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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환대는 그리스도인의 전통… 모두의 선익에 우리 마음을 엽시다”

우리는 세상의 논리에 끌리지 말고 작은 이와 가난한 이들에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그들을 통해 당신의 메시지를 보내시며, 모든 인간을 구원하길 바라시기 때문이다. 교황은 지난 1월 25일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저녁기도를 주례하면서 제53회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의 막을 내렸다.

Debora Donnini / 번역 이정숙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는 열망에서 “당파적 이익”과 “과거의 유산” 너머를 바라보자.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을 마치며 제시한 전망이다. 교황은 “지치지 말고” “하느님께서 주시는 완전한 일치의 은총을 청하는 기도”를 계속하자고 강하게 호소했다. 교황은 1월 25일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저녁기도 강론에서 바오로 사도가 로마로 가는 항해 중 몰타 섬 해안에 표착한 사건을 되새기며, 그곳에 “우리 일치의 여정”이 있다고 말했다. 환대에 대한 교황의 초대는 강력했다. “그리스도인 가정의 식탁에는 지나가는 친구나 문을 두드리는 가난한 사람을 위한 국 한 그릇이 항상 마련되어 있습니다.” 

교황은 먼저 전례 안에서 바오로 사도의 무덤과 그의 제자인 테르몰리 출신 디모테오 성인의 유해 앞에서 기도하며 머물렀다. 이 기도에는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를 대신해 참석한 겐나디오스(Gennadios) 대주교, 로마 성공회 대표 겸 캔터베리 대주교 로마 대리 이안 어니스트 (Ian Ernist) 대주교,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 의장 쿠르트 코흐(Kurt Koch) 추기경 및 사무총장 브라이언 패럴(Brian Farrel) 대주교가 함께했다. 성 바오로 대성전에 모인 그리스도인들의 목소리가 큰소리로 울려 퍼졌다. 교황은 여러 다른 종파와 다른 교회 공동체 대표들을 비롯해 보세이 에큐메니칼 연구소(Ecumenical Institute of Bossey)의 학생들과 로마에서 수학하는 정교회 및 동방 정교회 젊은이들에게도 인사했다.

다른 종파의 형제들에게도 더욱 환대하십시오

교황은 강론에서 이번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의 주제를 언급하면서 환대에 주목했다. 사도행전의 “그들은 우리에게 각별한 인정을 베풀었다”(사도 28,2 참조)는 선원, 군인을 비롯해 성 바오로와 같은 처지에 있는 수인들을 향한 몰타 섬 주민들의 환대의 태도를 말해준다. 

“이 기도 주간에서 우리는 무엇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 간에, 또한 다른 종파의 형제들 간에 더욱 환대하는 이가 되는 법을 배우고자 합니다. 환대는 그리스도 공동체 및 그리스도인 가정의 전통에 속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 가정의 식탁에는 지나가는 친구나 문을 두드리는 가난한 사람을 위한 국 한 그릇을 항상 마련해 놓아야 한다고 우리 어른들이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리고 수도원에는 손님을 마치 그리스도를 대하듯 큰 존경으로 대접했습니다. 복음을 알고 있는 이러한 관습을 잃어버리지 말고 되살리도록 합시다!” 

하느님은 작은 이와 가난한 이들을 통해 당신의 메시지를 보내십니다

교황은 몰타 섬 해안에 좌초되기 전 바오로가 타고 있던 배에 대해 설명했다. (바오로가 타고 있던 배는) 폭풍우를 만나 며칠 동안 시달렸고, 생존에 대한 모든 희망을 잃어 가고 있을 때, 수인 신세였기에 가장 약한 사람들 중 하나였던 바오로 사도가 다른 이들을 안심시켰다. 교황은 약하고 물질적으로 나눠줄 것이 적은 이들도 그리스도 공동체처럼 부유함의 근거를 하느님께 둔다면 귀중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하느님과 이웃, 혹은 박해 받고 소외된 그리스도 공동체를 사랑하며 살아간다면 “세상의 눈에 덜 중요한 것들”에도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오로의 난파 이야기에서 볼 수 있듯 종종 가장 중요한 구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이는 가장 약한 이들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그렇게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곧, 세상의 힘이 아니라 십자가의 약함으로 우리를 구원하시는 것입니다(1코린 1,20-25 참조). 예수님의 제자들처럼 우리도 세상 논리에 끌리지 않아야 합니다. 또 작고 가난한 이들에게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되신 당신의 아드님과 가장 닮은 이들을 통해 당신의 메시지를 보내시기 때문입니다.” 

분열을 극복하기 위해 하느님의 전망을 닮아가기

사도행전 이야기는 또한 “하느님의 본질은 모두의 구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 또한 이를 반복해야 합니다. 우리의 의무는 바오로 사도가 쓴 바와 같이 ‘그분께서는 모든 인간이 구원되길 원하신다’는 하느님의 우선적 원의를 실현하는 일입니다. 배타적으로 우리 공동체만 전념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선익에, 곧 온 인류를 껴안기 위해 사람이 되시고 모든 이를 구원하시려고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하느님의 보편적인 시선에 우리의 마음을 열라는 초대입니다. 그분의 은총으로 우리가 그분의 전망과 닮아간다면, 우리는 우리의 분열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바오로의 난파선에서와 같이 우리 각자는 모든 이의 구원에 기여하고, 그리스도인들과 모든 공동체도 “타인에게 줄 선물을 지니고” 있다. 교황은 다음과 같이 강조하며 마무리했다. “우리가 당파적 이익 너머를 바라보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는 열망에서 과거의 유산을 극복할 수록, 우리는 자발적으로 이 선물을 식별하고, 환대하며, 나누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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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1월 2020, 0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