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Vatican News

코로나바이러스… 교황, 신앙의 힘으로 이 시기를 살도록 초대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이탈리아 정부가 채택하고 바티칸이 협조한 위생규정은 교황의 집무실 창가 발코니에서 삼종기도를 바치던 관례를 벗어나는 것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사도궁의 도서관에서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3월 8일 사순 제2주일의 삼종기도 훈화를 진행했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삼종기도는 조금 어색할 것입니다. 교황이 도서관에 “틀어박혀” 이러고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여러분을 보고 있고, 여러분 가까이에 있습니다. 먼저 (지금 성 베드로 광장에 와 있는) “(시리아) 이들립의 잊혀진 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단체에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하시는 일에 큰 감사를 드립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가 삼종기도를 바치는 이런 방식은 일종의 예방조치를 실천하기 위함입니다. 바이러스 확산을 야기하는 사람들의 작은 모임을 피하기 위해 이런 방식을 택한 것입니다.

이번 사순 제2주일의 복음(마태 17,1-9 참조)은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사건을 소개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야고보와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습니다. 높은 산은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가는 상징입니다. 이렇게 하신 이유는 고난을 겪고 죽으신 다음 부활하셔야 하는 그분의 신비를 그들이 더 완전히 이해하도록 해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그분이 겪으셔야 할 수난, 죽음, 부활에 대해 그들에게 말씀하기 시작하셨지만, 그들은 그러한 미래를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산 정상에 이르자 예수님께서는 기도에 몰입하셨고 세 제자들 앞에서 변모하셨습니다.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마태 17,2).

변모의 경이로운 사건을 통해, 세 제자는 예수님께서 영광으로 빛나는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알아보도록 부르심 받았습니다. 그들은 인간적인 모습이 그분의 실체 전체를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으며, 그들의 스승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습니다. 그들의 눈앞에서 예수님의 신적이고 초월적인 차원이 계시됐습니다. 아울러 높은 곳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는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마태 17,5).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이미 요르단 강에서 예수님이 세례를 받던 날 그분의 말씀을 듣고 그분을 따르라고 하셨던 소위 “권한 부여”를 확정하십니다.

열두 제자 가운데, 예수님께서는 당신과 함께 높은 산에 오르기 위해 베드로, 야고보와 요한을 선택하셨다는 점을 강조해야 합니다. 거룩한 변모를 목격할 수 있는 특권을 그들에게만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 세 명을 택하신 걸까요? 그들이 더 거룩해서였습니까? 아닙니다. 베드로 사도는 시험의 순간에 그분을 부인했고, 야고보와 요한 두 형제는 그분의 나라에서 첫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다투었습니다(마태 20,20-23 참조).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기준에 따라 선택하시는 게 아니라 당신의 사랑의 계획에 따라 선택하십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한계가 없습니다. (그 척도는) 바로 사랑입니다. 그리고 그분께서는 그 사랑의 계획을 통해 선택하십니다. 조건 없이 거저 베풀어주시는 선택, 자유로운 계획, 아무런 보상도 요구하지 않는 신적인 우정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 세 명의 제자를 부르셨던 것처럼, 오늘도 당신을 증거할 수 있기 위해, 당신 가까이 머물도록 누군가를 부르십니다. 예수님의 증거자가 되는 것은 우리가 받을 자격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받은 선물입니다. 우리는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무능력하다는 변명을 내세우며 뒤로 물러설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제자들처럼) 타보르 산에 가서 태양처럼 빛나는 예수님의 모습을 우리 눈으로 본 적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도 구원의 말씀이 전해졌고, 신앙이 주어졌으며, 여러 가지 형태로 우리는 예수님과의 만남의 기쁨을 체험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일어나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마태 17,7). 이기주의와 탐욕으로 물든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빛은 일상의 걱정으로 흐려졌습니다. 우리는 자주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기도할 시간이 없습니다. 저는 본당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다른 사람의 요청에 응답할 능력이 없습니다. (...)” 하지만 우리가 받은 세례성사가 우리를 증인이 되게 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능력이 아니라 성령의 선물 덕분에 증인이 됐습니다. 

거룩한 사순 시기에 회개의 길을 단호히 걷기 위해 필수적인 성령의 온유함을 얻도록 동정 마리아께서 우리를 도와주시길 빕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08 3월 2020,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