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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담화 프란치스코 교황,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담화 

교황,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피조물은 주님과 우리가 만나는 네트워크, ‘하느님의 SNS’”

너무 늦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개입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기에, “생명을 선택합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9월 1일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담화에서 이같이 호소했다. 이 담화는 같은 날 삼종기도와 트위터를 통해 전해졌다. 교황의 초대는 내일의 삶에 대한 전망을 보장하기 위해 오늘 책임 있는 포기로 이뤄진 긴 여정 안으로 들어서자는 것이었다.

Debora Donnini / 번역 이정숙

우리의 삶까지도 “심각하게 위협하고 (…) 우리가 만들어 낸 (…) 기후비상사태(기후위기)”에 직면한 것과 관련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제 우리 모두가) “뉘우치고 회개해야 할 시간”이라고 강하게 호소했다. 교황은 우리가 “하느님에게서 선택된 피조물”이라며 피조물을 지배하기보다는 피조물과의 친교 안에서 생명을 사랑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올해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교황 담화는 모든 사람이 “피조물의 관리인”이며, “창조주에 의해 사랑스럽게 합쳐진 수백만 종으로 구성된 생명 네트워크(생명의 망)의 중심”이라는 소명을 재발견하길 바라고 있다. 교황의 호소는 특히 “지구를 죽음이 아닌 생명으로 향하게 하겠다”는 결단력 있는 약속을 새롭게 하기 위해, 얼마 후에 만나게 될 정부 관계자들을 향하고 있다. 

“피조물의 시간”의 시작

지난 2015년 8월 10일 교황이 제정한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은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았다. 이날은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축일인 오는 10월 4일까지 진행되는 “피조물의 시간”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교황은 담화에서 이 기간이 △자연과 함께 기도하고 △종종 해로움을 가져오는 우리의 생활양식을 고찰하며 △예언자적인 행동을 취하기 위한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교회일치 분야에서 시작된 이 기도의 날은 다양한 신앙을 고백하는 형제들 사이에서 더욱 하나된 느낌으로 그리스도인들이 기도와 행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촉구한다. 특별히 교황의 마음은 지난 30년 동안 이 기도의 날을 지내고 있는 동방정교회 신자들에게로 향했다. 이는 생명의 네트워크를 보호하도록 불림 받은 모든 선의의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조화(하모니)에 대한 것이다. 교황은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를 이정표로 삼아 ‘피조물 보호’에 대한 관심을 거듭 확인했다.             

해로운 생활 방식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

교황의 권고는 이 기간 동안 “음식, 소비, 이동, 물과 에너지 사용” 등의 측면에서 종종 “무분별하고 해로움을 가져온” “우리의 일상의 선택들”에 대해 숙고하고자 하는 것이다. 교황은 청정에너지와 지속가능한 순환 경제 형태로 나아가기 위해 화석 연료 의존성을 버리고, 환경과의 관계를 더 잘 맺기 위해 토착민들의 지혜에 귀를 기울이면서, “좀 더 단순하고 존중하는 삶의 방식”을 제안했다. 우선 교황은 최근 수십년 동안 심각해진 자연파괴, 곧 지속적인 (대기)오염과 화석 연료의 사용부터 “경고 수준에 이른 지구 온도의 상승”을 야기하는 삼림벌채에 이르기까지의 자연파괴를 언급했다. 아울러 교황은 극한의 기상 현상과 사막화 현상이 가장 취약한 이들을 힘겨운 시험에 들게 한다고 지적하면서, 해빙 현상을 비롯해 해양에서 상당한 양의 플라스틱이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이는 “더 이상 뒤로 미룰 수 없는 개입”의 시급성이다. 

소비에 대한 탐욕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포기

교황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에 실망을 느낀 많은 젊은이들이 오늘날 세상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 주목하면서, “예언자적 행동을 취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젊은이들은 지구를 후대에 물려주어야 할 자산으로 생각한다. 교황은 “그들에게” 우리는 “환상이 아닌 사실”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기 전에 모세가 했던 말을 언급하면서 다음과 같이 강력하게 권고했다. “생명을 선택합시다! 소비에 대한 탐욕과 전지전능하다는 생각과 죽음의 방식들에 ‘아니오’라고 말합시다. 내일의 삶에 대한 전망을 보장하기 위해 오늘 책임 있는 포기로 이루어진 긴 여정 안으로 들어섭시다. 쉬운 수익에 대한 왜곡된 논리에 굴복하지 말고, 모든 사람들의 미래를 생각합시다.” 

유엔 기후정상회의와 아마존 주교 시노드

특히 교황은 오는 9월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정상회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교황은 회원국들이 파리협정의 목적에 따라 최대한 빨리 “온실 가스 배출량을 제로(0)에 가깝게 하고,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지구 평균 온도 1.5°C 증가를 막자는 것에 대담하게 속도를 내는 정치적 의지를 관철할 과제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의 생각은 오는 10월 6일부터 27일까지 바티칸에서 열리는 차기 ‘범아마존 지역에 관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이하 아마존 주교 시노드)’로 이어졌다. 교황은 이것이 가난한 사람들과 지구의 외침에 응답하기 위한 기회라고 말했다. 교황은 “기도와 헌신으로 마음을 다해 피조물을 돌보는 일에 책임감”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이 시작하기를 기다리지 말고, 너무 늦게까지 기다리지 말고, 선한 일을 할 용기”를 가지도록 요구하면서, “모든 그리스도인과 모든 인류 가족 구성원이 유일하고 없어서는 안 될 가느다란 실로서 모든 사람을 포용하는 생명의 네트워크를 짜는데 기여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피조물을 소중하게 지켜야 하는 선물로 주셨지만, “비극적으로 인간의 응답”은 죄와 탐욕으로 기록됐다면서, “이기심과 이익 추구”는 피조물을 만남의 장소가 아닌 갈등의 무대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자연에 몰입하여 하는 기도

교황은 “자기참조적(자기중심주의적) 폐쇄”에서 벗어나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에 감싸인 우리를 발견하기 위해, 침묵 속에서, “자연 안에서, 기도하는 데 익숙해지는” 시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성 보나벤투라는 피조물이 하느님께서 우리 눈앞에 펼쳐놓은 첫 번째 ‘책’이라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아름다움을 감상함으로써 우리는 창조주를 찬양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 그러므로, ‘모든 피조물은 하느님의 말씀으로 주어진 것입니다.’” 교황은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생명의 그물”이라며, “주님과 만나고 우리 인간들이 만나는 장소인 피조물이야말로 ‘하느님의 소셜네트워크(하느님의 SNS)’라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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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9월 2019, 1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