화를 발표했다.

Francesca Merlo / 번역 김단희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8월 4일, 아르스의 본당 신부 요한 마리아 비안네 성인의 선종 160주년을 맞아 전 세계 사제들에게 서한을 보냈다. 이 서한에서 교황은 △고통 △감사 △격려 △찬미 등 네 개 키워드를 제시해 “사제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그들의 사목 활동을 지지”했다. 

교황은 2020년 성소 주일 담화문의 서두에서 이 서한을 언급한다. 이어 “맞바람이 불던 밤에 갈릴래아 호수에서 있었던 예수님과 베드로의 놀라운 경험”을 전하는 마태오 복음서의 말씀(마태 14,22-33)과 더불어, 이 네 개의 키워드가 오늘날 “하느님의 모든 백성들에게도 적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예수님께서는 빵을 많게 하신 기적 이후 제자들에게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먼저 가게 하시고 그 동안 당신께서는 군중을 돌려보내셨습니다. 호수를 건너는 제자들의 모습에서 우리 삶의 여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 인생의 배는 천천히 앞으로 나아갑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안전한 피난처를 찾고 바다의 위기와 가능성에 대비하면서도, 종국에는 키잡이가 올바른 방향으로 우리를 인도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바른 길을 가리키는 등대가 아닌 신기루에 현혹돼 표류하기도 합니다. 곤경, 의심, 두려움의 거센 폭풍에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교황은 “나자렛의 스승이신 예수님을 따르도록 부름 받은 이들, 주님의 사도가 되기 위해 자신의 안위를 뒤로하고 강을 건너야 하는 이들에게도 비슷한 일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복음은 이 힘든 여정 가운데 우리가 혼자가 아님을 일깨워줍니다.”

감사

교황은 “성소의 첫 번째 단어”로 ‘감사’를 제시했다.

“내 인생의 만족감을 어디서 찾는지는 개별적 인간으로서 내리는 결정 이상의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그것은 높은 데서 오는 부르심에 응답하는 일입니다.”

교황은 다시 ‘배’의 비유를 상기했다.

“주님께서는 호수 건너편을 우리의 목적지로 정하시고 우리에게 배에 올라탈 용기를 주십니다. 그분께서 우리를 부르시어 우리의 키잡이가 되어 주십니다. 우리와 동행해 이끌어주시고, 망설임의 모래톱에 부딪혀 좌초되지 않도록 막아주시며, 심지어는 소용돌이 치는 물 위를 걸을 수 있게 해주십니다.”

교황은 모든 성소가 주님의 사랑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우리가 감사의 열린 마음으로 삶 속에서 하느님의 길을 발견할 때, 우리는 각자의 성소를 찾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격려

교황은 제자들이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유령인 줄 알고 겁에 질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마태 14,27) 하시며 그들을 안심시키셨다. 이에 교황은 성소의 두 번째 단어로 ‘격려’를 제시했다.

교황은 “우리 마음을 괴롭히는 ‘유령들’”이 때로는 여정을 방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안전한 뭍을 떠나 혼인, 사제직, 축성생활과 같은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받아들이도록 부름 받을 때, 우리 안의 ‘불신의 유령’이 고개를 듭니다. ‘이게 내 소명일 리 없어! 이게 정말 올바른 길일까? 주님께서 내게 바라시는 것이 정말 이것일까?’”

용기

교황은 이러한 인생의 중요한 선택들에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주님께서도 알고 계신다고 말했다. 주님께서 우리 내면의 의문들을 헤아리시어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는 말로 우리를 안심시키신다. “우리는 주님이 현존하신다는 것을, 우리를 만나러 오신다는 것을, 거친 바다 한 가운데서도 우리 곁을 지키신다는 것을 믿습니다. 이러한 믿음이 성소의 아름다움을 경험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내적 좌절감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무기력

이어 교황은 지난해 사제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언급했던 ‘고통’이라는 키워드를 ‘무기력’으로 재해석해 성소의 세 번째 단어로 제시했다. 

교황은 모든 소명에는 책임이 따른다고 말했다.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해 복음에 인생을 바치기로 결정한다 하더라도 “성 베드로 사도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소망, 열정은 우리의 결점, 두려움과 공존”할 수밖에 없다.

“무기력이나 두려움이 우리를 침잠하게 할 때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손을 내밀어 주십니다. 기쁨과 열정으로 성소를 실천할 수 있도록 열의를 불어넣어주십니다.”

“예수님께서 배에 오르시자 바람이 잦아들고 수면은 고요해졌습니다. 이는 곧 우리가 인생의 난기류와 폭풍에 봉착했을 때 주님께서 당신의 권능으로 어떤 일을 하실 수 있는지 보여주는 아름다운 예시입니다. 그분께서 바람을 거두시어 사악함, 두려움, 체념의 힘이 더 이상 우리를 지배하지 못하게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우리 곁에 계십니다. 그분을 우리 생명의 유일한 주인으로 받아들이면, 그분께서 손을 뻗어 우리를 붙잡으시고 구원해주실 것입니다.”

성소 증진

끝으로 교황은 교회로 하여금 “특별히 성소 주일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일상적인 사목 생활 가운데”서도 “지속적으로 성소를 증진”하도록 당부했다.

“성모님께서 신앙인들의 마음을 움직이시어 그들 모두가 감사하는 마음으로 각자의 삶 속에서 성소를 발견하고, 용기를 내어 하느님께 ‘네’라고 대답하며, 그리스도 신앙을 통해 모든 무기력을 극복하길 기도합니다. 그들의 삶이 하느님과 우리 형제자매들, 그리고 전 세계를 향한 찬미의 노래가 될 수 있길 기도합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24 3월 2020, 1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