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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파당한 이들을 비인간성에서 구해내고 환대합시다”

“신앙인이 구원을 체험할 때, 그는 자기 자신을 위해 그것을 간직하지 않고, 다른 이들과 나눕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월 8일 바오로 6세 홀에서 열린 수요 일반알현 훈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교황은 몰타에서 폭풍을 만났지만 그리스도를 신뢰하며 시련을 이겨낸 바오로 사도를 모범으로 제시하며 사도행전을 해설했다.

번역 김호열 신부

사도행전에 대한 교리 교육:

19. “여러분 가운데에서 아무도 목숨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사도 27,22). 

난파의 시련: 하느님의 구원과 몰타 주민들의 환대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사도행전의 마지막 부분은 기쁜 소식(복음)이 땅 길을 통해, 그리고 수인 신세인 바오로 사도를 카이사리아에서 제국의 중심인 로마로 호송하는 배가 있는 바다 길을 통해서도 그 여정을 이어간다고 전합니다(사도 27,1-28.16 참조). 이는 부활하신 분이 “너희는 (…) 땅 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사도 1,8)고 말씀하신 내용이 이루어지기 위함입니다. 사도행전을 읽으십시오. 그러면 복음이 성령의 능력으로 어떻게 모든 민족들에게 다다르고 보편적인 것이 되는지를 여러분은 보게 될 것입니다. 사도행전을 집어 들고 읽으십시오.

항해는 처음부터 불리한 상황에 직면합니다. 항해하기가 위험해집니다. 그러자 바오로 사도는 항해를 멈추라고 경고합니다. 하지만, 백인대장은 바오로의 말보다 항해사와 선주를 더 믿었습니다. 항해는 계속되었지만 격렬한 폭풍이 몰아쳐서 선원들이 통제력을 잃어 배가 표류하게 됩니다.

죽음이 목전에 다다르고 모두가 절망에 빠져 있을 때, 바오로 사도가 나서서 동료들을 안심시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방금 전에 우리가 들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나의 주님이시고 또 내가 섬기는 하느님의 천사가 지난밤에 나에게 와서, ‘바오로야, 두려워하지 마라. 너는 황제 앞에 서야 한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너와 함께 항해하는 모든 사람도 너에게 맡기셨다’”(사도 27,23-24). 시련 중에도 바오로는 다른 사람들의 생명의 수호자가 됩니다. 그는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희망을 북돋아 주었습니다. 

루카 복음사가는 이처럼 로마로 인도하는 섭리가 바오로 사도 자신과 그의 여행 동료들을 비롯해 난파될 위험에서 구출하여 복음을 전파할 수 있는 섭리적인 기회로 바꾼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바오로와 선원들은 난파로 인해 몰타 섬에 상륙했습니다. 섬의 원주민들은 그들에게 각별한 인정을 베풀었습니다. 몰타 주민들은 선량했으며 온유했습니다. 그 당시에도 이미 친절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비가 오고 날씨가 추웠으므로, 그들은 난파를 당한 사람들에게 따뜻함과 위안을 주기 위해 불을 피웠습니다. 여기서도 바오로는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로서 땔감을 모아 불 피우는 일을 거들었습니다. 이 일을 하는 도중에 바오로는 독사에게 물렸지만, 아무런 해도 입지 않았습니다. 이것을 보고 원주민들은 “저 사람은 틀림없이 살인자다. 바다에서 살아 나왔지만 독사에 물려 죽게 되었구나”(사도 28,4 참조) 하고 말했습니다. 원주민들은 바오로가 죽으려니 하고 기다렸지만, 그에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을 보고 바오로를 살인자라고 생각하지 않고 심지어 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이 은총은 하늘로 오르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손으로 뱀을 집어 들고 독을 마셔도 아무런 해도 입지 않으며, 또 병자들에게 손을 얹으면 병이 나을 것이다”(마르 16,18)고 약속하신, 부활하신 주님에게서 온 것입니다. 역사는 그 순간부터 몰타에서 독사가 사라졌다고 전해줍니다. 이는 (바오로 일행에게) 보여준 착한 몰타 원주민들의 환대에 대한 주님의 축복입니다.

실제로 몰타 체류는 바오로 사도에게 있어 자신이 선포하는 말씀에 “육신”을 줄 수 있고 병자들을 고쳐주는 자비의 사도직을 실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복음의 법칙입니다. 곧, 신앙인이 구원을 체험할 때, 그는 자기 자신을 위해 그것을 간직하지 않고, 다른 이들과 나눕니다. “선은 널리 퍼져 나가기 마련입니다. 진리와 선에 대한 모든 참다운 경험은 그 자체로 우리 안에서 자라나는 성향이 있고, 진정한 해방을 맛본 사람은 누구나 다른 이들의 요구에 더욱 민감해집니다”(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Evangeli Gaudium), 9항). “시련을 겪은” 그리스도인은 고통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에,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며, 자신의 마음을 열고 다른 이들에 대한 연대감에 민감할 수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께서는 모든 상황에서 어떠한 어려움에 있어도 활동하실 수 있다는 확신”과 “사랑으로 하느님께 자신을 내어 맡기는 이들은 모두 좋은 열매를 맺게 되리라는 것을 분명히 아는 것”(「복음의 기쁨」, 279항)을 성숙시키려고, 그리스도를 붙잡으며 시련을 이겨내라고 우리를 가르칩니다. 사랑은 항상 결실을 맺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사랑은 항상 결실을 맺습니다. 여러분이 주님께 자기 자신을 내어 맡긴다면, 여러분은 주님에게서 선물을 받을 것입니다. 이어 여러분이 받은 선물을 다른 이들에게 줄 수 있게 합니다. 그것은 항상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오늘 주님께 신앙의 에너지로 도움을 받아 모든 시련을 이겨낼 수 있도록 주님께서 우리를 도와주시길 청합시다. 그리고 탈진한 모습으로 우리의 해안에 상륙하는 역사상 수많은 난파당한 이들에게도 민감해지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청합시다. 왜냐하면 우리는 예수님과의 만남에서 오는 형제애로 그들을 환대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무관심과 비인간성의 오한에서 우리를 구해주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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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1월 2020, 1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