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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성식 미사 시성식 미사 

“새 성인들은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숭고한 빛’입니다”

기도하고, 걸어가고, 감사하라.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월 13일 5명을 성인품에 올리는 시성식 미사 강론에서 이러한 3가지 주제에 관해 설명했다. 교황은 기도가 마음의 약이며, 믿음은 함께 걸어가는 것이고, 감사하는 것은 “가장 단순하고 유익한 단어”라고 강조했다.

Benedetta Capelli / 번역 이창욱

그들은 일생 동안 진리이신 예수님을 찾으며, 소외된 이들을 돕고 기도하는 데 헌신하고, 어려운 시련을 극복하면서 신앙의 길을 걸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13일 주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시성한 5명의 새 성인은 이 세상 삶의 변방에서 살아갈 수 있는 교회의 모습, 소박한 집처럼 되는 교회, 매일의 ‘일상’ 안에서의 거룩한 교회의 모습을 드러내준다. 영국의 존 헨리 뉴먼(John Henry Newman) 추기경, 성 가밀로의 딸들 수녀회 창립자 쥬세피나 반니니(Giuseppina Vannini) 수녀, 인도의 마리암 트레시아 치라멜 만키디얀(Mariam Thresa Chiramel Mankidiyan) 수녀, 브라질의 둘시 로페스 폰치스(Dulce Lopes Pontes) 수녀, 스위스의 마거리트 베이즈(margarita Bays)의 삶은 당대의 역사에 잘 부합했다고 교황은 설명했다.

두려움에서 우리를 구하소서

교황은 약 5만 명의 신자들이 참례한 가운데 시성식 미사를 거행하면서 나병 환자들의 치유를 들려주는 루카 복음의 구절에서 영감을 받아 신앙의 길을 묘사하기 위한 세 가지 길을 제시했다. 교황은 나병 환자들이 “사회적 소외”를 당했지만 예수님의 관심을 끌기 위해 울부짖었다면서, 이것은 (주님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방법이라고 교황은 설명했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과 자신의 한탄 속에 갇혀”있거나 “타인의 판단”을 신경 쓰는 게 아니라, 홀로 남은 자의 부르짖음을 들어주시는 주님께 기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나병 환자들처럼 우리 또한 치유가 필요합니다. 우리 모두가 말입니다. 우리 자신, 우리의 삶, 미래에 대한 불신에서, 많은 두려움에서, 우리를 노예로 만든 악습에서, 수많은 (마음의) 닫힘과 의존과 집착에서 회복되어야 합니다. 게임, 돈, 텔레비전, 휴대폰, 타인에 대한 심판과 같은 집착에서 회복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그분에게 기도한다면, ‘주님, 당신께서 저를 낫게 해주실 수 있음을 믿습니다. 저의 닫힌 마음에서 저를 낫게 하시고, 악과 두려움에서 저를 구하소서, 예수님’이라고 말한다면, 주님께서는 우리 마음을 낫게 하시고 구해주십니다.”

기도, 마음의 약

주님께서는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의 담대함을 칭찬하시며, 직접적이고 자발적으로 당신께 의지하는 사람에게 상을 주신다.

“이름을 부르는 것은 신뢰의 표시요,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일입니다. 우리의 비참을 숨기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신뢰에 찬 기도를 통해, 있는 그대로의 우리를 예수님께 내어 드리면, 신앙도 그와 같이 자라납니다. 신뢰를 갖고 매일 예수님의 이름을 부릅시다. 하느님께서 구원하십니다. (그분의 이름을) 되풀이합시다. 이것이 기도입니다. 예수님의 이름을 말하는 것이 기도하는 것입니다. 기도는 신앙의 문입니다. 기도는 마음의 약입니다.”

겸손하고 구체적인 걸음

겸손하고 구체적인 사랑으로, 매일 인내하며 신앙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결코 혼자가 아니라 다 함께 “걸어가기” 위한 길이라고 교황은 강조했다. 사실 나병 환자들은 멈추었을 때 치유된 게 아니라 (예루살렘을 향해) 올라가는 동안 몸이 깨끗해졌고 나았다(루카 17,14 참조).

“신앙은 여정을 요구합니다. 바깥으로 나가라고 요구합니다. 우리가 견고한 안락에서 벗어난다면, 우리가 보장된 문이나 안락한 둥지를 떠난다면, 기적이 일어납니다. 신앙은 선물(은총)을 통해 커지고 위기를 통해 성장합니다. 위기를 통해 성장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신뢰로 무장하고 앞으로 나아갈 때, 신앙도 앞으로 나아갑니다.”

신앙을 정의하는 ‘함께 나아가는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하느님의 직무를 맡은 사목자들에게 하는 초대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사목자는 걸어가기를 멈춘 사람과 길을 잃은 사람을 보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멀리 있는 형제들의 보호자입니다. 우리는 그들을 위한 중재자들이고, 그들의 책임자들입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대답하라는, 그들을 마음에 품으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구원은 한 잔의 물을 마시는 게 아닙니다

교황은 복음 구절을 설명하면서, 오직 한 명의 나병 환자만이 감사를 드리기 위해 예수님께로 돌아왔음을 떠올렸다. 그를 구원으로 이끈 것은 결단이었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루카 17,19).

“구원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한 잔의 물을 마시는 게 아니라, 샘이신 예수님께로 가는 것입니다. 오직 그분만이 악에서 구해주시고 마음을 치유하십니다. 오직 그분과의 만남이 우리를 구원하고, 삶을 완성시키며 아름답게 해줍니다. 예수님을 만날 때는 ‘감사’가 저절로 생깁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은총을 받거나 불행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주님을 껴안는 것입니다.”

감사하며 사십시오

“신앙여정의 정점은 감사하며 사는 것”이라고 교황은 덧붙였다. 교황은 트윗 메시지에서도 강조한 것처럼, 감사란 우리가 진정으로 마음에 짐을 지고 삶을 살아가는지, 혹은 찬미를 드리며 살아가는지 묻도록 부추긴다고 말했다. “우리가 감사를 드리면 아버지께서 감동하시며 우리에게 성령을 부어주십니다.” 

“감사를 드리는 것은 정중함이나 예의의 문제가 아니라, 신앙의 문제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은 젊음을 유지합니다. 잠자기 전, 혹은 하루 일과 중에 ‘감사합니다, 주님’이라고 깨어 말하는 것은 마음의 노화에 해독제가 됩니다. 마음은 늙어가고 악을 일삼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가정에서, 부부 간에, 감사하다고 말하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감사는 가장 단순하고 유익한 단어입니다.”

성인들, 숭고한 빛

교황은 새 성인들을 기억하면서, 세 수녀들의 수도 생활이 “세상 삶의 변방에서 사랑의 여정”임을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양재사인 마거리트 베이즈는 “단순한 기도, 인내하며 견디기, 침묵의 헌신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 보여줬다. “이 세 가지를 통해서 주님께서는 그녀 안에 부활의 광채를 되살리셨습니다.” 끝으로 자신의 요구사항만 고집하지 않았던 인물, 곧 그리스도인의 깊고 고요하며 숨겨진 평화와 일상의 성덕에 대해 말했던 존 헨리 뉴먼 추기경을 떠올렸다.

“이분들처럼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숭고한 빛’이 되기를 청합시다. 예수님, ‘저희와 함께 머무십시오. 저희는 당신께서 빛나시는 것처럼 빛을 내고, 타인을 위한 빛이 되도록 빛을 내겠습니다.’”

성인들은 고국의 영적, 사회적 성장을 위한 도움입니다

교황은 삼종기도 훈화에서 새 성인들이 “국가에 대해 영적이고 사회적인 성장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교황은 시성식 미사를 집전하기에 앞서 이미 (성 베드로 대성전 내부에 있는) ‘피에타 경당(Cappella della Pietà)’에서 각국 대표들을 만났다. 특히 교황은 영국의 찰스 황태자와 이탈리아의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인사를 전했다. 아울러 영국 성공회 대표들에게 이날 예식에 “함께해준 데 깊은 감사”를 표했다. 끝으로 교황은 이날 “교황의 날”을 기념하는 폴란드 신자들의 사랑과 기도에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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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0월 2019,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