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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알현 일반알현  (Vatican Media)

“다른 믿음을 가진 이와 다리를 건설하고, 절대 공격하지 마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월 6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알현 훈화를 통해, 바오로 사도가 아테네의 아레오파고스의 ‘알지 못하는 신에게’ 바쳐진 제단에서 영감을 얻어 적개심이 아닌 신앙의 눈으로 이교도의 세계를 바라본 것처럼, 복음과 이교도의 세계 사이를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자고 권고했다.

번역 김호열 신부

사도행전에 대한 교리 교육:

15. “여러분이 알지도 못하고 숭배하는 그 대상을 내가 여러분에게 선포하려고 합니다”(사도 17,23). 

아레오파고스에서의 바오로: 아테네에서 신앙을 토착화한 사례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사도행전과 함께하는 우리의 “여행”을 계속 이어갑시다. 필리피, 테살로니카, 베로이아에서 시련이 있은 후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의 심장부에 있는 아테네에 도착했습니다(사도 17,15 참조). 정치적 타락에도 불구하고 고대의 영광의 그림자 속에서 살았던 이 도시는 여전히 문화적 우위를 점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바오로 사도는 “도시가 우상으로 가득 찬 것을 보고 격분”(사도 17,16)했습니다. 그러나 우상 숭배에 대한 이러한 “충격”은 그것으로부터 도망치게 하는 대신 그러한 문화와 대화하기 위한 다리를 만들라고 그를 재촉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그 도시와 가까워지기로 결심하고 가장 중요한 장소와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합니다. 바오로는 신앙생활의 상징인 회당에 나가고, 도시생활의 상징인 광장에 나가고, 정치 및 문화생활의 상징인 아레오파고스에 나갑니다. 유다인들, 에피쿠로스 학파와 스토아 학파의 철학자들, 그리고 다른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모든 사람과 만나고, 자신을 열고, 모든 사람과 대화하러 나갑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바오로는 문화를 관찰하고, 아테네의 환경을 “관상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 집 안과 거리와 광장에 살고 계시는 하느님”(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 71항)을 발견합니다. 바오로는 아테네와 이교도의 세상을 적의로 보지 않고 신앙의 눈으로 바라봅니다. 이는 우리로 하여금 우리의 도시를 바라보는 방식에도 물음을 던집니다. 우리는 우리의 도시들을 무관심하게 관찰합니까? 경멸의 눈빛으로 바라봅니까? 아니면 익명의 군중 가운데서 하느님의 자녀임을 증명하는 믿음으로 바라봅니까? 

바오로 사도는 복음과 이교도의 세상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시선을 택합니다. 그는 고대 세계의 가장 유명한 정치 기구 중 하나인 아레오파고스의 중심에서 신앙의 메시지를 토착화하는 놀라운 모범을 실천합니다. 곧, 우상숭배자들을 공격하는 게 아니라, “연결하는 이, 다리를 건설하는 이”(산타 마르타의 집 아침미사 강론, 2013.5.8.)가 됨으로써 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 

아테네에는 어떠한 형상도 없고 단지 “알지 못하는 신에게”(사도 17,23)라고 새겨진 제단이 있었습니다. 바오로는 이 “알지 못하는 신에게” 바쳐진 제단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그는 알지 못하는 신을 “숭배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청중과 공감하면서 “시민들 가운데에 머무르시고”, “당신을 진심으로 찾는 이들에게 당신을 숨기지 않으시는” 하느님을 선포합니다(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 71항 참조). 바오로 사도는 바로 하느님의 이러한 현존을 밝히려고 노력합니다. “여러분이 알지도 못하고 숭배하는 그 대상을 내가 여러분에게 선포하려고 합니다”(사도 17,23). 

아테네인들이 숭배하는 미지의 신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바오로 사도는 창조 곧, 계시의 하느님에 대한 성경적 믿음에서 시작하여 그리스도인 고유의 메시지인 구원과 심판에 이르기까지 설명합니다. 그는 창조주의 위대함과 사람이 만든 성전들 사이의 부조화를 보여주고, 창조주께서는 사람들이 당신을 찾을 수 있도록 우리를 항상 찾으신다는 것을 설명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바오로 사도는,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님의 아름다운 표현처럼, “사람들이 알고 있으면서도, 알지 못하는 분, 알지 못하지만 알려지신 하느님을 선포합니다”(베네딕토 16세 교황, 베르나르도 대학에서 열린 문화계와의 만남 강연, 2008.9.12.). 아울러 바오로는 모든 사람이 “무지의 시대”를 넘어 임박한 심판을 앞두고 회개하라고 초대합니다. 바오로는 이처럼 케리그마(kerygma)에 도달하고, “하느님께서 그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시어 그것을 모든 사람에게 증명해 주셨다”(사도 17,31)는 사실을 설명하지 않으면서도, 그리스도에 대해 암시적으로 말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흥미로운 발견이었기에 지금까지 토론자들을 숨돌릴 틈 없게 했던 바오로 사도의 말이 암초를 만납니다. 곧,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 “어리석음”(1코린 1,23)으로 보여지며, 비웃음과 조롱을 불러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바오로는 그 자리를 떠납니다. 그의 시도는 실패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몇몇 사람이 바오로의 말을 받아들이고 믿게 되었습니다. 그들 가운데에는 아레오파고스 의회 의원인 디오니시오와 다마리스라는 여자가 있었습니다. 또 아테네에서 복음이 뿌리를 내리고, 두 목소리를 통해 곧, 남자와 여자의 목소리를 통해 퍼져 나갈 수 있었습니다.

우리 또한 오늘, 믿지 않는 사람들이나 우리와 다른 믿음을 가진 사람들, 그리고 문화와 다리를 건설할 수 있도록 성령께 가르쳐 달라고 청합시다. 항상 다리를 건설하고, 항상 손을 내밀고, 공격하지 않을 수 있도록 청합시다. 가장 굳은 마음까지 녹여주는 사랑으로 (마음이) 움직여서, 그리스도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관상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섬세함으로 신앙의 메시지를 토착화할 수 있는 역량을 베풀어달라고 성령께 청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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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11월 2019, 1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