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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회심은 호주머니가 회심하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8월 21일 바오로 6세 홀에서 진행된 수요 일반알현 훈화를 통해 “신자들 공동체 안에서의 완전한 친교”에 대해 언급하면서 사도행전에 대한 교리 교육을 이어갔다.

번역 김호열 신부

사도행전에 대한 교리 교육:  6. “신자들은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사도 4,32).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풍성한 성령의 강림에서 태어나고,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 자매들과 나누는 누룩 덕분에 자랍니다. 친교(koinonia, 코이노니아)의 경험이 중심이 되는 하느님 가족으로서의 교회를 세우는 연대의 역동성이 있습니다. 이 이상한 단어는 무엇을 의미합니까? “함께 참여하다”, “함께 나누다”라는 뜻의 그리스어로, 고립되지 않은 공동체와 같은 의미입니다. 이는 초기 그리스도 공동체의 경험, 곧 함께 나눔, “공유하다”, “소통하다, 참여하다”, 자신을 고립시키지 않는 것을 뜻합니다. 초대 교회에서 친교(koinonia)와 공동체(comunità)는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의 몸과 피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가 영성체를 할 때 “우리는 나눕니다”라고 말하며, 예수님과 친교를 맺고, 이 예수님과의 친교에서 형제자매들과의 친교에 도달합니다. 거룩한 미사에서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영하는 것은 형제적 친교로 실현되고, 우리에게는 가장 어려운 일로 실현됩니다. 그것은 바로 재화를 공유하고 어머니 교회인 예루살렘 교회와 다른 교회들을 위해 헌금을 모으는 것입니다(로마 12,13; 2코린 8-9장 참조). 만약 여러분 자신이 훌륭한 그리스도인인지 알고 싶다면 여러분은 기도해야 하고, 영성체를 해야 하며, 고해성사를 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마음이 회심했다는 신호는 바로 회심이 호주머니에 도달할 때, 여러분들의 이익을 건드렸을 때입니다. 그때 비로소 여러분이 다른 이들에게 관대하고, 가장 약한 이들과 가장 가난한 이들을 도와주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회심이 그곳에 도달했을 때가 진정한 회심이라는 것을 확신하십시오. 말로만 남아 있으면 좋은 회심이 아닙니다.

사도행전에서 말하는 것처럼 성찬의 삶, 기도, 사도들의 가르침 및 친교의 체험(사도 2,42 참조)은 많은 사람들을 “한 마음과 한 영혼”을 가진 신자들로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했습니다(사도 4,32 참조). 이는 우리가 인색하지 않고 너그러워지도록 도와주는 아주 강력한 삶의 모델입니다. 이런 이유로 사도행전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그들 가운데에는 궁핍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땅이나 집을 소유한 사람은 그것을 팔아서 받은 돈을 가져다가 사도들의 발 앞에 놓고, 저마다 필요한 만큼 나누어 받곤 하였다”(사도 4,34-35). 항상 교회는 남는 것을 내어놓고, 필요한 이들에게 주기 위해 자신에게는 꼭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내어놓는 이러한 그리스도인들의 행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돈뿐만 아니라 시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예를 들어, 이곳 이탈리아만 하더라도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름다운 일입니다. 이것이 친교이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다른 이들과 나의 시간을 나누는 것입니다. 자원봉사, 자선사업, 병자들 방문이 모두 이와 같습니다. 단지 자신의 이익만 찾는 게 아니라 항상 다른 이들과 나누어야 합니다.

공동체 혹은 친교(코이노니아)는 주님의 제자들 사이의 새로운 관계 방식이 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서로 새로운 행동 방식을 체험합니다. 이는 이방인들이 그리스도인들을 보고 “저들이 어떻게 서로 사랑하는지 보십시오!”라고 말하게끔 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방식입니다. 이는 말로만 하는 사랑이 아니며, 거짓 사랑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방식은) 행함과 서로 돕는 것에 대한 사랑이며, 구체적인 사랑이고, 사랑의 구체성입니다. 그리스도와의 유대는 물질적 재화를 공유하고 나누는 것을 표현하는 형제들 사이의 유대를 형성합니다. 그렇습니다. 함께하고 서로 사랑하는 이러한 방식은 호주머니에까지 닿으며, 자신의 이익을 버리고 다른 이들과 나누기 위해 자신의 재화를 희생하게 합니다.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가 된다는 것은 믿는 이들이 서로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합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서로에 대해 책임을 지게 합니다. “저 사람을 보세요. 그가 가진 문제를 보세요. 저와는 상관없습니다. 그 사람 문제입니다.” “집안에 문제가 있는 불쌍한 사람이군요. 가족이 어려움을 겪고 있군요.”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말해서는 안 됩니다. “나의 일처럼 생각합니다. 저는 기도할 것입니다. 무관심하지 않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받아 주어야 하고(로마 15,1 참조), 그 누구도 인간의 존엄을 훼손당하고 모욕당하는 무례함을 겪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모두가 그리스도인 공동체에서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서로 사랑합시다. 구체적인 사랑이 그 신호입니다.

예루살렘 교회의 “기둥”으로 여겨지는 세 사도들인 야고보, 베드로, 요한은 유다인들에게 복음을 전한 반면,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도록 공동으로 결정됩니다. 그리고 그들은 바오로와 바르나바에게 단지 한 가지 조건만 요구합니다. 바로 가난한 사람들을 잊지 말고 기억하라는 것이었습니다(갈라 2,9-10 참조). 가난한 사람들은 물질적으로 가난한 사람일뿐 아니라, 영적으로도 가난한 사람들, 많은 문제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우리의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그리스도인은 항상 자신으로부터, 자신의 마음에서 시작하여,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다가오신 것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모습입니다.

재화를 공유하고 나누는 구체적인 예는 바르나바의 표양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자신 소유의 밭을 판 돈을 사도들의 발 앞에 가져다 주었습니다(사도 4,36-37 참조). 바르나바의 좋은 표양 곁에는 슬프게도 나쁜 표양도 보입니다. 하나니아스와 그의 아내 사피라는 자신들의 땅을 팔아 판 값의 일부만 사도들에게 가져다 주고, 나머지는 자신들을 위해 남겨두었습니다(사도 5,1-2 참조). 이 속임수는 대가 없는 공유와 평화롭고 이익을 바라지 않는 공유의 사슬을 끊어버렸습니다. 그 결과는 비극적이며 불행했습니다(사도 5,5.10). 베드로 사도는 하나니아스와 그의 아내의 부적절함을 폭로하고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니아스,) 왜 사탄에게 마음을 빼앗겨 성령을 속이고 땅값의 일부를 떼어 놓았소? (…) 그대는 사람을 속인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속인 것이오”(사도 5,3-4). 우리는 하나니아스가 고립된 양심, 위선적인 양심, 곧 교회에 대한 “협상적이고”, 부분적이고 기회주의적인 소속감 때문에 하느님을 속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위선은 그리스도교 공동체와 그리스도인 사랑의 최악의 적입니다. 이는 서로 사랑하는 척하지만 자신의 이익만을 찾는 것입니다. 

사실, 나눔의 진실성이 감소하거나 사랑의 진실성이 감소하는 것은 위선을 키우고, 진실에서 멀어지고, 이기적인 사람이 되고, 친교의 불을 끄고, 내면의 죽음의 추위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사람은 관광객처럼 교회를 지나갈 뿐입니다. 교회에는 항상 오가기만 하는 관광객들이 많이 있습니다. 정작 교회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으면서 말이죠. 스스로를 그리스도인이라고 믿게 하지만, 실상은 카타콤베의 관광객일뿐인 영적 관광입니다. 그래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교회를 스쳐 지나가는 관광객이 아니라, 서로가 형제여야 합니다. 단지 다른 사람들을 희생하여 이익을 얻고 상황을 이용하는 것만으로 설정된 삶은 필연적으로 내적인 죽음을 초래합니다. 교회와 가까이 있다고, 사제들과 주교들의 지인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 중에 자신들의 이익만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들은 교회를 파괴하는 위선들입니다.

여러분 모두를 위해 주님께 청합니다. 주님께서 모든 위선을 이기게 하시며, 사회사업 지원활동이 아니라, 모든 이들, 특히 가난한 이들의 자애로운 어머니이신 교회의 본질인 그리스도교 연대성을 키우게 하는 진실을 활동하게 해주시는 당신의 부드러움의 영을 우리 모두에게 부어 주시길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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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8월 2019, 2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