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Vatican News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성탄 구유는 평화의 수공예 작품입니다”

“우리의 삶이 다시 태어난다면 그것이 진정 주님 성탄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월 18일 오전 바오로 6세 홀에서 열린 수요 일반알현 훈화를 통해 구유를 만드는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번역 김호열 신부

교리 교육: 가정 복음인 성탄 구유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일주일 후면 주님 성탄입니다. 성탄 축제 준비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이 며칠 동안 각자 자문해봅시다. “나는 주님의 성탄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준비 방법은 구유를 만드는 것입니다. 저 역시 올해는 이 길을 따랐습니다.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이 마을 주민들과 함께 처음으로 성탄 구유를 만들었던 그레초에 갔었습니다. 저는 이 전통을 기억하고, 성탄 시기 동안 성탄 구유의 의미를 기억하기 위해 교서를 발표했습니다.

성탄 구유는 실제로 “살아있는 복음과 같습니다”(프란치스코 교황, 교서 「놀라운 표징」(Admirabile Signum), 1항). 성탄 구유는 삶의 현장으로 복음을 전합니다. 가정, 학교, 일터, 만남의 장소, 병원, 요양원, 교도소, 광장으로 복음을 가져갑니다. 우리가 사는 이러한 곳들이 우리에게 핵심적인 것을 떠올려 줍니다. 곧, 하느님은 보이지 않는 분으로 하늘에 남아 계시지 않고, 이 땅에 오시어 사람이 되셨습니다. 한 아이가 되셨습니다. 성탄 구유를 만드는 일은 ‘하느님의 친밀’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항상 당신 백성 가까이에 계셨지만, 사람이 되시어 탄생하셨을 때는 우리 가까이, 정말로 가까이에 계셨습니다. 성탄 구유를 만드는 일은 하느님의 친밀을 기념하는 것입니다. 또 하느님이 실재하시고, 구체적이고, 살아계시고, 심장이 뛰는 분이심을 재발견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멀리 있는 주인이나 무심한 재판관이 아니라, 우리에게 내려오신 겸손한 사랑이십니다. 성탄 구유 안에 계시는 아기 예수님은 우리에게 하느님의 애틋한 사랑을 전해주십니다. 어떤 조각상들은 하느님이 우리의 인간성을 포옹하기 위해 두 팔을 벌리고 있는 “아기 예수(Bambinello, 밤비넬로)” 모습으로 표현합니다. 그러므로 성탄 구유 앞에 있는 것은 아름답습니다. 그곳에서 주님께 우리의 삶을 내어 맡기고, 우리가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들과 상황들에 대해 말씀드리고, 저물어가는 한 해를 예수님과 함께 결산하고, 기대와 걱정들을 함께 나눕시다. 

예수님 곁에 계시는 성모님과 성 요셉을 봅시다. 아기 예수님이 가난 속에서 태어나셨을 때 그들이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떻게 느꼈겠는지 상상해봅시다. 기뻐함과 동시에 놀라워했습니다. 우리도 성 가정을 우리 가정에 초대합시다. 기쁨과 실망이 교차하고, 매일 잠에서 깨어나 사랑하는 가족과 아침을 먹고 또 잠을 청하는 우리 가정에 말입니다. 성탄 구유는 ‘가정 복음’입니다. 구유는 글자 그대로 “여물통”을 의미하며, 베들레헴은 “빵집”을 의미합니다. 여물통과 빵집, 곧 음식과 애정을 함께 나누는 우리 집 안에 설치하는 성탄 구유는 예수님께서 우리의 양식이며 생명의 빵이라는 사실을 떠올려줍니다(요한 6,34 참조). 우리의 사랑을 길러주시고, 앞으로 나갈 힘과 서로 용서할 힘을 우리 가정에 주시는 분은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성탄 구유는 우리에게 또 다른 인생 교훈을 가르칩니다. 오늘날의 쉴 틈 없는 삶의 리듬 안에서, 관상하라는 초대입니다. 이는 우리에게 멈춤의 중요성을 떠올려줍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묵상하는 법을 알아야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세상의 소음을 바깥에 남겨둘 때만 침묵 안에서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습니다. 성탄 구유는 현재진행형입니다. 모든 가정의 현재입니다. 신자들이 어제 작지만 특별한 성탄 구유 상본을 저에게 선물했습니다. 그 상본 이름은 “엄마를 쉬게 하자”였습니다. 성모님은 잠들어 있고, 요셉은 아기 예수를 재우려고 하는 모습이 그려진 상본이었습니다. 여러분 중 얼마나 많은 엄마, 아빠들이 밤새 울고 보채는 아기들 때문에 밤잠을 설치며 번갈아 가면서 아기를 돌보는지요. “엄마를 쉬게 하자”는 한 가정과 혼인 생활의 애틋한 사랑입니다. 

매일 수많은 무기와 폭력의 이미지가 만들어져 우리의 눈과 마음에 들어오는 이 세상에서, 성탄 구유는 그 어느 때보다 더 현재진행형입니다. 성탄 구유는 ‘평화의 수공예 작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탄 구유는 살아있는 복음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끝으로 성탄 구유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인생의 의미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우리는 성탄 구유 안에서 일상의 모습을 봅니다. 양들과 함께 있는 목동들, 철을 두드리는 대장장이들, 빵을 만드는 방앗간 주인들이 있습니다. 때론 우리가 살아가는 곳의 풍경들과 상황들이 들어가기도 합니다. 그것은 옳습니다. 왜냐하면 성탄 구유는 예수님께서 우리의 구체적인 현실의 삶으로 오신다는 것을 떠올려주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중요합니다. 집 안에 항상 작은 성탄 구유를 만듭시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오시고, 우리 가운데 태어나시고, 우리 인생에 동행하시고, 우리와 같은 인간이시며, 우리와 같은 사람이 되심을 기억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일상의 삶에서 우리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닙니다. 예수님이 우리와 함께 사십니다. 모든 것이 마술처럼 바뀌지는 않지만, 예수님을 받아들인다면 모든 것이 바뀔 수 있습니다. 성탄 구유를 만드는 일이 예수님을 각자의 삶으로 초대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집 안에 성탄 구유를 만든다면, 문을 열고 “예수님, 들어 오십시오”라고 말하는 것과 같으며, 만질 수 있는 친밀함으로 예수님을 우리 삶 안으로 초대하는 것과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 삶 안에 사신다면 우리 삶은 다시 태어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이 다시 태어난다면 그것은 진정 주님 성탄입니다. 모두에게 주님 성탄을 축하드립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18 12월 2019, 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