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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머니 대지』 출간... 피조물 돌봄에 관한 그리스도교적 근거들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가 반포된 지 4년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 아마존 시노드의 마지막 날에 즈음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환경에 관한 글과 연설문을 모은 새 책이 나왔다. 이 책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글과 함께 생태학에 대한 그리스도교적 비전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Maria Milvia Morciano / 번역 김호열 신부

바티칸 출판사가 환경에 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글을 모은 『우리 어머니 대지: 환경 문제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고찰』(Nostra Madre Terra. Una lettura cristiana della sfida dell'ambiente)을 10월 24일 목요일 출간했다. 이 책의 서문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바르톨로메오 1세 세계 총대주교의 글이다. 그는 특히 서문을 통해 정교회가 공헌한 과정을 회상하고 있다. 이는 가톨릭 교회와 정교회를 공동의 “피조물의 미래에 대한 관심”으로 하나되게 하고자 지난 2015년 제정한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의 담화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인류 가족의 일치

이 책의 제1장 “통합 비전”은 특히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발췌한 것으로, “지속가능하고 온전한 개발을 추구하는 인류 가족 전체”의 일치를 통해 우리 공동의 집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들이 실렸다. 이 전제는 짧은 시간 내에 방향 전환을 하지 않으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는 통제되지 않은 착취의 결과인 △오염 △지구 온난화 △기후 변화 △생물 다양성의 손실과 같은 환경위기 상태에 대한 교황 회칙의 일부 내용에 대한 분석을 통해, “시대의 도전에서 글로벌 기회에 이르기까지”를 설명하고 있다. 교황은 특히 ‘생태적 회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한편,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양심을 일깨우는 진정한 생태 교육의 장려를 통해 생태적 회심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피조물 보호와 생명의 권리

교황의 연설문과 일반알현 훈화 및 강론들을 모은 부분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 재위 초기부터 더 이상 지연할 수 없는 문제를 그치지 않고 다뤄왔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하느님께서 모든 생명체에게 주신 선물, 특히 유일하게 “인간의 코에 불어 넣으신”(창세 2,7) 하느님의 (생명의) 숨결을 받은 인간에게 주신 엄청난 선물을 보호하는 것에 관한 내용이다. 교황은 피조물과 인간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고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을 창세기의 말씀을 통해 강조했다. 교황의 말은 생명의 권리에 대한 지속적인 호소들이다. 이 권리는 △책임 △정의 △공정성 △연대 등의 키워드를 거쳐가는 권리다. 더욱이 이러한 근본적인 이유 때문에 교황은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차별도 없이 생존에 필요한 지구의 재화,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물’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생태론의 영성적 고찰

교황은 『우리 어머니 대지』 출간이 임박했을 때 썼던 미공개 글에서, 환경보호에 대한 단순한 염려가 아닌 담론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우리 모두에게 제공하고자 하늘을 향해 시선을 들어올렸다. 이는 비록 많은 측면을 공유하지만 생태론의 세속적인 견해와 비교할 수는 없다. 실제로 교황은 깊은 영성적 담론을 통해, 소위 말하는 ‘생태신학’을 발전시켰다.

모든 것의 중심에 있는 하느님의 사랑

피조물은 하느님 사랑의 결실이다. 곧, 피조물 각각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이다. 특히 창조의 선물을 준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이다. “하나의 현존을 발견하도록 초대 받은” 장소인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이다. 교황은 “이것이 바로 창조의 상태를 결정짓는 인간의 친교 역량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 인간의 운명이 우주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간과 피조물 사이의 연결은 사랑 안에서 살아 있으며, 그것이 약해지고 주어진 선물을 깨닫지 못하면 손상된다. 교황은 소수의 손에 집중돼 권력과 부를 독점하기 위해 무책임한 방법으로 자행된 자원 착취가 세상과 인간 자신을 파괴할 운명의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죄의 구조들

이 환경적 비상상태가 모든 인간으로 하여금 동등한 존엄성과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다시 되돌아가고, 생명을 선택하고, 정의와 공유를 실현하는 경제 및 문화적 모델을 검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는 없는지 교황은 묻고 있다. 교황은 우리 시대가 소유를 중요하게 여기기 위해, 닫힘으로 이어지는 소유를 중요하게 여기기 위해, 존재의 활동적이고 개방적인 차원을 망각했다고 지적했다. 인간은 오직 자신의 물질적 재산 측면에서만 자기 자신을 정의하고 인식한다. 따라서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사람은 “자신의 얼굴을 잃을 위험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투명인간이 되고, 우리 도시들을 채우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 중 하나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어 교황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회칙)을 인용하면서, 죄의 구조들이 “악을 생성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며, 가난한 이들을 다치게 하고 모욕하지만, 소유와 권력의 논리에는 호의를 베푼다”고 말했다.

용서와 성령으로부터 다시 시작하기

기술혁명과 개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무엇보다도, 깨달음은 “진정한 친교 정신”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용서하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땅과 바다, 공기와 동물들 (…)”에게 용서를 구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있어 용서를 구하는 것은 자신의 존재와 사고방식을 완전히 재검토하는 것을 의미하며, 자기 자신을 깊이 새롭게 하는 것을 뜻한다. 용서는 성령 안에서만 가능하다. 용서는 주님께 겸손하게 간청해야 할 은총이다. 용서는 능동적으로 변화하는 것이며, 혼자가 아니라 함께 여정을 시작하는 것이다. 

신앙인의 비전, 성찬례에서 시작하기

교황은 자신의 생활양식을 재검토하고 생각을 바꾸는 것 외에도 비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앙인은 전례에서, 특히 거룩한 미사 거행을 통해 비전을 배운다. 빵과 포도주는 인간이 자연의 결실인 밀과 포도를 자신의 독창성으로 변형하여 얻은 최초의 음식이다. 인간은 이 빵과 포도주를 하느님께 봉헌하고, 하느님은 성령을 통해 이 빵과 포도주를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시켜주신다. 당신 아드님이라는 더 큰 선물로 인간에게 다시 돌려 주신다. 빵과 포도주는 상징들의 순환 안으로 들어간다. 곧, 하느님의 선물, 인간의 노고, 노동, 고생이 매일 필요한 음식인 빵, 기쁨과 잔치인 포도주라는 상징들의 순환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성찬례 안에서 빵과 포도주가 하느님의 인격적인 사랑인 성령으로 적셔져 그리스도로 변화되는 것처럼, 창조 역시 사랑으로 사용될 때 하느님의 인격적인 말씀이 됩니다.” 이러한 말에서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희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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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10월 2019, 1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