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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나가사키서 핵무기 없는 세상 호소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1월 24일 도쿄를 떠나 이날 오전 9시30분께 나가사키에 도착했다. 원폭 피해자들을 기억하는 폭심지 공원에서 소규모 군중이 교황을 기다리고 있었다. 교황은 평화가 두려움 위에서 세워지지 않는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Adriana Masotti / 번역 이정숙

불신에서 비롯된 거짓 안전에 근거한 평화와 안정은 장담할 수 없다. 끝없는 피해를 야기하고, 발전을 왜곡하면서, 군비경쟁에 투자할 수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핵무기의 대참사를 증거하는 도시인 이곳 나가사키에서는 확실히 반박할 수 없는 것이었다. 

폭심지 공원

교황은 나가사키 폭심지 평화공원에 도착해 주지사와 시장의 환대를 받았다. 원폭 생존자 두 명이 교황에게 흰 꽃으로 만든 화환을 건넸으며, 교황은 비극적인 원폭 희생자들을 기리는 위령비 앞에 화환을 놓고 오랜 시간 기도했다. 비가 내리는 동안 사람들은 흰색이나 노란색 비옷을 입고 교황을 기다렸으며, 교황 도착 이후 질서정연하게 인사했다. 교황은 호롱불에서 불을 붙여 촛불을 켰다. 엄숙한 분위기였다. 

“평화는 두려움 위에 세워지지 않습니다”

교황은 안보 문제의 핵심으로 곧장 들어가 연설했다. 

“평화와 국제적 안정을 상호 파괴의 두려움이나 완전한 절멸의 위협 위에 세우려는 그 어떤 시도와도 양립할 수 없습니다.”

곧, 평화와 세계적 안정은 “연대와 협력이라는 전 지구적 윤리에서 출발”해야 한다. 

하늘까지 올라가는 울부짖음

교황은 인간의 온전한 발전과 환경보호에 사용돼야 할 소중한 자원을 낭비하는 “군비경쟁”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만으로는 결코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백만 명의 아이들과 가정들이 비인간적인 환경에서 살아가는 오늘날의 세상에서, 점점 더 파괴적인 무기의 제조 및 현대화, 무기 유지 및 판매를 통해 재물을 쌓으며 탕진하는 돈은 하느님 나라에까지 울부짖음이 들리는 끝없는 모욕입니다.”  

공동적이고 합의된 결정이 필요합니다

수많은 사람이 핵무기 없는 세상을 염원한다면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 개인, 종교, 시민사회 공동체, “핵무기 보유국이나 비보유국, 군사 및 민간 부문, 국제기구” 등 여기에 불림 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963년 성 요한 23세 교황이 회칙 「지상의 평화」(Pacem in terris)를 통해 핵무기 금지를 촉구했다면서, “진정하고 항구적인 국제 평화는 군사력의 균형이 아니라 오직 상호신뢰에 기초해야 한다”고 단언했던 내용을 강조했다. 

“국제 무기 통제 체제를 무너뜨릴 위험으로 치닫게 하는, 오늘날 널리 퍼진 불신의 풍토를 깨뜨려야 합니다. 새로운 군사 기술의 발전에 직면한 우리는 (핵무기 해제를 위한) 다자간 공동정책이 더 심각하게 부식되고 있다는 점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군비축소 관련 조약을 지지하는 교회

교황은 가톨릭교회가 “민족과 국가들 사이의 평화를 증진하는 결정에 전적으로 헌신하고 있다”면서 “하느님과 세상의 모든 사람 앞에서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고 느끼는 의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군비축소와 핵 확산 금지에 관한 합법적 수단과 조약을 지지하며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핵무기 없는 세상이 가능하고 또 필요하다는 확신 안에서, 저는 이러한 무기들이 이 시대의 국내외적 안보가 당면한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정치 지도자들이 잊지 않기를 요청합니다. 우리는 인도적이고 환경적인 관점에서, 핵무기의 사용이 초래할 파국적 영향을 깊이 숙고해야 합니다. 또 핵 관련 정책으로 조성된 공포, 불신, 적대감이라는 풍토가 강화되는 것을 거부해야 합니다.”

대화에 닫힌 ‘문화의 폐허’

인간의 온전한 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교황은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 “진지한 성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964년 성 바오로 6세 교황은 “군비지출의 한 부분”을 떼어 가장 가난한 이들을 돕는 국제 기금을 만들자고 제안한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모든 사람이 “상호 신뢰와 상호 발전을 보장하는 구조를 만드는” 과제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 잘 대처하는 지도자”를 신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여전히 우리의 양심에 계속 영향을 끼치는 수많은 사람의 고통 앞에서, 그 누구도 무관심할 수 없습니다. 상처 입은 형제의 울부짖음 앞에서, 그 누구도 귀머거리가 될 수 없습니다. 대화의 역량을 상실한 문화의 폐허 앞에서, 그 누구도 장님이 될 수 없습니다.” 

형제애의 문화를 위해 기도하십시오

교황은 가톨릭 신자가 아닌 사람까지 포함된 모든 이가 “생명의 문화, 화해의 문화, 형제애의 문화가 승리”하도록 매일 함께 기도하자고 청하며 연설을 마쳤다. 교황은 하느님께 신뢰를 두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평화를 위한 기도를 바쳤다. 

“주님, 저를 당신의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의혹이 있는 곳에 신앙을,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이 있는 곳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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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11월 2019, 1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