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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교황청 홍보부에 “여러분의 사명은 수식어 없는 그리스도인의 소통이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9월 23일 오전 교황청 살라 레지아에서 ‘교황청 홍보를 위한 부서’의 모든 직원들을 만났다. 부서 장관 파올로 루피니의 인사말에 이어 교황은 “소통에 관해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하기 위해 사전에 준비했던 연설문을 배부한 다음 원고 없이 말했다. 이번 만남은 부서의 총회 참가자들을 만나는 기회였다.

Adriana Masotti / 번역 이창욱

프란치스코 교황은 화려하고 웅장한 교황청 사도궁 살라 레지아(Sala Regia)에서 ‘교황청 홍보를 위한 부서(이하 교황청 홍보부)’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평소) 홍보에 관해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하고자, 또 “더 잘 소통하기 위한” 방법으로 원고 없이 연설하기로 했다. 교황은 준비한 연설문을 교황청 홍보부 장관 파올로 루피니에게 전달하고, 부서의 전 직원들에게 배부해달라고 했다. 아울러 교황은 교황청 홍보부 장관직을 맡은 루피니 박사가 첫 번째 평신도 장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기원은 하느님이십니다

교황의 즉흥적인 첫 마디는 교황청 홍보 분야에서 책임을 다하는 큰 가족 전체가 이룩한 활동에 대한 감사였다. 이어 모든 커뮤니케이션(소통, 홍보, 보도)의 기원이 무엇인지 정의를 내렸다. 곧, 소통하는 것은 하느님의 열망이었고, 하느님께서는 당신 자신 안에서 소통하시며 우리와도 소통하신다고 교황은 설명했다.

“이것이 소통(커뮤니케이션)의 시작입니다. 소통은 예컨대 광고와 같은 업무 활동이 아닙니다. 그런 게 아닙니다. 소통하는 것은 하느님의 현존에서 취한 행위이며 이와 동일한 태도를 취합니다. 홀로 머물 수 없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과, 내가 진실이라고 여기고, 옳고, 좋고,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을 소통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홍보(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전문가이고, 이 분야의 기술자들입니다.”

완전히 참여하지 않고는 소통할 수 없습니다

교황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영혼과 육체를 통해, 정신과 마음을 통해, 손을 통해 소통해야 합니다. 모든 것을 통해 소통해야 합니다.” 진정으로 소통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송두리째 내어 주고, 자신을 모두 소통하는 데 쏟으며,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가장 큰 소통은 사랑이라고 교황은 강조했다. 따라서 첫 번째 지침은 “여러분이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하는 일들 중 하나는, 언제나 더 많은 인력을 얻으려고 애쓰는 인간적 기업이 하는 것과 같이 단순히 광고(홍보)하는 일”이라고 교황은 강조했다. “여러분은 개종 강요(proselitismo)를 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개종 강요를 행하는 게 아니라, 그리스도인이 됨으로써 소통하길 바랍니다.” 교황은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의 말을 인용해) 매력이 없으면 교회는 성장하지 못한다며, 소통이 증거를 통해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러분이 선(善)과 아름다움(美) 없이 진실(眞)만 전하길 원하신다면, 멈추십시오. 그렇게 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참여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통해, 자신의 살로 부딪히며 그 진실을 증거하지 않으면서, 그저 그런 사실을 전달하길 원하신다면, 멈추십시오. 그렇게 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행하는 일들 각각에는 항상 증거의 서명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은 증거자라는 뜻입니다. 증거자, 곧 순교자입니다. 이것이 우리 소명의 ‘순교자’적인 차원입니다. 증거하십시오.”

우리는 소수이지만 모든 이에게 복음을 전하길 바랍니다

교황이 강조한 두 번째 사항은 종종 그리스도인의 마음속에 스며드는 일종의 ‘체념’이다. 교황은 세상이 세속적이며 언제나 그랬다면서, 세속주의란 새로운 것이 아니라 항상 교회의 위험요소였다고 강조했다. 우리의 현실은 작은 교회에 불과하지만 ‘진정한’ 교회라는 것을 많은 이들이 지지하고 따른다. 교황은 ‘진정한(autentica)’이라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어떤 것이 진정하다면 굳이 그것을 ‘진정한’ 것이라고 정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 체념의 유혹에 굴복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우리가 소수에 속해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리고 우리는 소수이지만, (그럼에도) 누룩과 소금과 같은 존재다.

“이렇게 말하는 것을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문화적 패배 안에서 체념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 아니라, 악한 정신에서 나옵니다. 체념의 불평은 그리스도인의 정신이 아닙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말씀 드리고 싶은 두 번째 사항은 바로 이것입니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소수입니까? 그렇습니다. 하지만 ‘선교사가 되려는’, 우리가 누구인지 타인에게 보여주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증거를 통해서 말입니다. 성 프란치스코가 설교를 위해 자신의 형제들을 파견했을 때 말했던 구절을 한 번 더 되풀이합니다. ‘복음을 전하십시오. 혹시 필요하다면 말을 통해서도 전하십시오.’ 이는 (말보다는) 증거가 우선이라는 뜻입니다.”

달콤하게 말하지 말고 현실을 그대로 말해야 하는 소통

교황이 교황청 홍보부 직원들의 주의를 환기시킨 세 번째 사항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수식어(형용사)에 자리를 내주기 위해, 현실을 말하는 주어(명사)의 힘을 망각했다. 교황은 ‘그리스도인’이라는 주어(명사)에는 ‘진정한’이라는 수식어(형용사)가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형용사의 문화(cultura dell'aggettivo)에서 명사의 신학(teologia del sostantivo)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지침이다.

“여러분의 소통은 간결해야 하지만 아름다워야 합니다. 아름다움(美)은 (18세기) 로코코 예술이 아닙니다. 아름다움은 로코코일 필요가 없습니다. 아름다움은 (생크림) 케이크에서 딸기 없이도 본질적으로 스스로를 드러냅니다. 이러한 점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증거를 통해 소통하고, 홍보 분야에 참여하고 전달하며, 사물의 본질을 통해 소통하고, 순교자로서, 다시 말해 그리스도의 증거자로서 소통해야 합니다. 순교자로서 소통해야 합니다.”

참가자 각자에게 인사

교황은 다시 한 번 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그들의 활동을 격려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이어 그들에게 사도적 축복을 내렸다. 하지만 이로써 만남을 끝내진 않았다. 교황은 모든 참석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개인적으로 인사를 나눴다. 추기경들, 부서의 참사원 주교들, 사제들, 남녀 수도자들, 평신도들, 직원들, 기술자들, 기자들, 사진 기자들, 엔지니어들, 편집자들, 인쇄기술자들, 커뮤니케이터들, 홍보 분야 전문가들이 줄을 이어 교황과 인사했다. 다양성 안에서 일치된 세상을 다소 대변해주고 또 그런 세상 전체를 향해 책임과 창의성을 가지고 나아가고 있는 다채로운 현실을 드러냈다. 

교황청 홍보부 장관 파올로 루피니

교황청 홍보부 장관 파올로 루피니는 부서에 속한 다양한 직책을 수행하는 종사자들을 소개했다. 그는 교황청 홍보부가 교황과 함께하는 하나의 큰 공동체라고 설명했다. “우리를 일치시키는 것은 교황님의 말씀을 세상에 전하고, 복음의 눈으로 사람과 사물을 바라보며, 라디오, 웹사이트, 인쇄 매체, 소셜미디어와 각종 보급 매체를 통해 우리의 존재가 교황님의 행보와 더불어 소통하는 유일한 몸, 서로의 지체, 오로지 하나임을 드러내려는 의지입니다.”

계획과 목표

루피니 장관은 실제 세상보다 훨씬 더 방대한 미디어의 세상 안에서, 자료의 이용에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상황에서, 교황청 홍보부가 부여 받은 막중한 책임에 대해서도 숨김 없이 말했다. “우리의 봉사가 시기적절하고, 창의적이며, 멀티미디어가 되도록, 모든 것을 행하고 또 행할 것입니다. 겸손하고 진지해야 합니다. 신자들과 비신자들과 참된 관계를 구축할 줄 알아야 합니다. 삶으로 체득한 복음을 구체적으로 증거하는 말과 모습을 통해 신앙 안에서 형제들을 강화하고 모두를 위로할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에게 맡겨진 책임이 높은 만큼 그 어려움을 매일 절감합니다. (...)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의 불완전함, 우리의 잘못, 우리의 수가 부족하지만, 진리의 증거자요 도구가 된다는 아름다움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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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9월 2019,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