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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쓰고 버리는 문화에 맞서야 문명 사회”

프란치스코 교황은 1월 30일 교황청 신앙교리성 총회에서 연설했다. 이날 교황은 인간 생명이 지닌 “무형의 가치”, 말기질환 환자 간호, 고통 속에 있는 이들에 대한 책임과 돌봄의 “문법”을 재정립할 필요성 등에 관해 언급했다.

Vatican News / 번역 김단희

프란치스코 교황은 1월 30일 목요일 교황청 신앙교리성 총회 연설을 통해 효율성과 유용성만으로 삶을 평가하는 현대 사회를 비판하고, 이 같은 태도가 “인간 생명을 가치 있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해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이번 총회의 주제 가운데 하나인 말기질환 환자 간호를 언급하면서, 연민을 갖고 “마음의 눈을 돌리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존엄 치료”를 실천하는 호스피스 활동을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신앙교리성 위원들에게 “중대범죄(graviora delicta)”의 규범 재정립에 관한 연구를 “굳건히” 지속하도록 요청하고, 그들의 연구가 우리 가운데 “가장 작은 이들”의 존엄성 수호와 교황청의 투명성 확립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인간 생명의 무형의 가치

교황은 효율성과 유용성의 가치를 충족하지 못하는 삶은 “불필요”하다거나 “폐기”돼야 한다고 여기는 오늘날의 문화를 비판하고, “진정한 가치가 결여된” 이런 환경에서는 “인류와 그리스도인에게 맡겨진 형제애와 연대의 중대한 의무” 마저도 제대로 발휘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쓰고 버리는 문화를 이기는 ‘항체’ 개발에 힘쓰는 사회, 인간 생명의 무형의 가치를 아는 사회, 공존의 바탕이 되는 연대의식을 지키고 활발히 실천하는 사회가 ‘문명’ 사회라고 불릴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스도교 교리, 역동적 현실

교황은 교회를 위한 신앙교리성의 헌신에 감사하고, “신앙을 전파할 때에는 신앙을 받아들이는 대상에게 적극적인 관심과 사랑을 기울이는 등 그에 대한 고려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스도교 교리는 융통성 없는 엄격한 제도가 아닙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쉽게 변하는 이념 또한 아닙니다. 그리스도교 교리는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 몸, 이름에 집약돼 있으며, 근본에 충실한 동시에 세대를 거듭하며 새로워지는 역동적인 현실입니다.”

돌봄의 “문법”

교황은 “질병이 우리 인생의 문을 두드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손을 잡아줄 “착한 사마리아인” △희망을 버리지 않게 도와주는 “인간 관계 플랫폼” △“정서적 고통”과 “영적 고뇌”를 완화해줄 따뜻한 위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불치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홀로 내버려둬선 안 된다면서, “영원의 운명을 타고난 인간의 생명은 그 어떤 상태에 있을 때라도, 다시 말해 불안정과 나약함에 있을지라도 모든 가치와 존엄성을 그 안에 간직하고 있으므로, 언제나 최대한의 배려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교회는 위중한 환자와 말기 환자의 돌봄에 있어서, 고통 중에 있는 환자에 대한 책임과 돌봄의 ‘문법’을 재정립할 의무가 있습니다. 착한 사마리아인의 예는 우리로 하여금 마음의 눈을 돌리도록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보고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는 곧 연민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연민이 없는 사람은 보기만 할 뿐 참여하지 못하고 지나칩니다. 하지만 연민의 마음을 지닌 사람은 (눈앞의 현실에) 마음이 움직여 동참합니다. 가던 길을 멈추고 주의를 기울입니다.”

존엄 치료

교황은 “삶의 여정 가운데, 누군가의 어두운 시간을 위해 단 한 번이라도 횃불을 밝혔던 이의 삶은 헛되지 않았다”고 말했던 콜카타의 성녀 마더 데레사를 인용하고, “인간답게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 친밀한 나눔의 방식”인 호스피스를 언급했다.

“호스피스 병동은 완화 치료를 매우 훌륭히 제공합니다. 말기 환자들은 전문적 의료 지원뿐 아니라 심리적∙영적 지원을 받으며,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지상 생활의 마지막 단계를 존엄하게 마무리합니다. 앞으로도 호스피스 시설에서 ‘존엄 치료’가 충실히 이뤄져 생명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자라나길 바랍니다.”

단호함과 투명성

교황은 “중대범죄”의 규범을 연구 중인 신앙교리성의 헌신을 높이 샀다. 중대범죄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자의 교서 「성사의 성성 보호」(Sacramentorum Sanctitatis Tutela)에 명시된 “매우 중대한 범죄”를 말한다. 교황은 신앙교리성이 지금의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상황과 사안”에 맞춰 관련 절차를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규범을 재정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러분이 이 연구를 굳건히 이어나감으로써 교회가 직접적으로 연관된 영역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해주길 바랍니다. 성찬례의 거룩함과 인간의 존엄성, 특별히 작은 이들의 존엄성을 보호하는 데 단호하고 투명하게 임해 주십시오.”

끝으로 교황은 신앙교리성 산하 성서위원회가 발행한 성서 인간학의 핵심 주제들에 관한 문서를 언급하고 참석자들에게 축하의 말을 전했다. 교황은 이 문서가 천지창조로 시작해 새 인간 그리스도, “인류 역사 전체의 관건과 중심과 목적”(사목 헌장 「기쁨과 희망」(Gaudium et Spes), 10항)이신 그리스도로 완성되는 “거룩한 사업”에 대한 국제적 전망을 한층 더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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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1월 2020, 1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