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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예수님의 사랑은 희망의 지평을 엽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사랑이 아니라 새 인간이 되게 하는 예수님의 사랑을 통해 서로 사랑하라고 요청하신다. 사실 그분의 사랑은 원수들을 사랑하고 용서할 수 있게 하고, 다리를 만들며 새로운 길을 가르치고, 장벽을 넘어서게 해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5월 19일 부활 제5주일 부활 삼종기도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당신 수난 전에 제자들에게 하신 “고별 연설” 말씀을 듣도록 우리를 이층 다락방으로 인도합니다. 그분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다음,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어떤 의미에서 이 계명을 “새” 계명이라고 부르십니까? 왜냐하면 구약성경에서 하느님이 당신 백성에게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라고 명령하셨던 것을 우리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레위 19,18 참조). 예수님께서는 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이 무엇인지 묻는 사람에게 첫째가는 계명이란 마음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고 둘째 계명은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라고 대답하셨습니다(마태 22,38-39 참조).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당신 제자들에게 맡기신 이 계명의 새로움은 어떤 것입니까? 왜 이 계명을 “새 계명”이라고 부르십니까? 다음과 같은 부연 설명으로 완성되었기 때문에, 옛 사랑의 계명은 새 계명이 되었습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새로움은 모두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 있고, 그 사랑은 그분께서 우리를 위해 내어주신 그 목숨을 통한 사랑입니다. 십자가 위에서 발견되는, 조건 없고 한계 없는, 보편적인,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 말하는 겁니다. 당신 자신을 극도로 낮추신 그 순간, 성부께 당신 자신을 맡기신 그 순간, 하느님의 아드님께서는 세상에 완전한 사랑을 드러내셨고 (완전한 사랑을) 주셨습니다. 그리스도의 수난과 고통을 다시 생각하면서, 제자들은 그분께서 하신 말씀의 의미를 이해했습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예수님께서 우리를 먼저 사랑하셨습니다. 우리의 나약함, 우리의 한계, 우리의 인간적인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한계를 모르고 결코 끝나지 않는 당신 사랑에 우리가 합당한 자들이 되게 하신 것도 바로 그분이십니다. 우리에게 새 계명을 주시면서, 그분께서는 단지 우리의 사랑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당신 사랑을 통해 우리에게 서로 사랑하라고 요청하십니다. 그분의 사랑은 우리가 믿음을 가지고 청한다면 성령께서 우리 마음에 부어주십니다. 이런 방식으로, 그리고 오직 이렇게 함으로써만,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것과 같은 사랑뿐 아니라 그분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과 같은 사랑으로, 다시 말해 무한히 더 많은 사랑으로, 우리가 서로 사랑할 수 있습니다. 사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아울러 이와 같이 우리는 인간관계를 새롭게 해주고 희망의 지평을 열어주는 사랑의 씨앗을 어디든지 뿌릴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항상 희망의 지평을 열어주시고, 그분의 사랑은 희망의 지평을 엽니다. 이 사랑이 우리를 새로운 인간이 되게 하고, 주님 안에서 형제와 자매가 되게 해주며, 우리를 하느님 백성, 곧 교회가 되게 해줍니다. 이 교회 안에서 모두가 그리스도를 사랑하도록 부르심 받았고, 그분 안에서 서로 사랑하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안에서 드러난 사랑, 우리로 하여금 살아내라고 그분께서 부르신 그 사랑은, 돌로 된 우리 심장을 살로 된 심장으로 변화시켜주는 유일한 힘입니다. 만일 우리 또한 이 사랑으로 사랑한다면, 이 유일한 힘은 우리의 마음을 예수님에 대한 사랑으로 변화시켜줍니다. 그리고 이 사랑은 우리로 하여금 원수를 사랑하고 우리에게 상처를 준 이들을 용서할 수 있게 해줍니다. 여러분에게 한 가지 질문을 하겠습니다. 각자 마음속으로 대답하십시오. 나는 내 원수들을 사랑할 수 있는가? 우리 모두가 원수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우리와 마음이 맞지 않고, “반대편에 속한” 사람들을 만납니다. 어떤 사람은 자신에게 악행을 저지른 사람과 만납니다. (...) 나는 그런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는가? 나를 아프게 했고, 나에게 상처를 준 그 남자, 그 여자를 사랑할 수 있는가? 나는 그 사람을 용서할 수 있는가? 각자 자신의 마음속으로 대답해보십시오. 예수님의 사랑은 우리로 하여금 타인을 예수님의 벗들인 공동체의 현재 구성원, 혹은 미래 구성원으로 보게 해줍니다. 대화하라고 우리를 부추기고, 서로 경청하고 알라고 우리를 도와줍니다. 사랑은 다른 사람을 향해 우리를 열어주고, 인간관계의 기초가 되게 합니다. 사랑은 우리의 약함과 선입견의 장벽을 넘어설 수 있게 해줍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우리 안에 다리를 만들며, 새로운 길을 가르치고, 형제애의 역동성이라는 도화선에 불을 붙입니다. 당신의 아드님 예수님으로부터 그분 계명의 선물을 받을 수 있도록, 성령으로부터 매일의 삶 안에서 그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는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동정녀 마리아께서 당신 모성애의 전구를 통해 우리를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19 5월 2019, 1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