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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아우슈비츠 방문 (자료사진, 2016년) 프란치스코 교황 아우슈비츠 방문 (자료사진, 2016년) 

교황, 시몬 비젠탈 센터에 “기억을 잃으면 미래를 파괴하게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몬 비젠탈 센터’ 대표단을 만나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수용소 방문을 상기하는 한편, 온갖 형태의 반유대주의를 비난한다고 말했다.

Vatican News / 번역 양서희

‘시몬 비젠탈 센터’는 “홀로코스트를 비롯해 역사적 동시대적 맥락에서 반유대주의” 연구에 사명을 둔 국제 인권단체다. 

인간 존엄 존중하기

프란치스코 교황은 1월 20일 월요일 시몬 비젠탈 센터 대표단을 만나, 그들이 “소수를 향한 온갖 형태의 반유대주의, 인종차별, 혐오와 싸우는 법을 모색”하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몬 비젠탈 센터는 교황청과의 관계를 수십년째 이어오고 있다. 교황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센터와 교황청은) 인간 존엄을 존중하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열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 존엄은 한 개인의 출신이나 종교, 사회적 지위와 관계없이 동등한 기준으로 적용돼야 합니다. 관용과 상호 이해 그리고 종교의 자유와 사회 내 평화 증진을 가르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홀로코스트 기억하기

1월 27일은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수용소 해방 75주년 기념일이다. 교황은 지난 2016년 수용소를 방문해 “침묵 중에 묵상과 기도”를 바쳤음을 상기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너무 혼란스러운 일들로 가득합니다. 우리는 잠시 멈추어 서서 내면을 들여다보고 침묵 중에 고통받는 인류의 절규에 귀 기울일 시간조차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황은 소비중심의 우리 사회가 얼마나 허망한 말들을 내뱉는지 언급했다. “우리가 내뱉는 말들에 대한 진정한 고민 없이, 도움이 되지 않는 말들, 언쟁과 비난, 모욕 섞인 외침이 난무합니다. 반대로 침묵은, 기억이 계속해서 살아있도록 합니다. 우리가 기억을 잃으면,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파괴하게 됩니다.”

“이번 기념일을 통해 75년 전 인류가 깨우친, 형언할 수 없는 폭력 앞에 잠시 멈추어 서고, 숨을 고르며 기억합시다. (…) 무관심해지지 않기 위해 우리는 적어도 이 정도는 해야 합니다.”

반유대주의를 비난하기

교황은 온갖 형태의 반유대주의를 비난하는 한편, 전 세계 곳곳에서 증가하는 “이기주의와 무관심”을 언급했다. “이 현상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파벌주의와 포퓰리즘이 자라나는 좋은 토양이 됩니다. 그 자리에서 혐오도 빠르게 자라나지요.”

교황은 “혐오가 자라나는 땅을 갈아엎고, 그 자리에 평화의 씨앗을 심고자” 헌신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다룰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더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통합이 필요합니다. 또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을 찾는 일이 필요합니다.”

이는 소외된 이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멀리 떨어진 이들에게 다가가며, 완고함과 차별로 희생된 이들을 지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교황은 덧붙였다. 

평화의 씨앗 뿌리기

교황은 “평화의 씨앗을 뿌림으로써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기도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교황은 “유다교와 그리스도교가 지닌 풍요로운 영적 유산”이 이웃을 섬기는데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배척과 소외의 길을 걷지 말고, 가까움과 포용의 길을 걸읍시다.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강요하지 말고, 서로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봅시다.” 

끝으로 교황은 물었다. “우리가 하지 않는다면 누가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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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월 2020, 1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