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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카메리노 미사 “하느님께 다가서는 사람은 앞으로 나아갑니다”

“하느님과 함께할 때 삶의 무게는 우리의 어깨에 머물지 않습니다. 그분께서는 다시 시작하고, 다시 시도하며, 다시 건설할 힘을 우리에게 주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6월 16일 주일 마르케 주(州) 카메리노의 카부르 광장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가까이 계시는 하느님’, ‘희망의 하느님’께 기도하는 한편, “다른 이들이 시작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마음의 위로자요 선의 건설자”가 되라고 초대했다.

Gabriella Ceraso / 번역 이창욱

‘성령 강림 대축일’ 다음 첫 주일인 6월 16일은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이다. 성령 안에서, 성자를 통해, 성부에 의하여 실현된 구원신비의 완성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미사에서 (이탈리아 중부) 카메리노의 지진 피해자들과 함께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가까이 계시다”는 주제를 선택했다. 카메리노 공동체는 “무한한 기쁨과 떨리는 애정으로” 교황을 기다렸다. 프란치스코 마싸라(Francesco Massara) 대주교는 교황을 맞이하는 인사말을 통해 지난 2016년의 지진으로 “거리의 가장자리로 내몰린” 주민들을 소개했다. 이어 그들은 고통으로 상처를 입었지만 “다시 일어서려는” 뜻을 품었다고 말했다. 교황은 “괴롭고 상처를 입은” 그들에게 괴로움과 슬픔을 몰아내는 희망과 (주님의) 가까이 계심, 가까이 계시는 하느님의 큰 선물이자 위로자요 해방자인 성령에 대해 말했다.

교황의 방문 후에는 미사가 거행됐다. 주교좌 성당과 두칼레 궁 사이에 인접한 양지바른 카부르 광장에는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과 장애인들이 눈에 띄게 모여들었다.

우리는 작고 무력하지만 하느님께는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이곳 주민이 겪은 고통에서 영향을 받은 교황의 강론은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시나이까?”라는 이날 전례의 화답송인 시편 8편 말씀으로 이어갔다. 만일 “일어서는 것이 좌절되고 희망이 먼지로 끝난다면”, 인간은 과연 무엇인가?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해, 우리의 안과 밖에서, 주님에게서 오는 확신은 이렇게 대답한다. “그분께서는 우리를 기억하십니다.”

“그분께서는 기억하십니다(ri-cordare). 다시 말해 마음으로(con cuore) 우리에게 돌아오십니다(ritornare). 우리가 그분 마음에 있기(a cuore) 때문입니다. 이 지상에 있는 많은 일들은 빨리 잊혀지는 반면,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잊지 않으십니다. 그분 눈에는 아무도 경멸할만한 자가 없으며, 각자는 그분에게 무한한 가치를 지닌 사람입니다. 땅이 흔들렸을 때 우리는 하늘 아래 작고 무력한 존재였지만 하느님에게 우리는 그 어떤 것보다 더 소중한 존재입니다.”

성령은 우리의 상처에 희망으로 기름 부으십니다

교황이 카메리노의 신자들과 함께 나눈 키워드는 기억(Ricordo)이다. “대체할 수 없고 유일한 자녀들”임을 기억하는 것은 “마치 끝장난 것처럼 보이는 최악의 상황”을 다시 생각하면서 우리가 슬픔에 빠지지 않고 굴복하지 않도록 힘을 준다. “부정적인 기억들”은 “우리가 그것들을 생각하지 않고” 우리를 “감옥에 갇혀 있는 자들”이라고 여길 때도 닥쳐온다고 교황은 덧붙였다. 거기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시는 분은 바로 주님이시며, 우리에게 성령을 선사하신다.

“그분께서는 위로자이시기 때문에, 우리는 그분이 필요합니다. 그분께서는 우리를 삶의 무게 아래 홀로 버려두지 않으십니다. 그분께서는 우리의 노예의 기억을 자유의 기억으로 변화시켜주시고, 과거의 상처를 구원의 기억으로 변화시켜주십니다. 예수님을 위해 행하셨던 것을 우리 안에 완성시켜주십니다. 곧 그분의 상처들, 악에 의해 깊게 파인 흉한 상처들이, 성령의 힘을 통해 자비의 운하가 되었고, 부활하게 만드는 다시 일어서는 사랑, 하느님의 사랑을 비추는 빛나는 상처가 되었습니다. 성령을 우리의 상처로 초대할 때, 성령께서 이런 일을 행하십니다. 성령께서는 희망을 다시 세우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그분께서는 희망의 향유로 나쁜 기억들에 기름을 발라주십니다.”

성령은 우리를 날아오르게 하십니다

교황이 카메리노 사람들과 나눈 두 번째 키워드는 희망(Speranza)이다. 우리가 “괴롭거나 상처를 받았을” 때 “우리의 슬픔 주변에 ‘둥지를 만들려고’ 한다”고 교황은 주목했다. 성령께서는 “언젠가는 나빠지는 지상의 것으로 만들어진” 희망처럼 “일시적인” 희망 혹은 “덧없는” 희망이 아니라, “살아있는” 희망, 그런 희망으로 우리를 키우시며, “우리가 태어난 목적인 경이로운 운명”을 열어젖히시어 “우리를 날아오르게” 하신다.

“성령의 희망은 길게 간직하는 희망입니다. 하느님의 충실함에 바탕을 두고 있기에, 기간의 종료가 없습니다. 성령의 희망은 낙천주의도 아닙니다. 아주 깊은 곳에서 탄생되고,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소중한 존재라는 확신이 마음 깊은 곳에서 다시 불붙습니다.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신뢰를 불어넣습니다. 외부에서 일어나는 것과는 별개로, 내면에 평화와 기쁨을 남기는 희망입니다. 그 어떤 삶의 폭풍우도 뿌리 뽑을 수 없는 강한 뿌리를 가진 희망입니다.”

삼위일체, 퍼즐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가까이 계시는 빛나는 신비

따라서 우리는 성령을 “우리 가까이에 모시고 친근하게 해주시도록” 초대해야 한다. 사실 가까이 있음(Vicinanza)은 교황이 즉흥적으로 바치는 기도와 함께 마르케 주(州) 사람들에게 건넨 세 가지 키워드 중 마지막 단어였다.

“오소서, 위로자 성령이여, 저희에게 빛을 주시고, 이러한 비극에 대한 의미를 주시며, 낙심하지 않는 희망을 주소서. 오소서, 성령이여. (…)”

“오늘 삼위일체 대축일은 ‘퍼즐’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가까이 계시는 빛나는 신비’입니다.” 이어 삼위일체 대축일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드님을 우리에게 주신 성부”라며 “우리와 더 가까이 계시며, 삶의 무게를 짊어지도록 우리를 도와주시고, 당신의 성령을 우리에게 보내주시는 분”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십자성호를 그을 때마다 그 이름을 부르는 성령께서는, 우리에게 힘을 주시고, 용기를 북돋아주시며, 우리 삶의 무게를 견디게 해주십니다. 사실 그분께서는 부활시키시고, 해결하시며, 다시 건설하는 데에 있어 전문가입니다. 보수할 뿐 아니라 건설하기 위해서, 다시 시작할 뿐 아니라 시작하기 위해서, 화해할 뿐 아니라 일치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힘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힘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 다가가는 사람은 무너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다시 시작하고, 다시 시도하며, 다시 건설합시다. 고통을 겪기도 하겠지만, 다시 시작하고, 다시 시도하며, 다시 건설합시다.”

기억하고 보수하며 다시 건설하기

교황은 신자들에게 몸을 돌려 어려움 중에 있는 사람을 아무도 잊지 않도록, “우리를 기억해주시는 하느님”, “희망의 하느님”, “가까이 계신 하느님”에게 기도를 바쳤다.

“거의 3년이 지났습니다만, 갈수록 인구가 줄어드는 이 지역을 보는 사람의 절망이 커지는 것, 그리고 처음에는 언론의 관심을 받으면서 우리의 심금을 울렸지만 점차 관심이 줄어들고 약속이 잊혀지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고통 받는 사람을 결코 잊지 않으십니다. 기억하고, 보수하며, 다시 건설하고, 다 함께 이를 행하도록 부추기십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타인을 위로하기

교황은 하느님께서 “선의 건설자, 마음의 위로자”가 되도록 도와달라는 기도로 마무리했다. 교황은 다음과 같이 즉흥적으로 기도했다. “주님, 당신이 항상 기억하시는 인간은 당신의 큰 꿈입니다. 저희는 ‘모든 위로의 샘이신 하느님’의 자녀들이므로, 저희도 세상에서 희망과 가까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존재임을 기억하게 해주십시오.”

“저희를 기억하시는 하느님, 저희의 상처 입은 기억을 희망으로 기름 부어주시며 치유해주시는 하느님, 내면으로부터 저희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저희 가까이 계시는 하느님, 하느님께서 저희를 선의 건설자가 되도록, 마음의 위로자가 되도록 도와주시길 빕니다.” “다른 사람들이 시작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각자 약간의 선을 행할 수 있습니다. 나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제가 시작하겠습니다. 제가 먼저 시작하겠습니다.’ 각자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또 자신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각자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제 십자가를 짊어지면서도,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다가가려고 노력합니다.’”

16 6월 2019, 1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