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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도쿄서 젊은이들에 “일본은 여러분이 필요합니다. 세상은 여러분이 필요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해외 사도적 순방 일정에서 절대 빠뜨리지 않는 것은 “미래 사회를 건설하는” 젊은이들과의 만남이다. 일본 순방 중인 교황은 귀국 전날 도쿄에서 젊은이들을 만났다.

Linda Bordoni / 번역 김근영 

도쿄대교구 마리아 주교좌성당에서 진행된 프란치스코 교황과 젊은이들의 만남은 잘 준비된 형식에 따라 진행됐다. 만남 행사는 젊은이들이 직접 경험한 증언으로 시작했다. 가톨릭, 불교, 이주민을 대변하는 젊은이 3명은 오늘날 일본에서 살고 있는 젊은이들의 종교적 다양성과 문화적 다양성을 드러내며 그들이 겪고 있는 깊은 두려움과 열망에 관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들은 또 교황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먼저 미키는 시간이 부족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젊은이들이 종종 “셀 수 없이 많은 별을 바라보지 못하는” 현실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자신의 나약함과 하느님의 위대함을 체험할 기쁨 가득한 기회를 잃어버리고,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마사코는 특별히 일본의 학자 및 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약자 괴롭힘 문제와 극단적 선택(자살)을 강조했다. 그는 테크놀로지의 그릇된 사용이 수많은 젊은이로 하여금 외로움과 고립감을 경험하게 만든다며, 또한 진정한 친구를 사귀지 못하게 이끈다고 말했다. 

마사코의 우려는 세 번째로 증언한 레오나르도의 말에서 다시 되풀이됐다. 레오나르도는 필리핀 이주민의 자녀다. 그는 교황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교황님, 우리는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차별과 집단 따돌림의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교황은 “차별과 집단 따돌림의 경험을 나눠준 데 대해 레오나르도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어 교황은 갈수록 많은 젊은이들이 집단 따돌림에 관해 용감하게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집단 따돌림

교황은 집단 따돌림이 “우리의 자신감을 공격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받아들이고 인생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역량이 가장 필요한 바로 그 순간에 말입니다.”

교황은 집단 따돌림을 전염병으로 묘사하면서, 이에 대한 최고의 치료제는 모두가 일치하여 “그만해!”라고 말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반 친구 가운데 서서 이렇게 말하는 것을 절대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네가 하고 있는 것은 잘못된 일이야’라고요.”

두려움

교황은 두려움에 대해 설명했다. 두려움은 언제나 선(善)의 원수다. 왜냐하면 그것이 사랑과 평화의 원수이기 때문이다. 

교황은 모든 위대한 종교들이 관용, 화합, 자비를 가르치지 두려움, 분열, 갈등을 가르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예수님께서 끊임없이 제자들에게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다는 점을 떠올렸다. 또 하느님을 위한 사랑과 우리의 형제자매들을 위한 사랑이 두려움을 몰아낸다고 설명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못 박히시기까지, 멸시받고 거부당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계셨습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이방인이 되는 것, 이주민이 되는 것, (우리와는) ‘다른’ 누군가가 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잘 알고 계셨습니다.” 교황은 어떤 의미에서 예수님은 궁극적인 “아웃사이더”였다며, “내어줄 생명으로 가득 찬 그러한 아웃사이더”라고 덧붙였다. 

교황은 레오나르도와 그의 세상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세상은 당신을 필요로 합니다. 절대 잊지 마십시오! 우리는 항상 우리가 갖지 못한 모든 것을 바라볼 수는 있지만, 타인에게 내어 줄 수 있고 타인과 나눌 수 있는 모든 생명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을 필요로 하십니다. 도움의 손길을 찾는 우리 주변의 모든 사람을 당신이 응원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여기엔 “매우 중요하지만 과소평가된” 역량을 계발시켜나가는 게 포함된다고 교황은 설명했다. “타인을 위해 시간을 내는 법,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법, 타인과 나누는 법,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역량입니다.”

사랑은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그럴 때라야 우리는 우리의 경험과 문제들을 사랑에로 열어 젖힐 수 있다고 교황은 설명했다. 그 사랑은 “우리를 변화시키고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변화시키기 시작”한다.

교황은 바로 이것이 앞서 미키가 자신의 경험을 나누면서 질문한 것과 연결된다고 말했다. 미키는 정신없이 바쁜 사회, 그리고 경쟁과 결과물에만 몰두하는 사회 안에서 어떻게 하느님을 위한 자리를 마련할 수 있는지를 교황에게 질문했다. 

교황은 “갈수록 사람, 사회 공동체, 심지어 사회 전반이 외적으로는 고도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내적 삶은 빈곤해지고 내적인 후진국이 되며 참된 삶과 활력을 잃어버린다”고 말했다. 

“모든 것이 지루합니다. 더 이상 꿈꿀 일도 없고, 웃거나 놀 수도 없습니다. 감탄하거나 놀라워하는 감각도 없습니다. 마치 좀비 같습니다. 심장은 뛰기를 그쳤습니다. 타인과 함께 삶을 기념할 역량이 없기 때문입니다.”

영적 빈곤

교황은 이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물질적으로는 부유해졌지만 유례없는 외로움의 노예로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난한 이들 가운데 가장 가난한 이’를 위해 헌신했던 마더 데레사 성녀를 인용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가장 끔찍한 가난은 외로움과 사랑받지 못한다는 느낌입니다.” 

교황은 우리가 영적 빈곤에 맞서 싸우라는 부르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이들은 “우선순위와 선택에 있어 큰 변화를 요구 받기 때문에” 특별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가진 것 혹은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눌 수 있는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입니다. ‘무엇을 위해 사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누구를 위해 사는지’가 중요합니다. 이것저것은 중요합니다만, 사람이야말로 지극히 중요합니다.”

교황은 “(모든 일에 있어) 사람을 빼버린다면 우리는 인간성이 말살된다”면서 “우리는 얼굴과 이름을 잃어버리고, 그저 또 다른 대상이 될 뿐”이라고 말했다. 

우정

우정은 젊은이들이 이 세상에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운 것이라고 교황은 설명했다. 아울러 교황은 “만남의 문화, 수용, 형제애, 각 개인의 존엄, 특히 사랑과 이해를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을 기초로” 미래에 희망을 두라고 젊은이들을 초대했다. 

“물리적으로 살아있으려면 호흡을 계속해야 합니다.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하는 일입니다. 단어의 완전한 의미를 온전히 살아있게 하려면 우리는 기도와 묵상을 통해 영적으로 숨쉬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교황은 참가자들에게 이같이 촉구하면서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마음속 깊은 데서 듣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타인에게 다가가 사랑과 봉사를 실천하라고 말했다. 

꿈을 제쳐두지 마십시오

끝으로 교황은 마사코의 학창시절과 교사로서의 경험을 언급하면서, 지혜를 키우는 중요한 방법이란 올바른 답을 찾는 게 아니라 올바른 물음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 물으십시오. 묻기 위해 타인을 도우십시오. 우리 삶의 의미에 관해, 그리고 우리 다음에 오는 이들을 위해 어떻게 더 나은 미래를 마련해줄 수 있는지에 관해, 올바른 물음을 던지십시오.”

교황은 다음과 같이 마무리했다. “사랑하는 젊은이 여러분, 결코 낙담하거나 여러분의 꿈을 제쳐두지 마십시오. 꿈을 위한 자리를 충분히 마련하고, 담대하게 광활한 지평을 바라보십시오. 꿈을 함께 성취하길 열망한다면, 무엇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는지 바라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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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11월 2019, 1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