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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과 로마교구 성직자들 프란치스코 교황과 로마교구 성직자들  

“성직자들은 인간과 하느님의 화해를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사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은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로마교구 성직자들과 함께 거행한 참회 예식을 마친 후, 교회와 공동체에서 교만이라는 악을 물리치고 화해의 기적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용서라고 강조했다.

Cecilia Seppia / 번역 안주영

프란치스코 교황은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사순 시기를 시작하며 교회 전통에 따라 참회 예식을 바치고 관례대로 로마 교구의 성직자들과 만나 비공개 대화를 나눴다. 교황은 로마교구 총대리 안젤로 데 도나티스(Angelo De Donatis) 추기경의 묵상 나눔이 끝난 뒤 몇몇 사제들을 대상으로 고해성사를 집전하고 사순 시기의 전례 말씀을 위한 안내서를 선물하면서 예식을 마무리했다.

자기만족에 빠지지 마십시오.

교황은 미리 준비된 내용이 아니라 자유롭고 즉흥적으로 연설하면서 △사순 시기의 의미 △모든 차원에서 친교를 회복하게 해주는 용서의 힘 △하느님 자비의 은총을 토대로 교회가 살아 숨쉬고 성숙하게 됨 등을 강조했다. 이어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마치 우리의 주도권이나 공로로 하느님의 백성이 되었다는 자기충족과 자기만족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항상 서로 경고하기를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자신의 행동과 죄를 비추는 거울 앞에서 ‘참으로 멋지군, 너무 훌륭해 (…)’라고 말하는 자기충족과 자기만족에 빠지지 마십시오. 이는 우리 자신에 대한 매우 끔찍한 생각이며, 우리에게 항상 악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아울러 교황은 라테라노 대성전에 모인 주교와 신부, 부제들에게 다음과 같이 묵상 말씀을 전했다. “하느님을 모든 것의 중심에 두도록 하십시오. 우리의 노력이나 공로가 아니라, 은총으로 하느님의 백성이 되었다는 점을 인식하십시오. 그분께서 우리에게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게으름과는 전혀 다른 ‘거룩한 수동성(santa passività)’은 하느님의 뜻에 자신을 온전히 내어 맡기는 행위입니다.”

영적 황폐함 속에서 사는 법을 배우십시오

교황은 구약성경의 탈출기에서 드러난 “이스라엘 민족”을 하느님의 백성으로 변화시킨 주님의 위대한 업적을 오는 2025년 희년을 맞이하기 위한 7년 동안의 여정의 본보기로 제시했다. 교황은 이 여정 속에서 주님께서 행하신 위협과 위로가 백성들 스스로 악한 행실의 결과를 알아차리고 죄를 잊을 수 있도록 이끌기 위한 지혜로운 교육 방식이라며, 화해를 향한 인내로운 업적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영적 황폐함의 순간들을 두려워하지 말라며 (하느님이 아닌) 다른 길과 우상을 끊어버리고 하느님의 일시적인 부재를 선물로 받아들이며 살라고 초대했다.

“주님은 현명한 분이십니다! 주님께서 백성들에게 베풀기를 원하시는 화해는 언제나 이스라엘 사람들이 항상 기억하게 될 교훈일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실연당한 애인처럼 행동하십니다. ‘네가 나를 정말로 원치 않기에, 나는 떠난다!’ 그렇게 우리를 홀로 남겨 두십니다. 정말로 우리는 한동안, 6개월, 1년, 2년, 3년, 그 이상을 홀로 지내게 됩니다. 그런데 혼자만의 시간이 지속되면 어느 순간 외로움의 자기충족과 자기만족이 드러나고 맙니다.”

새로운 성숙

교황은 장상들이 본당 공동체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종종 찾게 되는 유능하고 능력있는 한 사제의 예를 들었다. 그는 하느님께서 고뇌의 시간을 살도록 은총을 주시기 전까지, 홀로 자기만족에 빠져 사는 시간을 알아차리는 은총을 받기 전까지는 “거룩한 거울에 자신을 바친” 사람이었다. 교황은 그 사제가 눈물을 흘렸고 이후 겸손하게 다시 시작했다고 전하며, 눈물의 은총과 하느님 현존의 선물을 새롭게 받기 위해 하느님께서 당신 부재로 위협하시는 “선한 슬픔”을 체험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하라고 로마교구 사제들에게 권고했다. 또한 고통스러운 체험이 지닌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탈출기에서 묘사하고 있듯이 이스라엘은 새로운 성숙함을 얻었고, (광야의) 여정 속에 진정한 장애물을 또한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우리 자신에 대한 두려움, 우리가 절대적인 권능을 갖고 있다는 생각에 대한 두려움, 우리의 교활함과 은폐들, 이중 생활(doppio gioco)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뱀에 대한 두려움보다 진정한 독인 이러한 것들에 더 큰 두려움을 가지십시오. 하느님의 백성은 모세와 모세가 선포한 하느님의 말씀을 중심으로 진정한 일치를 이뤘습니다. 죄와 하느님의 용서에 대한 체험은 이스라엘 백성을 하느님께 속한 하느님의 백성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영혼을 분장하지 않도록 하십시오

교황은 하느님만이 아니라 사제에게 감추고, 더 나아가 자기 스스로를 습관적으로 속이는 고해성사의 체험을 언급했다.  

“화장 기술이 많이 발전했습니다. 우리는 상황들을 분장시키는데 있어서 기술자들입니다. ‘네, 하지만 자주 그렇지는 않아요, 이해하시잖아요. (...)’ 우리가 그렇게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볼 수 있도록 물을 조금 사용해서 화장을 지우는 것이 모두에게 이롭겠습니다. 우리와 우리들이 하는 일들은 추합니다. 그러나 절망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너그러우시고 자비로우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흉하게 만드는 죄

교황은 사순 시기 동안 당신 백성들을 향한 하느님의 열정적이고 질투심 강한 사랑에 대해 말하면서 사제와 주교들에게 교회 안에서 그들의 직무를 깨달으라고 요청했다. 이어 그것은 하느님의 화해의 업적에 너그러운 봉사를 펼쳐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사제와 주교들에게 그리스도와 솔직한 대화를 나누라고 권고하면서, (사제와 주교들은) 백성들의 행정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타락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서도 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형제들과 공동체와 함께 백성들을 위해 고군분투할 준비를 갖추라고 말했다. 이어 주교들에 대한 험담을 하는 사제들의 태도와 교회를 더럽히는 온갖 고통스러운 악행을 질책했다.

“죄는 우리를 흉하게 만듭니다. 사제와 주교들, 또는 우리 스스로가 저지른 악습과 타락, 심지어 타인의 삶을 파괴시키는 범죄라는 끝없는 심연 속에 떨어질 때, 우리 모두는 고통스럽고 굴욕적인 경험을 하게됩니다.”

성 학대 추문

교황은 슬픔과 괴로움을 품고 이와 관련하여 성 학대를 범한 성직자들의 위중한 죄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 세계의 신문을 메우고 있는 추문의 물결이 우리와 온 교회에 견디기 힘든 괴로움과 고통을 주고 그것을 함께 나누게 되어 저의 마음이 아픕니다.”

“교회 내 미성년자 보호를 위한 회의 폐막 미사 때 이미 언급했듯이, 근래 일어나고 있는 일들의 근원은 세상의 주인이라고 자부하며 행하는 악의 영과 원수 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낙담하지는 마십시오! 주님께서는 당신의 정배(인 교회)를 정화시켜주시고, 우리 모두를 그 안에서 회복시켜주고 계시며, 주님 없이는 우리가 먼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시려고 우리를 훈련시키십니다. 위선과 (남에게) 보이기 위한 영성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하고 계십니다.”

회개, 거룩함의 시작

교황은 하느님께서 당신 정배(인 교회)의 아름다움을 되찾기 위해 당신의 영을 불어넣으실 수 있도록 무엇보다도 회개가 중요하다고 덧붙이며, 로마교구 성직자들에게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화해를 위해 투신하고 봉사하는데 두려움을 갖지 말라고 권고했다. 또한 그렇게 살지 않는 사제의 삶은 오해와 고통, 때로는 박해와 죄로 물들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체 형제들간의 상처, 복음 말씀에 대한 거부, 가난한 이들을 향한 멸시, 한번도 다가오지 않은 화해로 인한 분노, 동료들의 수치스러운 행위의 결과로 생긴 추문, 이 모든 것이 우리에게서 꿈을 앗아가고 무기력함에 빠지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하느님의 인내로운 이끄심에 믿음을 둡시다. 모든 것은 때가 있습니다. 마음을 넓게 가지고 화해의 말씀에 봉사하는데 집중합시다.”

애덕의 사순 시기

“무엇보다도 먼저 용서를 청하십시오.” 교황은 교구 카리타스 운동 지원을 재개하며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애덕의 사순 시기를 살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환대하고 지원하면서 다양한 형태로 가난에 대해 응답하기를, 또한 교회 공동체를 손상시키고 선교의 활기를 억압한 죄에 대하여 하느님과 형제들에게 용서를 청하라고 초대하며 마무리했다.

07 3월 2019, 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