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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사설

정의와 용서 통한 평화... ‘올바른 길’

프란치스코 교황은 모잠비크에서 첫 번째 연설을 통해, 평화란 전쟁의 부재일 뿐 아니라 국민의 권리와 존엄성을 회복시키는 끊임없는 책임이며, 또 용서도 필요하다는 점을 상기하고 화해를 강력히 호소했다.

Andrea Tornielli / 번역 김호열 신부

“폭력이 아니라 평화를!” 프란치스코 교황은 모잠비크의 첫 연설에서 당국자들, 시민 사회 대표들과 외교관들을 향해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했던 말을 되풀이했다. “평화”라는 말은 공허한 슬로건처럼 들릴 위험이 있다. 특히 전쟁, 폭력, 형제들 사이의 증오, 강대국의 영향을 받는 국가들의 내부적 갈등을 모르는 사람들의 귀에는 더욱 그렇게 들릴 것이다. 그러나 마푸투에서의 교황의 호소는 모잠비크 국민들 속에 가장 깊이 (숨겨진) 상처를 건드렸다.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따르는 공산정권인 ‘모잠비크 해방전선(이하 프렐리모)’과 반-공산정권 세력인 ‘모잠비크 민족저항운동(이하 레나모)’ 사이에서 벌어진 모잠비크 내전의 결과는 참혹했다. 1백만 명이 사망했고, 3-4백만 명에 이르는 국민들이 이웃 나라로 피난을 떠났다. 15년 이상 지속된 내전은 1992년 이탈리아 정부와 가톨릭 단체인 산 에지디오 공동체의 중재로 이뤄진 ‘로마 평화협정(Accordi di Roma)’으로 종결됐다. 모잠비크의 지난 세기 후반의 여정은 쉽지 않았고, 최악의 상태를 두려워하게 만들었던 새로운 갈등으로 점철돼 왔다. 지난 2019년 8월 필리프 뉴시 대통령과 모잠비크 민족저항운동의 지도자 오수포 모마드가 새로운 평화협정에 서명함으로써 현재는 평화가 새롭게 피어나고 있다. 이 평화협정으로 5천명 이상의 레나모 반군의 무장을 해제하는 데 동의했으며, 오는 10월 15일 치러질 (대통령, 주지사, 국회의원) 선거의 걸림돌도 제거됐다.

교황은 첫 연설에서부터 “평화가 기준 규범으로 돌아가고, 화해야말로 국가가 직면한 어려움과 도전에 맞서는 최선의 길”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평화를 추구하는 것과 평화를 위한 노력은 “힘들고 지속적이고 쉼 없는 작업”을 필요로 한다. 교황은 모잠비크 순방 첫 연설에서 평화란 “전쟁의 부재일 뿐 아니라, 특히 더 중요한 책임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 자주 잊혀지거나 무시 받은 형제들이, 자신들이 조국의 운명에 대한 주인공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그들의 존엄성을 재인식하고, 보장해 주고, 구체적으로 다시 찾게 해주기 위해 지치지 않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01년 9월 11일 미국을 공격한 테러가 있은 직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항상 강조한 것처럼, 평화는 정의와 분리될 수 없으며 용서와 화해 없이 평화가 성취될 수 없다. 그의 후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를 다시금 강조했다. “균등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온갖 형태의 침략과 전쟁은 계속 싹을 틔울 토양을 찾고 언젠가는 폭발하기 마련입니다. 지역 사회든 국가 사회든 국제 사회든 한 사회가 그 일부 구성원을 소외시키려 하면, 어떠한 정책이나 공권력이나 정보 당국도 지속적인 평온을 보장해 주지 못합니다”(「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 59항 참조). 사회적 불평등, 국민들을 빈곤에 처하게 하는 자연 자원의 무분별한 사용, 인간 아닌 돈의 신에 초점을 맞춘 경제-금융 시스템, 증오와 대립에 대한 자극 유발 등이 폭력과 전쟁의 씨앗이다. 진정한 평화가 피어나게 하기 위해선 정의를 추구하고, 불평등과 싸우고, 만남의 문화를 조성하고, ‘공동의 집(지구)’을 돌보고, 젊은이와 노인들을 배제하지 않아야 한다.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시한 길이다. 이는 아프리카뿐 아니라 모두가 가야 할 ‘올바른 길(via maestra)’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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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9월 2019, 1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