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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하느님 말씀 주일 제정

교회가 매년 연중 제3주일을 ‘하느님 말씀의 주일’로 지내게 된다. 사랑 안에 다시 태어나기 위해 개인주의에서 벗어나 항상 쇄신할 수 있도록 하느님 말씀이 갖는 구원과 부활의 의미를 재발견하기 위해 특별하게 지내는 날이 될 것이다.

Sergio Centofanti / 번역 이창욱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의 교서 형태로 발표한 교황 교서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Aperuit illis, 아페루이트 일리스)를 통해, “연중 제3주일을 하느님 말씀의 거행, 성찰 및 보급에 할애하도록” 정했다. 이 문헌은 ‘성 예로니모 사제 학자 기념일’인 9월 30일에 반포됐다. 올해로 선종 1600주년을 맞이한 예로니모 성인은 성경을 (대중) 라틴말로 옮긴 뛰어난 번역가였으며, “성경에 대한 무지는 그리스도에 대한 무지”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예수님께서는 성경을 이해하도록 제자들의 마음을 열어주셨다

교황은 자비의 특별 희년을 마무리하면서 이미 생각했던 이 계획이 하느님 말씀의 주일을 제정하도록 요청했던 수많은 신자들에게 답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황 교서는 제자들이 함께 모여있을 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나타나시는 루카 복음서의 구절로 시작된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aperuit illis) 성경을 깨닫게 해 주셨다”(루카 24,45).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실망했던 제자들에게 부활 신비의 의미를 계시해주십니다. 곧, 성부의 영원한 계획에 따라, 예수님께서는 회개와 죄의 용서를 위해 고난을 겪고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셔야 했습니다. 그리고 성령께서 그들에게 이 구원의 신비의 증인이 되는 힘을 주실 것이라고 약속하십니다.”

교회 안에서 하느님 말씀을 재발견하기

교황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하느님의 계시에 관한 교의 헌장 『하느님의 말씀』(Dei Verbum)을 통해 하느님 말씀의 재발견에 큰 자극을” 주었고,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이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 하느님 말씀”이라는 주제로 지난 2008년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를 소집한 뒤 후속 권고로 “우리 공동체를 위해 불가피한 가르침을 이루는” 「주님의 말씀」(Verbum Domini)을 썼다고 떠올렸다. 이 문헌은 “특히 전례행위에서 성사적인 특성이 부각될 때, 하느님 말씀의 수행적 성격이 심화된다”고 말하고 있다(교황 권고 「주님의 말씀」, 56항 참조).

일치를 부추기는 말씀

하느님 말씀의 주일은 히브리인들과 결속을 강화하고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위해 기도하도록 초대하는 기간에 자리잡게 된다고 교황은 강조했다. “우연히 시기적으로 겹치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하느님 말씀의 주일을 거행하는 것은 교회일치적 가치를 드러냅니다. 왜냐하면 성경은 진실되고 확고한 일치에 도달하기 위해 따라야 할 여정에 귀를 기울이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말씀의 주일을 어떻게 거행할 것인가

교황은 이 주일을 “엄숙한 날로” 지내길 권고한다. “성찬례 거행에서 하느님 말씀이 갖는 규범적인 가치를 회중에게 분명히 보여줄 수 있도록, 성경을 중심에 모시는 것(intronizzare)이 매우 중요합니다. (...) 주교들은 전례에서 하느님 말씀의 선포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기 위해, 이 주일에 독서직 수여식을 거행하거나 유사한 성무를 맡길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일부 신자들이 적합한 준비를 통해 하느님 말씀의 참된 선포자가 되게 준비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중요합니다. (...)  본당 신부들은 일상생활에서 성경을 통해, 렉시오 디비나(거룩한 독서)에 대한 특별한 언급을 통해, 성경의 독서 및 심화와 기도의 중요성을 부각할 수 있도록 모든 회중에게 성경 전체 혹은 성경 일부를 전달하기 위한 형식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성경, 소수 특권층의 소유가 아닌 하느님 백성의 책

“성경은 단지 일부 사람들의 유산이 아니며, 소수 특권층을 위한 서적의 모음집은 더더욱 아닙니다. (...) 종종 일부 단체나 엘리트 그룹에게 귀속시키며 거룩한 말씀을 조작하려고 애쓰는 경향이 확인됩니다. 그렇게 될 수는 없습니다. 성경은 말씀을 경청함으로써 흩어짐이나 분열에서 일치로 넘어가는 주님 백성의 책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신자들을 일치시키고 하나의 백성이 되게 합니다.”

성경을 설명하기 위한 강론의 중요성

교황은 이 기회에 강론 준비의 중요성도 다시금 강조했다. 사목자들은 “듣는 이에게 적합하고 쉬운 언어로 (...) 성경을 모든 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할 큰 책임이 있습니다. (...) 사실 우리 신자들 대부분에게 이번 기회는 하느님 말씀의 아름다움을 깨닫고 각자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것임을 확인시켜주는 유일한 기회입니다. (...) 거룩한 말씀에 대한 설명을 아무런 준비없이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설교자들에게는 무엇보다 학문 위주의 강론이나 이질적인 주제로 정도를 넘어 (강론을) 길게 늘리지 말아야 할 책임이 요구됩니다. 성경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기 위해 잠시 멈출 때, (강론을) 듣는 이들의 마음에 도달하기 위해 진심을 다해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역사와 구원 사이에 놓인 성경의 본질

교황은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의 사화를 떠올리면서 “성경과 성찬례의 관계가 얼마나 밀접한지” 강조했다. 아울러 “성경에 대한 구원의 목적, 영적인 차원과 육화의 원칙”을 설명하고 있는 하느님의 계시에 관한 교의 헌장 『하느님의 말씀』의 몇 구절을 인용한 뒤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성경은 역사서나 연대기의 모음집이 아니라 순전히 인간의 완전한 구원을 향해 있습니다. 거룩한 말씀 안에 포함된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뿌리는 이러한 근원적인 목적, 곧 우리의 구원을 망각할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은 이러한 목적을 위한 것이며, 성경의 본질에 필수적인 것입니다. 곧 하느님께서 모든 인간을 만나시고 악과 죽음에서 구원하시기 위해 말씀하시고 행동하시는 구원의 역사로 꼴지어진 것입니다.”

성령 없이는 근본주의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이러한 구원의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성경은 성령의 활동 아래 인간의 방식으로 쓰여진 인간의 말이 하느님의 말씀으로 변화됩니다. 성경 안에 있는 성령의 역할은 근본적입니다. 성령의 활동이 없다면 근본주의적 해석에 빠지거나, 글로 쓰여진 텍스트 안에 갇히는 위험에 빠지기 쉽습니다. 거룩한 말씀이 지닌 영감을 주고, 역동적이며, 영적인 성격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 이러한 근본주의적 해석을 멀리해야 합니다. 사도 바오로가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 것처럼 말입니다. ‘문자는 사람을 죽이고 성령은 사람을 살립니다’(2코린 3,6).”

하느님 말씀 해석에 필요한 성령의 감도를 받은 교도권

교황은 공의회 교부들의 중요한 발언을 강조했다. “교부들에 따르면 ‘성령을 통해 쓰여진 성경은 성령의 도우심으로 읽고 해석해야’(『하느님의 말씀』, 12항)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의 계시가 완성되고 실현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성령께서는 계속 활동하십니다. 사실 성령의 활동을 성경의 영감 받은 본질과 여러 저자들에게만 국한시키는 것은 (성령의 역할을) 축소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회가 성경을 가르칠 때, 교도권이 성경을 권위 있게 해석할 때, 모든 신자가 성경을 자신의 영적 규범으로 삼을 때, 영감의 특별한 형태를 계속해서 실현시키는 성령의 활동을 신뢰해야 합니다.”

성경적 신앙은 책이 아니라 살아있는 말씀에 토대를 둡니다

교황은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조건과 더불어, 하느님 말씀과 인간의 말의 관계에 형태와 의미를 부여하시는” 하느님 말씀의 육화신비에 대해 설명하면서 “성경과 성전(聖傳) 두 가지가 모두 계시의 유일한 원천임을 이해하지 못한 채 우리는 종종 성경과 성전을 따로 분리하려는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성경적 신앙은 “책(성경)이 아니라 살아있는 말씀에 토대를 두고 있습니다. 성령으로 쓰여진 성경을 성령의 빛 안에서 읽을 때 항상 새로워집니다.” 이와 같이, “매일 하느님의 말씀으로 길러진 사람은, 예수님께서 하셨던 것처럼, 만나는 사람들과 동시대인이 됩니다. 과거에 대한 황량한 향수에 빠지거나 미래에 대한 실체 없는 유토피아를 꿈꾸는 유혹에 빠지지도 않습니다.”

개인주의에서 벗어나 사랑 안에서 살아가야

교황은 “절대 하느님 말씀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말라(타성에 젖어 익숙해지지 말라)”고 권고했다. 하느님 말씀은 항상 새로운 방식으로 “사랑 안에서 살도록 자녀들에게 요구하시는 아버지의 자비로운 사랑을 떠올립니다. (...) 하느님 말씀은 질식과 메마름으로 이끄는 개인주의에서 벗어나도록 우리의 눈을 뜨게 해주고 나눔과 연대의 길을 활짝 열어줍니다.” 교황의 교서는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의 참된 행복을 가르치면서, “하느님 말씀을 받아들이는 여정에” 우리를 동반해주시는 성모 마리아에 대한 언급으로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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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9월 2019, 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