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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일본 주교단에 “복음을 증거하고 생명을 보호하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본 가톨릭교회 공동체로 하여금 생명을 보호하고 연민과 자비의 복음을 선포하며 매일 주님을 증거하도록 촉구했다.

Robin Gomes / 번역 김단희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월 23일 토요일 저녁 일본 도쿄에 도착했다. 일본은 교황의 32번째 해외 사도적 순방 두 번째 목적지다. 도쿄에 도착한지 한 시간도 되지 않아 교황은 주 일본 교황청대사관에서 일본 주교단을 만나 연설했다. 

교황은 이번 일본 사도적 순방의 주제인 “모든 생명을 보호합시다(Protect All Life)”를 언급하고, 생명을 보호하고 신앙을 증거하는 삶의 방식을 제안했다.

위대한 신앙의 증거자들

교황은 예수회 선교사로서 일본에서 활동하길 간절히 바랐던 자신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면서, 오늘 마침내 그 꿈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470년 전 일본으로 건너와 이 땅에 그리스도교를 전파한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와 같은 위대한 신앙의 증거자들의 발자취를 따라, 교황 자신도 선교하는 순례자로서 오늘 이 자리에 일본 주교단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들, 복자 유스토 타카야마 우콘, 그리고 수많은 “숨은 그리스도인들(가쿠레 기리시탄)”을 언급하고, 그들이 온갖 시련과 박해 속에서도 오랜 세월 신앙의 빛을 지켜내고, ‘나자렛의 성 가정’ 모습 그대로 진정한 가정 교회를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생명 보호, 복음 선포

교황은 일상 속에서 주님을 증거하는 특성이 일본 가톨릭교회 공동체의 ‘유전자’ 안에 새겨져 있다면서, 그것이 교회가 나아갈 길을 제시해주고, 절망을 이겨내는 해독제가 돼 준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생명을 보호한다’는 것은, 나에게 맡겨진 모든 이의 생명을 사랑으로 깊이 묵상하고 ‘응시’하며, 그 생명이 주님의 선물임을 깨닫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무엇이든 사랑을 통해서만 구원받을 수 있으며, 포용을 통해서만 변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모든 생명을 보호한다’와 ‘복음을 선포한다’라는 두 개념이 서로 상반되거나 무관하지 않으며, 오히려 서로를 필요로 하고 의지하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예수님의 복음의 빛 아래 맡겨진 이들의 온전한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경계하고 주의를 기울이라는 의미가 이 두 개념 속에 담겨 있습니다.”

증거하는 교회, 대화

일본 인구 1억2670만 명 가운데 대부분은 신토(神道)를 따르는 사람들이거나 불자들이며, 가톨릭 신자는 전체의 0.42퍼센트에 불과하다. 교황은 이 같은 수치만으로 겸손한 일상의 증거와 타 종교와의 열린 대화를 통해 복음화에 헌신하는 일본 교회의 노력을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환대와 관심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대하는 일본 교회에 감사를 표하고, 이 같은 노력이 일본 사회 안에 복음을 증거하고 교회의 보편성 또한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희망, 치유, 화해의 메시지

교황은 “증거하는 교회가 세상의 희망이나 정의와 같은 시급한 사안에 관해 더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4일 주일 나가사키와 히로시마를 방문해, (원폭) 피해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핵군축을 촉구하는 일본 주교단의 예언자적 목소리를 전하겠다고 약속했다. 

교황은 두 차례 핵폭탄 투하를 비롯해 지진, 쓰나미, 원전사고로 이어져 일대를 황폐화시킨 후쿠시마 참사 등을 언급했다. 이어 여기서 비롯된 고통들이 우리로 하여금 육체적∙정신적 곤경에 처한 이들을 돕는 한편, 모든 이에게 희망∙치유∙화해의 복음을 전하는 것이 우리 그리스도인의 의무이자 우리 인간의 의무임을 깨닫게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에 가톨릭교회 공동체가 세상 안에서 분명한 복음의 증거가 될 수 있게 노력해달라고 일본 주교단에 당부했다. 아울러 교육 사도직이란, 더 큰 지적∙문화적 흐름에 참여하고 복음을 전파하게 하는 훌륭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적 병폐

끝으로 교황은 일본 주교단으로 하여금 특별히 젊은이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고독감, 절망감, 고립, 자살, 집단 괴롭힘 그리고 그 밖의 새로운 형태의 소외 및 영적 혼란 등 심각한 사회적 병폐들에 적극적으로 대처해나갈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효율성, 성과, 성공만을 추구하는 문화가 관대하고 이타적인 사랑의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나가길”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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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11월 2019, 0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