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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말씀 주일 강론 “말씀의 힘은 어둠에 빛을 가져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월 26일 처음으로 ‘하느님의 말씀 주일’ 미사를 거행하고 전례 독서를 통해 우리를 예수님 설교의 기원으로 인도했다. “생명의 말씀의 원천”으로 떠나는 여정을 통해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번역 이창욱

하느님의 말씀 주일

“예수님께서는 (…) 선포하기 시작하셨다”(마태 4,17). 마태오 복음사가는 예수님의 공생활을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이신 그분은 당신의 말씀과 삶으로 우리에게 말씀하기 위해 오셨습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지내는 하느님의 말씀 주일에 그분 설교의 기원, 생명의 말씀의 원천으로 떠나봅시다. 오늘 복음(마태 4,12-23 참조)은 예수님이 ‘어디에서’ ‘누구에게’ ‘어떻게’ 설교를 시작하셨는지 알려줍니다. 

1. 예수님은 ‘어떻게’ 시작합니까? 아주 단순한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4,17). 이 말씀이 그분의 모든 설교의 기본입니다.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음을 우리에게 말하는 내용입니다. 무슨 뜻입니까? 하늘나라는 하느님의 나라를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그분이 다스리는 방식, 우리에게 행동하시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이제 예수님은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곧 하느님께서 가까이 계시다고 말씀하십니다. 바로 이것이 새 소식, 첫 번째 메시지입니다. 곧 하느님은 멀리 계신 분이 아니고, 하늘에서 사시는 분이 땅에 내려와 인간이 되셨습니다. 그분은 장벽을 허물고 간격을 없애십니다. 우리가 공덕을 쌓았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분께서 내려오셨습니다. 우리를 만나러 오신 겁니다. 당신 백성 가까이에 오신 하느님의 이 다가오심은 구약성경에도 나오듯, 애초부터 그분의 행동방식입니다. 하느님은 당신 백성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가까이 계셔 주시는, 주 우리 하느님 같은 신을 모신 위대한 민족이 또 어디에 있느냐?”(신명 4,7). 또한 이 가까움은 예수님의 육신 안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기쁨의 메시지입니다. 하느님은 사람이 되시어, 몸소 우리를 찾아 오셨습니다. 책임감 때문에 우리의 인간 조건을 택하신 것이 아닙니다. 그런 것이 아니라, 사랑 때문입니다. 사랑 때문에 우리의 인간 본성을 취하셨습니다. 사랑하시는 것을 취하기 위해서입니다. 아울러 하느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 스스로는 줄 수 없는 구원을 무상으로 주길 원하시기 때문에 우리의 인간 본성을 취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우리와 함께 지내길 바라시고, 삶의 아름다움, 마음의 평화, 용서받았다는 기쁨과 사랑 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기쁨을 주고자 하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수님의 직접적인 초대를 깨닫습니다. “회개하여라.” 다시 말해 “삶을 바꿔라”입니다. 삶을 바꾸십시오. 새로운 방식의 삶이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 사는 시간은 끝났습니다. 이제는 타인과 함께 타인을 위해, 사랑과 함께 사랑을 위해, 하느님과 함께 하느님을 위해 사는 시간입니다. 예수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되풀이하십니다. “용기를 내어라. 내가 가까이 있다. 나를 중심에 두어라. 그러면 삶이 바뀔 것이다!” 예수님이 문을 두드리십니다. 주님은 당신 말씀을 우리에게 선사하십니다. 왜냐하면 당신께서 우리 가까이 계심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 (당신 말씀을) 우리에게 쓰신 러브레터로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분의 말씀은 위로하고 용기를 줍니다. 동시에 회개를 부추기고, 우리를 뒤흔들며, 이기주의로 마비된 상태에서 해방시켜줍니다. 그분의 말씀은 삶을 변화시키고,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그분 말씀의 힘입니다.

2. 우리가 예수님께서 ‘어디에서’ 말씀을 선포하기 시작하셨는지 살펴본다면, 당시의 “어두운” 지역에서 시작하셨음을 알게 됩니다. 사실 제1독서와 복음은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고장”(마태 4,16)에 앉아있는 이들에 대해 말합니다. 이들은 “즈불룬 땅과 납탈리 땅, 바다로 가는 길, 요르단 건너편, 이민족들의 갈릴래아”(마태 4,15-16; 이사 8,23-9,1 참조)에 사는 이들입니다. 이민족들의 갈릴래아. 예수님이 설교를 시작하셨던 이곳은 민족, 언어, 문화가 뒤섞여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거주했기 때문에 이렇게 불렸습니다. 그 지역은 실제로 교차로 역할을 했던 바닷길이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어부들, 상인들, 외국인들이 살았습니다. 분명 선택된 민족의 순수한 신앙이 있던 장소는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그곳에서 설교를 시작하셨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의 안뜰에서 시작하신 게 아니라, 나라의 반대편에서, 이민족들의 갈릴래아에서, 국경지대에서 시작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변방에서 시작하셨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를 구원하시는 말씀은 안전하고 손때묻지 않은 무균지역을 찾아 가지 않고 우리의 복잡함 안으로, 우리의 어둠 속으로 다가옵니다. 오늘, 하느님께서는 바로 그곳으로 오려고 하십니다. 당시에는 그분이 오실 것이라 생각지도 못했던 장소입니다. 반면 우리는 얼마나 자주 문을 닫고, 우리의 혼란, 우리의 불분명함과 이중성을 감추고 싶어합니까. 그것들을 우리 안에 봉인한 채, 그분의 진리가 우리 내면을 뒤흔들지 않도록 경계하면서, 형식적인 기도 몇 마디로 주님께 나아갑니다. 이것이 바로 숨겨진 위선입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은 이렇게 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온 갈릴래아를 두루 다니시며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백성 가운데에서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마태 4,23). 그분은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의 지역 ‘모두’를 가로질러 가셨습니다. 그분은 또 우리 마음을, 우리의 가장 쓰라리고 어려운 구석구석을 두려움 없이 살펴보셨습니다. 그분은 당신의 용서만이 우리를 치유하고, 당신의 현존만이 우리를 변화시키며, 당신의 말씀만이 우리를 새롭게 한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다. 그분에게 우리 내면에서 풍랑이 일고 있는 길을 열어 젖힙시다. 이 길은 우리 내면에 있으면서도 보고 싶지 않고 감추고 싶어하는 길입니다. 바닷길을 걸어가신 그분의 말씀이 우리 내면에 들어오도록 맡겨드립시다. “사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보다도 날카롭습니다. (…)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냅니다”(히브 4,12).

3. 끝으로, 예수님은 ‘누구에게’ 말씀하셨습니까? 복음은 이렇게 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가시다가 (…) 두 형제가 호수에 어망을 던지는 것을 보셨다. 그들은 어부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마태 4,18-19). 처음으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어부였습니다. 능력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가려낸 사람이나 성전에서 기도하던 신심 깊은 사람이 아니라, 일 하던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이 그들에게 하신 말씀에 주목해봅시다.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미태 4,19). 예수님은 어부에게 말씀하십니다. 그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십니다. 그들의 삶에서 시작하여 그들을 매료시키십니다. 당신과 똑같은 사명에 참여시키기 위해, 그들이 있는 곳에서, 있는 그대로의 그들을 부르십니다. “그러자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마태 4,20). 왜 ‘곧바로’입니까? 단순히 말해 그들은 매력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어떤 지시를 받았기 때문이 아니라, 사랑에 매료되었기 때문에 그토록 재빨리 준비를 갖춘 겁니다.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는 멋진 책임으로 충분치 않습니다. 매일 그분의 부르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오직 그분께서 우리를 아시고 우리를 밑바닥까지 사랑하시며, 인생의 바다에서 우리를 넓은 곳으로 나아가게 하십니다. 그분의 말씀을 들었던 제자들에게 하셨던 것처럼 말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분의 말씀이 필요합니다. 우리 일상의 삶에서 수많은 말들이 오고 가지만, 그 중에서 사물이 아니라 생명에 대해 말씀하시는 그분의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내면에 하느님의 말씀을 위한 자리를 마련합시다! 매일 성경의 한 두 구절을 읽읍시다. 복음서부터 시작합시다. 집에 있는 작은 책상 위에 성경을 펼쳐 놓읍시다. 가방이나 주머니에 성경을 들고 다니면서, 핸드폰 어플로 성경을 읽으면서, 매일 성경에서 영감을 얻읍시다. 우리의 어둠을 밝히시고 큰 사랑으로 우리 삶을 넓은 곳으로 인도하시는 하느님께서 우리 가까이에 계시다는 것을 발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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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1월 2020,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