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대주교… 교황과 푸틴, 대화와 평화 위한 만남
Robin Gomes / 번역 김근영
러시아 모스크바의 하느님의 어머니 대교구장 파올로 페지(Paolo Pezzi) 대주교는 바티칸에서 오는 7월 4일 목요일로 예정된 프란치스코 교황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만남에 열성적인 관심을 드러냈다.
대화, 평화, 공동의 집
이탈리아 출신인 페지 대주교는 바티칸 라디오 이탈리아의 FM 라디오를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가 이번 만남의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저는 ‘평화’나 ‘우리 공동의 집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과 같은 교황님에게 중요한 주제들이 토론 의제에 놓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황과 푸틴 대통령이 바티칸에서 면담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두 사람은 교황의 즉위 첫해인 2013년 11월에 서로 만났으며, 이어 2년이 되기 전인 2015년 6월에도 바티칸에서 만난 바 있다.
교황청과 러시아의 외교 관계는 1990년 소련 시절 당시 물꼬를 틔웠다가 2009년에 이르러 외교 관계가 복원됐다.
페지 대주교는 세계 평화의 길을 가는 데 있어 러시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러시아 국민들 간의 평화에 대한 교황의 깊은 책무를 언급했다. 교황과 푸틴 대통령의 세 번째 만남을 통해 교회가 기대하는 바는 대화를 계속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페지 대주교는 덧붙였다.
페지 대주교는 이번 만남의 의제가 알려지지 않았음에도 ‘세계 평화’나 ‘우리 공동의 집과 피조물 보호하기’ 등과 같은 교황에게 중요한 주제들이 테이블 위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페지 대주교는 교황의 대화 방식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교황은 타인의 말에 최대한 귀를 기울여 듣고 타인에 대해 많이 알려고 하면서도, 들은 것에 그치지 않고 의문을 제기하며 도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교황은 장황하지 않고 몇 마디와 행동으로 사안의 핵심으로 직접 들어가길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교황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
푸틴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이 교황의 모스크바 방문을 위한 초청 가능성이라는 결실로 이어지기를 염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음에도 페지 대주교는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교황을 초청하는 것은 정치 권력이지만, 러시아의 경우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종교다.
페지 대주교는 “지금까지 드러난 것처럼 러시아 정교회의 공식적인 초청이 없었다”며 “그것이 러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종교적 요소이고, 정교회의 지원 없이 러시아 대통령이 교황을 초청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가톨릭과 정교회의 관계
교황과 푸틴 대통령은 이번 만남을 통해 가톨릭교회와 정교회의 관계 개선에 대해 논의한다. 앞서 교황은 2016년 쿠바에서 러시아 정교회 키릴(Kirill) 총대주교를 만난 바 있다. 가톨릭과 정교회 수장 간의 첫 만남으로 주목을 받은 당시 회동은 지난 1054년 ‘대분열(Great Schism)’ 이후 동방 정교회와 서방 가톨릭교회로 분리된 아픔을 치유하는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첫 걸음이라는 평을 받았다.
전 세계 2억5000만 정교회 신자 가운데 1억6500만 명이 러시아 정교회 신자들이다. 러시아 정교회는 정교회 중 세계적으로 규모가 가장 크다.
소련의 초대 대통령 마하일 고르바초프와 러시아의 초대 대통령 보리스 옐친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을 러시아로 초청한 최근의 인물들이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교회 인구가 많은 국가들을 수차례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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