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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7위 주교 순교자들 시복 “사랑은 이데올로기의 억압을 이깁니다”

루마니아를 사목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문 셋째 날이자 마지막 날 오전, 7위의 그리스 가톨릭 주교 순교자들의 시복식을 거행했다. 교황은 이 복자들처럼 자유와 자비, 용서의 증인이 되라고 강력히 초대했다. 이어 과거 무신론자들처럼 인간, 생명, 가족의 가치를 경멸하는 새로운 이데올로기에 반대하여 “당시 복자들처럼, 싸워야 하는 것은 우리 몫”이라고 말했다.

Debora Donnini / 번역 이창욱

루마니아 국가 양심을 옹호했던 장소인 블라지 자유의 광장에서, (1848년 혁명이 일어난 지) 1세기가 지난 후인 1948년 공산주의 정부는 그리스 가톨릭 신자들에게 맹렬한 박해를 가하면서, 로마와 친교를 단절하라고 요구했다. 2019년 6월 2일 주일 베드로의 후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공산정권에 굴복하지 않아서 감옥에 갇혔고, 추위와 핍박을 받으며 끝내 자신들의 목숨을 내놓았던 7위의 그리스 가톨릭 주교 순교자들을 복자품에 올렸다. 교황과 블라지에 참석했던 약 8만 명의 순례자들 사이에는 강하고 감동적인 교감이 있었다. 그들 중에는 주교 순교자 7위의 친척이 있었고, 박해의 증인들 혹은 증인들의 자녀들이 있었다. 그들은 처음으로 블라지를 방문하는 교황을 이곳에서 밤새워 기다렸다. 참석자들 중에는 클라우스 요하니스 대통령과 영부인, 비오리카 던칠러 총리, 블라지 시장, 루마니아의 마르가리타 공주도 있었다.

교황은 주교 순교자 7위의 이름을 일일이 불렀다. 이들은 바실 애프트니(Vasile Aftenie) 주교, 발레리우 트라이안 프렌티우(Valeriu Traian Frenţiu) 주교, 이오안 수키우(Ioan Suciu) 주교, 팃 리비우 치네수(Tit Liviu Chinezu) 주교, 이오안 발란(Ioan Bălan) 주교, 알렉산드루 러수(Alexandru Rusu) 주교, 그리고 율리우 호쑤(Iuliu Hossu) 추기경이다. 참석자들의 감격을 느낄 수 있었다. (복자들의) 휘장 대신에 7위 주교들이 함께 그려진 이콘이 제단 한쪽에 안치되는 동안 이 역사적인 날의 축제를 알리기 위해 (시복식 미사가 진행되는 캠프 가까이에 있는 성당의) 종이 울려 퍼졌다.

고통을 알고 있는 땅

이 7위의 새 복자들만 박해를 받았던 것은 아니다. 당시 가톨릭 공동체의 삶은 “무신론적 독재정권”에 의해 험난한 시련을 겪었고, 그리스 가톨릭 교회와 라틴 전례를 거행하는 가톨릭 교회의 모든 주교들이 투옥됐다. 그들과 함께 많은 신자들도 감옥에 갇혔다고 교황은 강론에서 떠올렸다. 공산정권의 영향력이 사람들의 삶과 신앙보다 우선할 때, 자유를 위한 공간이 말소될 때, “땅”은 고통을 잘 알게 된다. 교황은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는 사람의 파멸과 일치하지 않는 목소리의 침묵에 이르는 불신에 바탕을 둔 “고통을 여러분은 겪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맹렬한 반대 앞에서, 7명의 주교들은 모범적인 사랑과 신앙을 드러냈다.

순교자들의 유산은 자유와 자비입니다

이 거룩한 전례에서 박해를 기억하며, 한때 이 순교자들의 감옥 창살이었던 철창살이 미사 때 사용한 교황의 의자 한 부분을 장식했다. (미사 때 사용된) 성작과 복음서는 새 복자들 가운데 한 명인, 죽음의 순간에 가장 연로했던 트라이안 프렌티우 주교가 사용했던 것이다. 교황은 이 신앙의 순교자들이 남긴 유산을 자유와 자비라는 두 마디로 요약했다. 1700년부터 로마와 일치했던 그리스 가톨릭 교회가 그의 주변에 모였다. 트란실바니아의 블라지에서 고동치는 심장을 가진 그리스 가톨릭 공동체, 주교들, 사제들, 신자들, 교회의 감동이 느껴졌다. 교황은 새 복자들이 인간의 기본권을 억누르는 이데올로기 체제에 반대하며 자신들의 목숨을 희생했다고 거듭 강조한 다음, 새 복자들이 남긴 유산의 다른 측면에 관해 말했다. 곧 자비다. 사실 그들은 그들의 박해자들에 대해 혐오의 발언을 하거나 보복의 태도를 취하지 않았다.

용서로 원한을 이길 것

7위 중 한 명인 율리우 호쑤 추기경이 했던 말은 루마니아 국민을 지탱한 태도의 상징이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이들의 회심을 위해, 값을 치르고 용서를 선사하기 위해, 이 고통의 어둠 속으로 우리를 보내셨습니다.”

“간수들 앞에서 보인 이 자비의 태도는 예언자적인 메시지입니다. 왜냐하면 일관되고 용기 있게 그리스도인의 신앙을 살아가면서, 오늘날 사랑과 용서를 통해 원한을 이기라는 초대로 제시되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가치와 혼인의 가치를 경시하는 새로운 이데올로기

교황은 문화적이고 종교적인 풍요로운 전통에서 사람들을 근절하기 위해 오늘날 재등장하는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경계했다.

“인간, 생명, 혼인과 가정의 가치를 경시하는 이데올로기적 식민지화는, 과거의 무신론자들이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을) 소외하는 결정들을 통해, 성장해야 할 뿌리를 박탈하면서, 특히 우리의 젊은이들과 어린이들에게 해를 끼칩니다. 그래서 자신의 이익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으면 모든 것은 의미 없는 것이 됩니다. 사람들은 타인을 악용하고 단지 목적으로만 대하도록 이끕니다.”

새로운 이데올로기에 대항하여 싸울 것, 형제애가 분열을 지배하도록 할 것

“두려움과 분열의 씨를 뿌리며” 이 땅의 소중한 유산을 “없애버리려는 목소리”에 관한 내용이 있다. 예컨대, 근세 유럽에서 최초로 근본주의를 제재하기 위해 광범위한 종교 관용주의를 보장한 토르더(Torda, 현재의 루마니아 투르다) 칙령을 없애버리려는 것에 관한 것이다. 여기서 교황 권고의 핵심이 나온다.

“저는 우리의 동시대인들에게 복음의 빛을 전하고, 이 복자들처럼 솟아나는 새로운 이데올로기에 대항하여 계속 싸우라고 여러분을 격려합니다. 그 당시 싸우는 것이 그들의 몫이었던 것처럼, 이제 싸우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여러분이 자유와 자비의 증인이 되길 바랍니다. 분열을 막도록 형제애를 나누고 대화를 하면서, 피를 나눈 형제애를 증진하면서 말입니다. 역사의 과정에서 분열된 그리스도인들이 더욱 가깝고 연대해 있음을 발견하게 해준 것이 피를 나눈 형제애입니다.”

교황의 강론은 태어나면서부터 소경이었던 사람의 치유에 대해 이야기하는 복음에서 출발했다. 또 사람 대신에 “특별한 이익들”, “에티켓” 혹은 “이데올로기”를 중심에 둘 때 발생하는 일을 강조하기 위해 (비유에 나오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난 논쟁에서 출발했다. 반면 주님의 논리는 추상적인 개념 속으로 도망치지 않고 자신의 얼굴, 자기 상처, 자신의 이야기를 가진 사람을 찾는다.

부활 삼종기도에서 교황의 감사

교황은 (미사 말미에) 부활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 훈화에서 진심 어린 환대에 대해 루마니아 대통령과 정부에 감사했고, 이번 사도적 순방에 아낌없이 협력한 데에도 감사를 표했다. 다니엘 총대주교와 루마니아의 모든 정교회에 대해서도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저를 형제적으로 받아들이셨습니다! 주님께서 이 오래되고 빛나는 교회를 축복하시고 당신의 사명 안에서 교회를 지지해 주시길 바랍니다. 모두에게 형제적인 박수를 보냅니다!” 또 교황은 이번 순방에서 부쿠레슈티, 이아시, 수물레우 시우크를 비롯해 마지막으로 이곳 블라지에 이르는 다양한 장소를 방문했던 가톨릭 교회를 회상했다. 그리고 가톨릭 교회가 사랑의 증언과 복음화에 박차를 가하도록 용기를 북돋았다.

“순교자의 땅이요, 자유와 자비의 땅인 이곳 블라지에서 3세기 동안 여러분의 신앙을 사도적 열성으로 증거하고 있는 그리스 가톨릭 교회의 자녀인 여러분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이어 교황은 여행의 로고에서부터 이번 루마니아 순방의 중심적인 기점이 되었던 동정녀 마리아에게 기도하면서 마무리했다.

“역사의 여정 동안 항상 성모님의 전구에 신뢰를 둔 루마니아의 모든 국민을 동정녀 마리아께서 당신 모성애로 보호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성모님께 여러분 모두를 맡기며 온전한 발전과 평화의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신앙의 여정에서 여러분을 인도해주시고 한층 더 올바르며 조화롭고 형제적인 조국의 건설에 기여하도록 성모님께 청합니다.”

루치안 무레산 추기경, “꿈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1948년 11월 28일에서 29일로 넘어가는 밤에 이 주교들은 체포되어 1989년까지 수감생활을 했으며, 신자들을 위해 루마니아어로 거행된 유일한 전례가 바티칸 라디오를 통해 전파됐음을 기억해야 한다. “작은 로마”로 불리는 블라지에 처음으로 방문한 교황, 그리고 이 7위 순교자들의 삶이 증언하는 것처럼 피를 통해 신앙의 충실을 보여준 교회에 베드로의 후계자가 방문한 것은 강한 감동을 자아냈다. 퍼거라슈와 알바이울리아 상급 대교구장인 루치안 무레산(Lucian Mureşan) 추기경의 말에서도 진한 감동이 드러났다. 무레산 추기경은 “꿈이”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베드로가 여기 계십니다. 우리의 신앙을 확고하게 해주기 위해, 우리의 상처에 입을 맞추고 치유하기 위해, 진정한 ‘기억의 정화’를 통해 새롭게 거듭난 슬로건으로 우리를 격려하기 위해서 입니다.” 이는 그리스 가톨릭 교회가 교황에게 전한 선물에 의해 확인된 꿈이었다. 새 복자들의 유해를 모신 은으로 만든 유해함과 복자들을 그린 성화를 선물로 받은 교황은 은성작을 선물했다. 이곳 블라지에서 결코 잊혀지지 않을 하루였다.

02 6월 2019, 2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