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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자료사진) 프란치스코 교황 (자료사진) 

교황 “민족주의는 전쟁으로 이어집니다. 대화가 필요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간지 「라 스탐파」 기자 겸 「바티칸 인사이더」 코디네이터와 나눈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유럽은 분리되서는 안됩니다. 각국의 국민들이 지닌 정체성은 존중돼야 하지만 그것이 고립으로 이어져선 안 됩니다. 정치는 이주민을 환대하는 창의성과 신중함을 필요로 합니다. 아마존 지역을 위한 주교 시노드 특별회의는 지구 환경 비상사태에 대한 응답이 되겠지만, 교회에서 시작해 전파되는 복음적 차원을 보일 것입니다.”

Michele Raviart / 번역 박수현

“유럽은 분리할 수도 없고, 분리해서도 안 되는 유산이기에 지켜져야 합니다. 대화와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 그리고 인간과 그리스도교의 가치에서 출발합니다. 이는 민족주의와 포퓰리즘에 대한 해독제이며, 문제 해결에 관한 근본적 과정의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럽연합(EU)이 현재 처한 상황 중 일부에 관해 이같이 말했다. 교황의 인터뷰는 일간지 「라 스탐파」(La Stampa)의 바티칸 전문기자 겸 「바티칸 인사이더」(Vatican Insider)의 코디네이터인 도메니코 아가소가 진행했다. 교황은 (오는 10월 개최될) ‘아마존' 시노드를 비롯해 기후변화, 이민 등과 같은 주제에 관해 발언했다. 

유럽을 건국한 선조들의 꿈

교황은 유럽이 다시 한번 “건국 선조들의 꿈”을 이루길 염원했다. 이로써 구대륙을 특징짓는 지리적 이유뿐 아니라 역사적이고 문화적 단결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황은 신임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임명 소식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비록 유럽의 “행정 문제와 내부 의견 불일치”가 있었지만 여성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을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으로 임명한 일은 “건국 선조들의 힘을 되살리는 데 적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들이 단결하고 화합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은 인간과 그리스도교의 가치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교황은 또 유럽의 재도약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쟁점이 대화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유럽연합에서 우리는 서로 대화하고, 서로 협조하고, 서로를 알아야 한다”면서, 모든 추론 뒤에 숨겨진 “정신적 메커니즘”이 “첫 번째는 유럽, 그 다음엔 우리”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우리가 또한 타인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황은 우리가 종종 “타협적인 독백”만 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출발점은 사람이 갖는 인간적 가치에서 시작합니다. 역사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유럽에는 인간적이고 그리스도교적인 뿌리가 모두 함께 있다는 사실을요. 그리고 저는 (그리스도교를 말할 때) 가톨릭, 정교회, 개신교를 분리하지 않습니다. 정교회는 유럽을 위해 매우 소중한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모두는 동일한 근본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정체성은 협상의 대상이 되지 않지만 대화는 해야 합니다

교황은 우리 각자가 분명 소중한 존재라면서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대화는 “자신의 정체성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다음과 같은 예를 들었다. “제가 가톨릭 신자가 되는 것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에큐메니즘(교회일치운동)을 이룰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저와 함께 에큐메니즘을 하는 다른 사람들도 그들이 속한 개신교, 정교회 등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 각자가 지닌 정체성은 협상의 대상이 되지 않으며 통합되어야 합니다.” “(무슨 일이든) 과장하려는 문제는 각자의 정체성을 개방하지 않고 스스로를 고립시킵니다. 정체성은 문화적, 국가적, 역사적, 예술적인 보화입니다. 각국마다 고유한 것이 있지만, 그것은 대화를 통해 상호보완해야 합니다. 이것이 결정적인 것입니다. 자신의 정체성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다른 사람의 정체성에서 더 큰 무언가를 받기 위해서는 대화에로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민족주의와 포퓰리즘에 대한 우려

교황은 민족주의(sovranismo)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에서 (최근) 지난 1934 년 히틀러의 그것과 유사한 연설이 들려오는 점에 우려가 됩니다. ‘우리가 먼저다. 우리가 (...) 우리 (...)’ 이것은 무서운 생각입니다. 민족주의는 폐쇄적입니다. 국가는 주권을 지녀야 마땅하지만 폐쇄되지는 않아야 합니다. 주권은 보호받아야 하지만 다른 국가 및 유럽 공동체와의 관계 또한 보호되고 증진되어야 합니다. 민족주의는 항상 안 좋은 쪽으로 귀결되는, (무슨 일이든) 과장하는 행위입니다. 전쟁으로 이어집니다.” 아울러 포퓰리즘은 민족주의로 이끄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됐다면서, (본래의 뜻인) ‘민중주의’라는 의미와는 달리 ‘인기영합주의’라는 뜻으로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민자들의 생명권 보장

교황은 이민과 환대 관련 논의에서 항상 △환대하고 △동행하고 △증진하고 △통합하는 네 가지 원칙들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의 생명에 대한 권리(생명권)라고 거듭 강조했다. “우리는 난민들이 기아 상태로 피난길에 오를 수밖에 없는 전쟁의 여러 상황들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정부는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를 담당, 관리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이주민들을 수용할 수 있는지 따져보기” 때문이다. “예컨대, 수많은 국가들이 농업 부문에서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음을 생각해보면 창의적인 해결책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저에게 유럽 국가에는 인구 감소로 절반은 비어 있는 마을이 있다고 말합니다. 몇몇 이주 지역 사회는 그 지역으로 옮겨질 수 있고, 그 중에서도 그 지역의 경제를 되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주를 멈출 수 있도록 가난한 나라들을 도와주어야 합니다 

교황은 또 다른 성찰을 덧붙였다. “전쟁에서 우리는 평화를 위해 힘쓰고 평화를 위해 싸워야 합니다. 기아 문제는 주로 아프리카에 관한 것입니다. 아프리카 대륙은 잔인한 저주의 희생자입니다. 모두가 생각하는 것처럼 착취당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 곧 그들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이주흐름을 멈출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그곳에 투자해야 합니다.”

아마존 시노드는 “시급성에 관한 시노드”

교황 권고 「찬미 받으소서」(Laudato Si’)에서 처음 시사한 아마존에 관한 주교 시노드 특별회의는 오는 10 월 바티칸에서 열릴 예정이다. 교황은 이를 반복해서 강조했다. “(「찬미 받으소서」는) 녹색 회칙이 아니라 피조물의 보호에 바탕을 둔 사회 회칙입니다. 동시에 이는 ‘시급성에 관한 시노드’입니다.” 실제로 교황은 지난 7 월 29 일 사람들이 이미 올해의 모든 재생 가능한 자원을 소비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표하기도 했다. 교황은 빙하가 녹거나 그에 따른 해수면 상승의 위험, 바다 내 플라스틱 폐기물 증가, 삼림벌채 및 기타 중대한 문제로 인류가 “전 세계적 비상상황” 속에서 살게 됐다고 말했다.

성령께서 인도하시는 친교의 작업

교황은 차기 시노드와 관련해 “연구 모임이나 정치 모임이 아니”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시노드는 의회가 아닙니다. 그것은 또 다른 무엇입니다. 그것은 교회에서 나오며, 선교와 복음적 차원을 지닐 것입니다. 차기 시노드는 성령께서 인도하시는 친교의 작업이 될 것입니다.” 교황은 “복음화의 부서들과 복음화하는 여러 다른 방법들”을 주요 주제로 다룰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교황은 사제 수가 부족한 지역과 같은 “특정한 상황에서 기혼자의 사제품 허용”(viri probati, 비리 프로바티: 결혼한 남자 중 나이가 많으며 신앙심이 깊고 도덕적으로 검증이 된 사람, 혹은 검증된 남성)에 관한 물음과 관련해 그것이 이번 시노드의 주된 주제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비리 프로바티’ 건은 단순히 「의안집」(Instrumentum Laboris)의 한 구성일 뿐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지구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아마존을 위해 주교 시노드를 선택한 것은 이 지역이 무려 9개국을 포함한 광대한 곳이기 때문이라고 교황은 설명했다. “대표성을 띠며 결정적인 장소들입니다. (…) 지구의 생존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곳입니다. 우리가 호흡하는 산소의 대부분이 거기서 나옵니다. 삼림벌채가 인류멸망을 뜻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정치는 혼돈과 부패를 제거합니다

“인구 및 영토에 대한 위협은 사회를 지배하는 부분의 경제적, 정치적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교황은 이같이 강조하면서, “정치는 각자의 음모와 부패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물을 오염시키고 수많은 질병을 일으키는 광산 문제에 대해 (정치가) 구체적인 책임을 져야 합니다.” 

젊은이들에 대한 신뢰

피조물의 보살핌에 관한 새로운 태도의 신뢰는 그레타 툰베리(기후변화 대책마련을 촉구하며 세계적인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가 만든 것과 같은 젊은이 운동에서 나온다고 교황은 말했다. “저는 ‘미래는 바로 우리입니다!’라고 쓰인 그들의 플랜카드를 보고 감동했습니다.” 교황은 이것이 구체적인 행동이며 문화에 영향을 끼치는 작은 일상에 대한 관심을 촉진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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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8월 2019, 1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