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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교황청은 인류 위한 더 나은 봉사 위해 변화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2월 21일 성탄인사를 나누는 전통적인 만남에서 교황청 관료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교황청 부서들의 필요성과 목적을 거듭 강조하며 교황청 제도에 적용되는 변화를 설명했다. “우리는 변화해야 합니다. 경직된 태도와 두려움을 극복하고 비그리스도화된 세상에 복음을 더 잘 선포하기 위해 말입니다.”

Alessandro De Carolis / 번역 이창욱

변화하는 세상에서, 로마 교황청은 그다지 크게 변화하지는 않았다. “시대의 흐름을 따르는” 데 있어서는 말이다. 하느님의 관점과 성경의 역사적 관점에서 발전과 성장을 살아가는 교회의 여정은 모두 “떠남과 재출발로 아로새겨진 여정”이었다. 이는 바로 새 성인들 중 한 명인 성 뉴먼 추기경이 “변화”가 사실은 “회심”을 의미한다고 말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도전과 타성

프란치스코 교황은 마음속에 품고 있던 주제를 연설하기에 앞서, 성탄의 축하인사를 나누기 위해 바티칸 사도궁 클레멘스 홀에 모인 교황청 첫 협력자들로 구성된 청중에게 교황 직무 시작 때부터 지향했고 동반했던 신념에 동조하도록 했다. 그 신념이란 “단순히 변화의 시대가 아니라 시대의 변화”라는 구체적인 신념이다. 교황은 “올바른 태도”란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놓아두려는 안이한 타성에 빠지기보다, 식별력과 용기를 갖고 “현 시대의 도전이 질문을 던지도록 놓아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옷을 걸치지만, 예전처럼 현실에 머무는 데 그치면서 변화를 말하는 일이 종종 일어납니다. 이탈리아의 유명한 소설에 나오는 수수께끼 같은 표현이 기억납니다.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남아 있기를 원한다면, 모든 것이 바뀌어야 합니다’” (주세페 토마시 디 람페두사, 「표범」 참조).

새로움과 기억 사이

교황은 로마 교황청의 개혁이라는 주제로 나아가기 위한 서론에서, “예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일을 시도하자고 주장하는 것이 결코 아니라” 오히려 “교황청의 복잡한 역사 안에서 이뤄졌던 좋은 시도들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확고한 토대를 갖춘 미래, 뿌리가 깊어 풍요로울 수 있는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역사를 활용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입니다. 기억을 떠올리는 것은 자기 보존(autoconservazione)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발전 과정에 있는 삶과 생명력을 소환하는 것입니다. 기억은 정적이 아니라 역동적입니다. 본질적으로 움직임을 의미합니다. 아울러 전통도 정적이 아니라 역동적이며, 잿더미 속에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보장하는 것입니다.”

“경직된 태도는 변화에 대한 두려움에서 생깁니다. 그것은 공동선의 토양에 말뚝을 박고 장애물을 설치함으로써 혐오와 불통이 심겨진 밭으로 만듭니다.”

선포하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합니다

교황은 지난 2017년 말 신설된 교황청 국무원 제3부(교황청의 외교(인사)부)와 같이 “교황청 조직의 일부 신설”을 정의하는 내용을 검토했다. 아울러 “로마 교황청과 개별 교회의 관계”와 “일부 부서의 구조, 특히 동방교회를 위한 부서와 특히 유다교와의 대화에 중점을 두는 종교 간 대화와 교회 일치를 위한 부서의 조직”에 일어난 다른 변화들도 함께 지적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미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시대나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의 시대에 분명하게 입증된 것처럼, 더 이상 과거처럼 복음을 더 의식하지 않는 세상에서는 전통적 부서들이 전체적으로 재구성돼야 하고 새로운 부서의 신설을 제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신앙교리성과 인류복음화성이 “설립될 당시, 한편에는 그리스도인 세상과 다른 한편에는 아직 복음화해야 할 세상으로, 두 세상을 구별하기가 훨씬 더 간단했고 충분히 정의를 내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제 이러한 상황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직 복음이 선포되지 않은 민족들은 서양이 아닌 대륙에만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도처에 있습니다. 특히 도시집중 지역에 있습니다. 이곳에는 특수사목이 필요합니다. 대도시에는 우리의 사고방식과 우리의 태도를 조정하도록 도와주는 또 다른 ‘지도(mappe)’, 또 다른 패러다임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교적 세계(관)에서 살고 있지 않습니다. 더 이상 그렇지 않습니다!”

복음과 디지털 문화

교황청 조직을 재편하는 것은 복음 선포를 쇄신하는 데 자극이 된다. 교황이 권고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에서 이미 밝혔던 것처럼, 교회의 관습, 행동 양식, 시간과 일정, 언어와 모든 교회 구조가 “자기 보전(autopreservazione)보다는 오늘날 세계의 복음화를 위한 적절한 경로가 될 수 있어야” 한다(프란치스코 교황, 「복음의 기쁨」, 27항). 교황은 이러한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예전에는 서로 구분됐던 바티칸 미디어의 9개 단체를 통합한 교황청 홍보를 위한 부서의 신설을 주문한 바 있다. 이는 단순 “구조조정”이 아니라 “폭넓게 디지털화된 문화” 안에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조화를 이루는” 방식을 천명한 것이다. 

“멀티미디어와 (디지털) 융합이 특징인 새로운 문화는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 사도좌의 적절한 대응을 필요로 합니다. 오늘날, 다양화된 서비스와 비교할 때 멀티미디어 형태가 우세합니다. 이는 다양한 서비스를 인식하고 생각하며 실현시켜야 한다는 것을 특징으로 합니다. 이 모든 것은 문화적 변화와 함께, ‘격리된 부서의 업무’에서 - 이 경우 (인력이나 업무를) 약간 조정하는 것만이 최상이지만 - 본질적으로 ‘서로 연결되고 시너지 작용으로 이뤄지는 업무’로 넘어가기 위한 제도적이고 개인적인 변화를 포함합니다.”

하나의 구조, 많은 서비스

기존 정의평화평의회와 사회복지평의회(“Cor Unum”), 이주사목평의회와 보건사목평의회 간 구별된 업무를 더욱 일치되고 일관된 업무가 되도록 신설한 교황청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에도 유사한 상황이 일어났다.

“결국 교회는 단지 사회적 문제나 이민자들 문제만이 아니라 오늘날 세계화된 사회의 쓰고 버려진 모든 이의 상징이 되는 형제자매들, 곧 인간의 문제를 다룬다는 것을 모든 이에게 상기하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아울러 하느님께는 아무도 ‘이방인’이나 ‘소외된 이’가 아니라고 증거하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지중해의 바다가 너무도 많은 이들의 무덤이 되어버린 현실 앞에서 무관심에 젖은 양심을 일깨우라고 부르심을 받은 것입니다.”

사랑은 권태를 이깁니다

“큰 도전”과 “필요한 균형” 사이에서, 중요한 것은 교회가, 그리고 제일 먼저 로마 교황청이, 모두 “유일한 아버지의 자녀”인 인류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교황은 이처럼 큰 변화의 어려움, 점진적인 변화의 필요성, 심지어 “인간적 실수”를 부인하지 않는다. “인간적 실수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옳은 처사도 아닙니다.” 교황은 다음과 같이 명확하게 말했다. “이 힘겨운 역사적 과정과 연관해, 새로운 정식을 사용하면서까지 항상 과거에 굴복하려는 유혹이 있습니다. 과거가 더 (우리를) 보장해주고, (우리에게) 익숙하며, 확실하고, 덜 대립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경직된 태도를 받아들이려는 유혹을 경계해야 합니다. 경직된 태도는 변화에 대한 두려움에서 생깁니다. 그것은 공동선의 토양에 말뚝을 박고 장애물을 설치함으로써 혐오와 불통이 심겨진 밭으로 만듭니다. 모든 경직된 태도 뒤에는 항상 불균형이 자리하고 있음을 기억합시다. 경직된 태도와 불균형은 악순환 속에서 서로를 강화합니다. 오늘날 이러한 경직된 태도의 유혹은 아주 구체적인 유혹입니다.”

교황은 마르티니 추기경이 죽음을 앞두고 남긴 말을 인용하며 마무리했다. “교회는 200년 전에 머물러 있습니다. 어째서 우리는 스스로를 일깨우지 않습니까? 우리는 두려워합니까? 용기가 아니라 두려운 것입니까? 하지만 신앙은 교회의 기초입니다. 신앙, 신뢰, 용기 (...) 오직 사랑만이 권태(stanchezza)를 이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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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12월 2019, 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