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 시노드 후속 권고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Christus vivit)가 나오기까지
Isabella Piro / 번역 이창욱
로마부터 파나마 세계청년대회를 거쳐 로레토에 이르기까지 유일한 도착점은 바로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다. 지난 3월 25일 월요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레토 성지를 방문하는 동안 서명했고 동정 마리아에게 의탁했던,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서한 형태로 구성된,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 후속 교황 권고는 그리스도라는 나침반 덕분에 걸어올 수 있었던 기나긴 여정이었다. 스페인어로 “우리의 희망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Vive Cristo, esperanza nuestra)는 곧 발행될 이 문헌의 첫 번째 문장이다.
2017년 1월, 젊은이들에게 보낸 교황의 편지
이 문헌의 첫 페이지는 한편으론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017년 1월 13일에 (주교 시노드 제15차 정기총회 예비 문서 발표에 즈음하여) 젊은이들에게 보낸 서한의 내용과도 같다. 주교 시노드 예비 문서가 발표된 이날 교황은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이 밖으로 나아가 미지의 미래를 향하여 떠날 것을 권유하신다”며 “그 미래는 실현이 확실히 보장되는 것으로 하느님께서 몸소 여러분을 동행해 주신다”고 서한을 젊은이들에게 보냈다. 교황은 주교 시노드 예비 문서와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이 서한을 함께 보내기로 결정했다. 실제로 교황은 2년 전 젊은이들에게 다음과 같이 썼다.
“여러분의 노력과 변화의 의지와 관대함으로 더 나은 세상이 건설될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담대한 선택을 재촉하시는 성령께 귀 기울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양심이 여러분에게 주님을 따르기 위하여 위험을 감수하라고 재촉할 때에 주저하지 마십시오. 교회 또한 여러분의 목소리, 정서, 신앙, 심지어 여러분의 의심과 비판에도 귀를 기울이고 싶습니다. 소리 내어 외치십시오. 여러분이 외치는 소리가 공동체에 울려 퍼지고 여러분의 목자들에게까지 이르도록 하십시오.”
2017년 9월, 젊은이들의 상황에 관한 국제 세미나
교황의 초대는 2017년 9월 주교 시노드 사무처에 의해 로마에서 개최된 “세계 젊은이들의 상황에 관한 국제 세미나”에서 받아들여졌다. 젊은이에 관해 언급된 수많은 주제들이 그 세미나에서 논의됐다. 이주 문제부터 실업 문제까지, 사회적인 책임부터 정치적인 책임까지, 기술의 발전부터 신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다뤄졌다. 마지막으로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우리는 한 가족입니다. 귀를 기울이며 함께 성장합시다.” 이 말은 교회 안에서 자신의 삶의 선택을 성숙시키고 공동선에 기여할 수 있는 하나의 집, 하나의 가족, 하나의 공동체를 찾으려는 젊은이들의 열망을 드러낸다.
2018년 3월, 주교 시노드 제15차 정기총회 준비모임
이와 같은 염원으로, 교황은 2018년 3월에 로마에서 개최된 주교 시노드 준비모임에서 직접 대답했다. 교황청 국제신학원인 ‘교회의 어머니 마리아(Maria Mater Ecclesiae)’에서 열린 이 모임에는 300여 명의 젊은이들이 참석했고, 그 밖에 1만5000여 명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참여했다. 그들 모두에게 교황은 참된 그리스도교 전통의 자취 안에서 창의적인 방식으로 일어서기 위해, “항상 이렇게 해왔다”는 논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에 도전하라고 요청했다. 교황은 교회의 마음은 젊다면서, 젊은이들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젊은이들의 세상을 분석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젊은이들과 직접 대화하는 것도 필요하며, (심지어 젊은이들이) “건방지게” 말할 때도 마찬가지다. 교황은 젊은이들에게 “만일 여러분이 부족하다면, 하느님께 다가가는 부분도 부족한 것”이라며, 어른들과 노인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견고한 뿌리를 내린 “젊은 예언자들”이 되라고 격려했다.
2018년 성지주일
주교 시노드 준비모임의 결실은 2018년 3월 25일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이자 교구 젊은이의 날 행사를 통해 성 베드로 광장에서 교황에게 전달된 최종 문헌에 수록됐다. 젊은이들은 “이 문헌으로 교황님께 우리 마음의 가장 깊은 열망과 우리의 삶을 전한다”며 “교회가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계속 들어준다는 것을 신뢰한다”고 교황에게 설명했다. 사실 젊은이들은 교회가 가르치는 바에 대해 자신들이 살아있는 증인이 되거나 현시대의 주인공이 되기에는 (아직) 너무 어리다고 생각하지 말기를 (교회에) 기대한다고 요청했다. 젊은이들은 교회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줄 알고, “용서를 청하는 겸손”도 갖추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포용력 있고, 수용하며, 자비롭고 따뜻한 애정을 가진 교회를 바라고 있다. 교회는 젊은이들이 사는 곳, 심지어 디지털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들도 만나야 하며, “통합적인 생태학과 지속 가능한 세계 경제를 함께 짊어지고 나감으로써 평화의 세상”을 건설하는 데에 그들을 동반해주어야 한다.
2018년 6월, 7개의 키워드로 된 주교 시노드 「의안집」
2018년 6월 19일에 발표된 주교 시노드 「의안집」(Instrumentum Laboris)은 몇 달 전에 시노드 사무처가 온라인으로 올린 설문지에 젊은이들이 대답한 10만장 이상의 답변지를 통합하고 모든 요청을 수용했다. 특히 7개의 키워드가 의안집에서 부각됐다. 곧 경청, 동반, 회심, 식별, 도전, 성소, 성화 등이었다. (「의안집」은) 교회가 “진정한” 교회가 되고, “모범, 자격, 공동책임성과 문화적인 연대”를 위해 빛나는 교회가 되며, 젊은이들과 함께 복음의 빛에 따라 사는 삶을 나누도록, 젊은이들이 교회 안에서 찾던 기본적인 원칙을 다뤘다. 교회가 “덜 제도적이고 더 관계적이며, 미리 판단하지 않고 수용할 수 있으며, 자비로운 친구와 이웃”이 되어 주기를 바라는 기대가 모아졌다.
2018년 10월, 시노드 최종 보고서
「의안집」에 담긴 주제들은 2018년 10월 바티칸에서 “젊은이, 신앙과 성소식별”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시노드의 “로드맵”이 됐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시노드 홀에서 발언했다. 젊은이들의 성찰, 그들의 증언, 그들의 강력한 호소가 시노드 최종 보고서에 모아졌고, 그 핵심은 루카 복음에 나오는 엠마오의 제자들 이야기였다. 동반과 경청은 젊은이들이 교회에 요청했던 본질적인 내용 중에서 강조된 사항들이고, 이와 더불어 학교와 본당의 노력, “우리 시대의 패러다임”, 청년 이주 문제와 같은 중대한 문제들에 대한 관심이 강조됐다. 뿐만 아니라 최종 보고서는 진리를 실천하고 용서를 구하기 위해, 모든 종류의 남용에 대항하는 교회의 확고한 책임의 중요성을 상기시켰다. 첫 신앙 공동체요 ‘가정 교회’인 가정에 대한 강조도 주요 내용이었다. 쓰고 버리는 문화를 반대하는 정의를 촉진하도록 권고하고, 예술이나 음악과 스포츠에 의해 제공된 “사목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그리스도교 선포의 시각에서 소통의 잠재력을 신장시키면서, 디지털 세계를 살아가도록 초대했다. 아울러, 최종 보고서는 사회와 교회 안에서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고 재인식하며, 또한 젊은이들이 성/섹슈얼리티(sessualità)이/가 선물임을 발견케 하고, 그들에게 “분명하고, 인간적이며 공감하는 말”을 제시할 것을 요청했다. 이 모든 것은 “공동합의성”(sinodalità)을 통해, 다시 말해 ‘나’에게서 ‘우리’로 넘어가도록 자극하는 사명을 위한 스타일을 통해 이뤄진다.
2019년 1월, 파나마 세계청년대회
수많은 “우리 젊은이들”이 올해 1월 제34차 세계청년대회를 맞아 파나마에서 교황을 만났다. 지난 2013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도 교황이 젊은이들에게 “목소리를 내라”, 다시 말해 ‘듣게 하라’고 권고했을 때처럼, 이제 교황은 젊은이들이 교회와 세상에서 적극적이고 창의적으로 해야 할 일을 하도록 초대하며, “복음의 증인”이 되기 위해 그들의 “쇄신의 에너지”를 열매 맺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는 여러분과 함께 여러 차례 새로운 성령강림을 일구시는 성령의 은총에 항상 마음을 열고 교회의 젊음과 지속적인 새로움을 찾고 일깨워나가기를 바랍니다. 이것은 오로지, 얼마 전 주교 시노드에서 경험했던 것처럼, 경청하며 걸어나가고 서로 보완하며 들을 줄 알 때만, 우리 형제들에게 봉사하는 가운데 주님을 선포하며 증거할 줄 알 때만 가능합니다. 그 봉사는 항상 구체적인 봉사여야 합니다.”
2019년 3월, 교황 권고
따라서 3월 25일 월요일, 젊은이들에게 보낸 첫 번째 서한에서부터 2년이 지난 시점에, 교황은 로레타의 동정 성모님께 서한의 형태로 구성된 주교 시노드 후속 교황 권고를 의탁한 것이다. 이는 주교 시노드 참가자들이 바랐던 대로 함께 걸어가고 대화하며, 경청하는 구체적인 표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