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Vatican News
로마 근교에 위치한 공동체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 로마 근교에 위치한 공동체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교황, 성 크리스피노 본당 방문 “혀를 통해 전쟁이 시작됩니다”

지난 3월 3일 로마 근교에 위치한 비테르보의 성 크리스피노 공동체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본당에서 미사를 거행하며 사목방문을 마무리했다. 교황은 강론을 통해 다른 이들을 비판하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는 두 개의 약을 소개했다. 첫 번째 약은 기도이고, 두 번째 약은 다른 이들에 대한 험담을 피하는 것이다.

Adriana Masotti / 번역 이창욱

“우리 본당에서 교황님을 만나는 큰 소망이 있었습니다.” 2년 전부터 비테르보의 성 크리스피노 성당의 본당 사제로 재직 중인 루치아노 카차마니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 사목 방문 전야기도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리고 이날 성당을 가득 채운 사람들의 얼굴에서 그 소원을 이루었다는 기쁨을 읽을 수 있었다. 카차마니 신부가 교황에게 설명했던 표현에 따르면, 이 본당 공동체는 비록 규모는 작지만 활기가 넘치고 소박하며 너그러운 공동체이며 다양한 배경, 운동, 교회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특히 35년 전부터 네오까떼꾸메나도 길이 활동하고 있으며 산 에지디오 공동체도 활동하고 있다.

만남 이후 미사

교황은 미사를 집전하기 직전에 공동체의 사제들과 인사를 나눴고 몇몇 신자들을 대상으로 고해성사를 집전했다. 교황은 본당의 어린이들, 최근에 유아 세례를 받은 아이들의 부모들, 견진성사를 받은 소년들, 가난한 사람들과 특히 이 로마 주변 지역에 사는 많은 노숙자들, 병자들과 장애인들도 만났다. 전례복을 입은 교황이 성당 입구에서 입당행렬을 시작했을 때는 오후 5시20분이었다. 로마 교구 총대리 안젤로 데 도나티스(Angelo De Donatis) 추기경, 로마 북부지역 보좌주교 궤리노 디 토라(Guerino Di Tora) 주교, 본당신부 카차마니 신부와 보좌신부 안드레아 라모나카 신부가 교황과 함께 미사를 거행했다.

교황의 강론

이번 주일의 전례말씀인 루카 복음은 몇 가지 비유를 소개했다. 예수님께서는 이 실천적인 사례를 통해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인의 지혜”를 가르치셨고 교황은 이 가운데 하나를 강론의 중심으로 삼았다.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어떻게 형제에게 ‘아우야! 가만,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내 주겠다.’ 하고 말할 수 있느냐?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가 형제의 눈에 있는 티를 뚜렷이 보고 빼낼 수 있을 것이다”(루카 6,41-42).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통하여 우리에게 다른 이들을 심판하거나 다른 이들의 결점들을 보지 말고, 먼저 자신의 단점들을 바라보라고 가르치기를 원하셨다고 교황은 설명했다.

“우리 모두 단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두가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약간 타성에 젖어있고, 어느 정도 이기주의라는 어쩔 수 없는 힘에 젖어있으며, 다른 이들의 단점들을 바라보는 것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런 일에 있어서 전문가들입니다. 우리는 즉시 다른 이들의 단점들을 찾아내거든요. 그리고 그것에 대해 말합니다. 다른 이들을 험담하는 것이 달콤한 것처럼 여겨지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좋아합니다. (그렇지만) 안 됩니다. 혹시 이 본당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모두 웃는다], 다른 곳에서는 아주 흔한 일입니다.”

우리 모두는 타인의 단점을 바라보는 일에 있어서 전문가들입니다

교황은 우리 모두에게 다른 이들의 단점들을 바라보는 습관이 있다며, 이런 일에 있어 우리가 전문가들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른 이들을 심판하고 단죄하는 것은 추한 일이고 새로운 일도 아니지만, 예수님께서는 강력한 말씀을 사용하셨다고 교황은 설명했다. 곧 “만일 너희가 이런 길을 간다면 너희는 위선자들이고 위선자들은 ‘이중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 이중적인 방식으로 보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이 위선에서 벗어나 자신의 단점들을 바라보고 “다른 이들이 평화롭게 살도록” 놓아두라고 제안하셨다. 아울러 교황은 자주 강조하던 주제로 돌아왔는데 말하자면 (타인에 대한) 심판, 특히 험담에 의해 피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험담은 정말로 위험하다.

“이런 일은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험담은 험담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험담은 더 멀리 가고, 불화를 씨 뿌리며, 반목을 씨 뿌리고, 악을 씨 뿌립니다. 이 말씀을 새겨 들으십시오. 제가 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혀를 통해 전쟁이 시작됩니다. 다른 사람들을 험담하면서 여러분은 전쟁을 시작합니다. (이는) 전쟁을 향한 걸음이고, 파괴입니다. 혀를 통해 다른 사람을 파괴하는 것은 핵폭탄으로 파괴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똑같습니다. 여러분이 파괴하는 겁니다. 그리고 혀는 핵폭탄처럼 파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주 강력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고, 야고보 사도도 서간에서 그렇게 말했습니다(야고 3,8-10 참조). 성경을 집어 들어 이 구절을 읽어보십시오. 아주 막강합니다!”

교황은 “하지만 누군가 나쁜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반박할 수 있다”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런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말할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등 뒤에서 말할 것이 아니라, 얼굴을 맞대고 말입니다. 그리고 혹시 (그 사람이) 말을 듣지 않는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에게, 고쳐줄 수 있는 분에게 말하십시오. 그러나 험담하지는 마십시오.’ 그렇게 한다면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사태를 더 악화시켜 전쟁으로’ 몰고 갑니다.”

어느새 다가온 사순 시기를 위한 책무

결국 태도를 바꿔야 한다. 교황은 어느새 다가온 사순 시기를 활용할 수 있다면 좋겠다면서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조만간) 사순 시기를 시작하게 될 겁니다. 우리 각자 이번 사순 시기에, 이 점에 관해 묵상한다면 대단히 아름다울 것입니다. ‘나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가? 사람들 앞에서 내 마음은 어떠한가? 나는 미소를 지었다가 그런 다음 뒤에서는 비판하고 내 혀를 통해 파괴하는 위선자는 아닌가?’ 그리고 만일 우리가 사순 시기의 말미에 이런 점을 약간 고칠 수 있다면, 그리고 항상 뒤돌아서서 다른 이들을 비판하지 않는다면, 우리 가운데 가장 큰, 가장 아름다운 예수님의 부활을 보게 될 것이라고 보장합니다.”

그런 다음 교황은 이런 일이 결코 쉽지 않다고 인정했지만,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두 개의 약이 있다고 말했다. 첫째는 기도다. 주님께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청하면서 우리를 비판하는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다. 둘째는 매우 실천적인 것이다. 곧 혀를 자제하면서 다른 이들에 대한 험담을 피하는 것이다.

많이 기도하십시오. 특별히 교회를 위해 기도하십시오

저녁 시간이 되자 교황은 성당에서 미사에 참례한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과 인사를 나누며 악수를 한 다음, 성당 문을 나와 성당 입구에서 마이크로폰으로 공동체에 작별인사를 했다. “여러분의 환대에 감사합니다. 사순 시기를 잘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아울러 이 시기 동안 특별히 교회를 위해서, 그리고 교황 자신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교황은 소박하고 깊은 마음을 나누면서 다 함께 성모송을 바치자고 초대했다. 포프모빌(교황전용차)이 바티칸으로 돌아가기 위해 본당을 떠나는 동안, 수많은 신자들의 눈길은 교황이 함께했음에 대한 감동과 기쁨을 드러냈다.

03 3월 2019,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