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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프리카 학살에 대한 고통 중앙아프리카 학살에 대한 고통 

중앙아프리카 학살에 대한 교황의 고통… “폭력을 멈추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연중 제33주일 삼종기도의 말미에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남부에서 무장 단체가 2명의 사제를 포함해 40여 명의 사람들을 살해한 유혈사태에 대해 언급했다.

Sergio Centofanti / 번역 이창욱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월 18일 연중 제33주일 삼종기도의 말미에서 얼마 전 중앙아프리카에서 자행된 학살에 대해 깊은 슬픔으로 떠올렸다.

“저는 이틀 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내 피난민 수용소에서 자행된 학살 소식을 듣고 무척 고통스러웠습니다. 거기에는 2명의 사제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제가 자비의 희년의 첫 번째 거룩한 문을 열었던, 제가 무척 사랑하는 이 나라 국민에게, 제가 아주 가까이에서 함께하고 있다는 점과 저의 사랑을 표하고자 합니다.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평화가 절실히 필요한 이 사랑하는 나라에서 폭력이 멈추도록 기도합시다. 성모님과 함께 기도 드립시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

알린다오의 학살

학살은 남부지역에 있는 알린다오에서 자행됐다. 2만6000명 이상의 난민들을 받아들였던 교구의 피난민 수용소는 공격을 받았다. 최소 40명이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에는 2명의 사제들도 포함됐다. (이들은) 알린다오 교구 총대리 신부인 블레이스 마다(Blaise Mada) 신부와 콩보(Kongbo) 본당 사제인 첼레스틴 응굼방고(Célestin Ngoumbango) 신부였다. 많은 희생자들이 산채로 불태워졌다. 집들과 피난 수용소들은 약탈당하거나 파괴됐다. 금광과 다이아몬드 광산이 풍부한 이 지역에서, 국가의 평화를 위한 아주 민감한 순간에, 대다수가 무슬림으로 이루어진 UPC(Unité pour la Paix en Centrafrique, 중앙아프리카 평화 연합)의 셀레카(Seleka) 반군에 의해 공격이 감행됐다. 하지만 지역 소식통에 따르면 주둔 중인 유엔 평화유지군 미누스카(Minusca)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국 군대 사이의 충돌

지난 11월 15일 목요일,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가 뉴욕에서 2014년부터 시작된 유엔 평화유지군 주둔 사명의 갱신을 비롯해 폭력에 대처할 무능력으로 많은 비판의 대상이 된 사안을 논의했다는 사실은 주목할만하다. 이러한 비판에 중앙아프리카의 위기를 장악하려는 외국 군대 간의 충돌이 더해졌다. 이사회는 만장일치 투표로 유엔 평화유지군 주둔 사명을 1개월 더 연장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시간을 벌었으며, 오는 12월 15일에 다시 투표할 예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20여 명으로 구성된 무장단체는 무방비 상태의 국민들에게 횡포를 일삼고 국가의 자연자원을 강탈하며 거의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행동하고 있다.

시민들의 대피

이번 공격으로 수천명의 시민들이 밀림으로 대피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450만 주민의 4분의 1이 그들의 집에서 쫓겨나 피신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피난민들은 대략 69만 명이며, 인근 국가로 피난한 이들은 57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주교들의 외침 “(사태를) 묵인하는 것은 공범입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주교단은 이번 학살에 대해 경악과 고통을 표현했다. 주교단은 “이러한 살인의 주동자들과 사건의 주범들을 체포하고 재판에 회부할 것을 보장하기 위해 즉각적 조치를 취하도록” 유엔 평화유지군과 정부에 그들의 호소를 거듭 강조했다. 주교단은 “가톨릭 교회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무장 범죄 집단의 표적이 됐다”고 주장하면서 “범죄의 악행이 무한정 처벌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류를 거슬러 자행되는 이런 범죄를 멈추기 위해 개입해야 할 의무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태를) 묵인하고 있는 이들의 공모 책임은 재앙입니다.” 또한 주교단은 “그리스도교 공동체 전체는 평정을 유지하고 복수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기도하자”고 초대했다.

또 다른 푸른 헬멧 살해

지난 11월 16일 금요일 저녁, 무장 단체가 국가 서부지역에 주둔 중인 유엔의 기반시설을 공격함에 따라 1명의 푸른 헬멧(유엔 평화유지군)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따라 2018년에만 6명의 유엔 평화유지군이 세상을 등졌다.

프란치스코 교황,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평화의 순례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015년 11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수도) 방기에서 열린 자비의 희년 개회식을 위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한 이래로, 이 나라는 평화의 시기를 되찾았다. 당시 교황은 “평화의 순례자”로서 이곳에 도착했다며, 그리스도인들과 무슬림들을 만나 (서로) 용서하고 증오를 거두는 한편, “우리에게 친근하지 않으며, 우리의 민족 집단에 속하지 않고, 우리의 정치적인 선택이나 우리의 종교적인 신념에 속하지 않는, ‘타인’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말자”고 초대한 바 있다.

그리스도인들과 무슬림들은 형제들... 종교가 충돌의 원인이 돼서는 안 됩니다

교황은 방기의 중앙 회교사원을 방문했을 당시 강력하고 분명한 어조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리스도인들과 무슬림들은 형제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서로를 형제처럼 여기고 형제처럼 행동해야 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나라에 충격을 주었던 최근의 사건들과 폭력이 그야말로 종교적인 동기에 기반한 것이 아니었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을 믿는다고 말하는 사람은 반드시 평화의 사람이기도 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들, 무슬림들, 토착 종교 신자들은 수많은 세월 동안 서로 함께 평화롭게 살았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하느님의 모습을 훼손하고, 결국에는 공동선을 해치며, 모든 수단을 동원함으로써 끝내 사익을 추구하려는 목적을 지닌 모든 행위를 멈추게 하도록, 서로 단결해야 합니다. 다 함께, 증오에 ‘아니오’, 복수에 ‘아니오’, 폭력에 ‘아니오’, 특히 종교의 이름이나 하느님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행위에 대해 ‘아니오’라고 말해야 합니다. 하느님은 평화이십니다.”

자원 착취에 대한 국제적 책임

교황은 모든 것이 번영된 사회의 건설과 연대를 향하도록, “개발 계획과 선택에 있어서, 환경자원 착취의 중대한 책임에 대해” 각국 책임자들, 국제적 파트너와 다국적 기업의 책임자들의 관심을 호소하기도 했다.

18 11월 2018, 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