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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구유의 아름다운 전통을 절대 손상시키지 마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월 1일 대림 제1주일 그레초를 방문한 자리에서 “언제나 놀라움과 경이로움을 자아내는” 표징의 의미와 가치에 관한 「놀라운 표징」(Admirabile signum)이라는 서한을 발표했다.

Sergio Centofanti / 번역 이창욱

“그리스도인에게 매우 소중한 감탄할 만한 표징은 언제나 놀라움과 경이로움을 자아냅니다.” 프라치스코 교황이 대림 제1주일에 그레초(Greccio)에서 서명한 구유의 의미와 가치에 관한 교황 서한 「놀라운 표징」(Admirabile signum)은 이같이 시작한다.

구유, 재발견해야 할 복음화 활동

“예수님의 탄생 사건을 나타내 보이는 것은 하느님 아드님의 강생 신비를 소박하고 기쁘게 선포하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교황은 이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성탄의 장면을 관상하면서 우리는 모든 인간을 만나기 위해 사람이 되신 분의 겸손에 매료되어 영적 여정에 임하도록 부르심을 받습니다. 아울러 우리가 그분과 일치할 수 있도록, 그분께서는 우리와 똑같이 되실 정도로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이 서한을 통해 저는 성탄에 앞서 구유를 준비하는 우리네 가족의 아름다운 전통을 지키고자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일터에서, 학교에서, 병원에서, 감옥에서, 광장에서, (...) 구유를 설치하는 관습도 지키길 바랍니다. 이는 전혀 색다른 재료를 사용하여 아름다움의 작은 걸작품들에 생명을 불어넣는 진정 독창적이고 멋진 행위입니다. 부모님과 조부모님이 함께 전해주고, 풍요로운 대중 신심을 간직하고 있는 (구유를 설치하는) 이러한 즐거운 관습을 우리는 어릴 때부터 배웁니다. 이 전통이 절대 훼손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더 나아가 구유 전통이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곳에서도 이러한 전통이 재발견되고 되살아나기를 바랍니다.”

성 프란치스코와 그레초의 살아있는 구유

교황은 예수님의 탄생을 처음으로 표현한 것을 회상하며 라틴어 “구유(praesepium)”의 어원이 “여물통(mangiatoia)”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을 인용해 예수님을 “여물통에 뉘어, 우리의 음식이 되신” 분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성 프란치스코가 1223년의 성탄 당시 그레초에서 살아있는 구유로 만들고 싶어했고, 또 참석한 모든 이가 기쁨으로 가득 찼던 것을 떠올렸다. “성 프란치스코는 이 구유 표징의 소박함을 통해 복음화의 위대한 활동을 실현했습니다. 그분의 가르침은 그리스도인의 마음속에 깊이 스며들어, 소박함을 통해 우리 신앙의 아름다움을 제시하기 위한 순수한 형태로 우리의 시대까지 지속되고 있습니다.”

아이가 되신 하느님에 대한 경이로움과 감동

구유는 “우리의 작음 앞에 자신을 낮추시며”, 가난한 이가 되신 “하느님의 따뜻한 애정을 나타내기” 때문에 “경이로움과 감동을 자아내고”, “가장 도움을 필요로 하는 형제자매들 안에 자비를 통해 하느님을 만나고 섬기도록” 겸손의 길을 따르라고 우리를 초대한다.

구유의 표징, 밤의 침묵 가운데 별이 빛나는 하늘

교황의 서한은 구유의 다양한 표징들을 나열한다. 먼저 밤의 침묵과 어둠 가운데서 별이 빛나는 하늘이 나온다. 그 밤은 때때로 우리의 삶을 에워싸고 있는 밤이다. 교황은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그래서, 이 순간에도,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결코 홀로 내버려두지 않으시고, 당신 자신을 드러내십니다. 그분께서는 어둠이 있는 곳에 빛을 주시고, 고통의 어둠을 거쳐가는 많은 이들을 비추십니다.”  

풍경들, 천사들, 별, 가난한 이들

예수님께서 “치유하시고 재건하려고” 오신 “타락한 인류의 가시적인 표징”인 옛 궁궐과 저택의 폐허로 이뤄진 풍경들도 나온다. 거기에는 메시아의 도래를 알리는 축제에 참여하는 한편 만물을 대표하는 산을 비롯해 시냇물과 양떼가 있다. 천사들과 동방의 별은 “우리 또한 (구유) 동굴에 이르러 주님을 경배하기 위해 여정에 임하도록 부르심 받았다”는 표징이다. 목동들은 “가장 겸손하고 가장 가난한 이가 강생 신비의 사건을 받아들일 줄 안다”는 점을 상징한다. 걸인들의 작은 조각상도 이와 마찬가지다. “더 나아가 가난한 이들은 이 신비의 특권층입니다. 이따금씩 이들은 대부분 우리 가운데 계시는 하느님의 존재를 알아봅니다.” 하지만 헤로데의 왕궁은 “기쁨의 선포 앞에서 마음이 닫히고, 귀가 먹은 상태를 배경으로 합니다. 구유에서 태어나, 하느님 몸소 빈민층과 소외층에게 희망과 존엄을 주시는 유일하고 참된 혁신을 시작하십니다. 사랑의 혁신, 애정의 혁신입니다.”

직공에서 제빵사에 이르기까지, 일상의 성화

구유에는 간혹 복음의 이야기와는 아무 관련 없어 보이는 조각상들이 놓이는데, 이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려 하는 것 같다고 교황은 말했다. “예수님께서 개막하신 이 새로운 세상에는 인간적인 모든 존재와 모든 피조물을 위한 자리가 있습니다.” 교황은 “목동에서 직공까지, 제빵사에서 음악가까지, 물동이를 이고 가는 여인에서 놀고 있는 어린이에 이르기까지”, “예수님께서 당신의 신적인 생명을 우리와 함께 나누실 때, 일상의 성화, 매일의 일들을 특별한 방식으로 행하는 기쁨”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리아와 요셉, 하느님께 맡기심

(구유) 동굴에는 마리아와 요셉이 있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뜻을 신뢰하며 어떻게 자기 자신을 맡기는지에 대한 증거”이며, 요셉도 마찬가지다. “보호자는 결코 지치지 않고 자기 가족을 지킵니다.”

아기 예수님, 역사를 바꾸는 사랑

구유(여물통) 안에 아기 예수님이 계신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계획을 벗어나는 예측할 수 없는 분”이라고 강조하며 교황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의 팔 안에 받아 들여지시려고 아기의 모습으로 당신 자신을 그처럼 표현하십니다. 사랑을 통해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 변화시키시는 당신의 권능을 연약함과 나약함 안에 숨기십니다. 구유는 역사의 과정을 바꾼 이 유일하고 특별한 사건을 보게 하며 우리를 감동시킵니다.”

동방박사들, 멀리 있는 이들과 신앙

끝으로, 마지막 표징이 있다. 주님 공현 대축일이 다가올 때, 구유에 동방박사 왕들의 조각상을 놓는다. “그리스도께 도달하기 위해 먼 곳에서 떠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행복을 원하십니다

교황은 다음과 같이 마무리했다. “구유는 신앙 전달의 감미롭고도 긴요한 과정에 속합니다.” (구유를) 어떻게 설치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구유가 우리의 삶에 말하는 내용입니다.” 교황은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과 관련해 “하느님께서 아기가 되신 것은 우리가 어떤 상황에 있든지, 그리고 모든 인간에게 당신이 얼마나 가까이 계시는지를 말씀해주시기 위해서”, 그리고 “바로 여기에 행복이 있다”고 말씀하시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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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12월 2019, 1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