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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드 폐막미사 강론… “활동주의자가 아니라 이웃이 되십시오”

경청하기, 이웃 되기, 증거하기는 신앙 여정의 세 과정으로 10월 28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거행된 세계주교대의원회의 폐막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조한 내용이다. 교황은 26일간의 시노드 일정의 말미에서 “하느님께서는 젊은 분이시고 젊은이들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Debora Donnini / 번역 이정숙

모든 이의 스승이라거나 거룩함의 전문가가 아니라, “새로운 삶을 나르는 사람”, 다시 말해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증거자들”이 바로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린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월 28일 주일 오전 젊은이들을 위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이하 주교 시노드) 폐막미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번 주교 시노드는 10월 3일 수요일부터 26일 금요일까지 젊은이들을 비롯해 신앙과 성소 식별을 주제로 열렸다. 교황의 강렬한 말은 성 베드로 대성전에 모인 7000여 명의 신자들 앞에서 울려 퍼졌다. 입당 행렬에는 주교 시노드 회의에 참가했던 젊은이 참관인들도 함께했다. 시노드 폐막미사 강론은 이날 전례의 복음(마르 10,46ㄴ-52) 말씀에서 시작해 “신앙 여정”의 세 과정을 설명하면서 이어졌다. 치유된 후 예수님의 제자가 된 예리코의 장님 바르티매오처럼, “우리 또한 함께 걸었고, (따라서) ‘시노드했다’”고 교황은 말했다.

교회는 젊은이들을 경청하길 바랍니다. 하느님께서는 젊은이들을 사랑하십니다

“말하기 전에 들어라.” 곧, “경청의 사도직”은 예리코 장님의 외침을 들으시고, 또 당신과 함께 있던 사람들이 바르티매오가 입을 다물도록 꾸짖는 동안에도 조급해 하지 않으시며, 그가 말하도록 그냥 두셨던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첫 걸음이다. 교황은 “그들 머릿속에는 그들만의 계획이 있었다”며 그렇지만 예수님에게 있어서 “도움을 청하는 이의 외침”은 방해가 아니라 “하나의 생생한 질문”이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은 “무익한 수다”가 아니라 사랑과 인내로 이웃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라는 부르심을 받은 것이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결코 지치지 않으시고, “우리가 당신을 찾을” 때 항상 기뻐하시는 것처럼, 그리스도인들 역시 “경청에 대한 유순한 마음의 은총”을 청해야 한다.

“우리 모든 어른들의 이름으로 젊은이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종종 여러분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면, 용서를 청합니다. 우리가 여러분에게 마음을 열기보다 여러분의 귀를 막았다면, 용서를 청합니다. 예수님의 교회로서 우리는 다음의 두 가지를 여러분이 사랑으로 경청해주시길 바랍니다. 먼저, 하느님에게 있어서 여러분들의 삶은 소중한데, 그것은 하느님께서 젊으시기 때문이며 젊은이들을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우리에게 여러분의 삶은 소중하며, 앞으로 나가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웃이 되는 것은 교의적 논리나 사회적인 것에 전념하는 게 아닙니다

예리코의 장님을 직접 만나시는 예수님처럼, 이웃이 되는 게 신앙의 길에 이르는 두 번째 단계다. 예수님께서는 바르티매오에게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고 물으신다. 교황은 그렇게 하느님께서는 “각자의 처지에 맞는 사랑”으로 (우리 각자를) 주인공으로 느끼게 해주신다며, 신앙의 차원에서 일어날 수 있는 두 가지 위험을 경계하라고 강조했다.

“신앙이 순전히 교의적 논리에 집착할 땐 마음을 건드리지 못하고 그냥 머리로 말하는 위험이 생깁니다. 또한, 단순히 (무엇인가를) 하는 것에만 집중할 땐 도덕주의자로 변하고 사회적인 것으로만 축소되는 위험에 빠집니다. 이와 반대로, 신앙은 삶입니다. 우리의 존재를 변화시키신 하느님의 사랑을 사는 것입니다. 우리는 교의주의자나 활동주의자가 되어선 안 됩니다. 우리는 그분과 가까이에서, 우리 사이의 친교 안에서, 형제들과 가까이 하는 이웃 안에서, 하느님의 방식으로 하느님의 업적을 계속하라고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모든 이들의 스승이나 거룩함의 전문가들이 아닌 하느님 사랑의 증거자

따라서 “이웃이 되는 것”, “준비된 처방전의 유혹에 대항하는 해독제”는 “형제의 삶 안에서 하느님의 새 소식을 전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이런 이유로, 교황은 “’우리 그룹에 속한 사람들이 아니며’, 하느님께서 열렬히 찾고 계신 이들을 끌어 안기 위해서 우리의 환경에서 벗어 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자문해보자고 권고했다. 사실, 항상 “손을 씻고자 하는” 유혹이 생기지만, 교황은 장님에게 몸을 굽히신 예수님처럼 하기를, 곧 “손을 더럽히라”고 권고한다.

“주님께서 우리 개개인을 위해 손을 더럽히셨다는 것을 기억합시다.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거기서부터, 하느님께서 죄와 죽음을 통해 나의 이웃이 되셨음을 기억하는 데서부터, 다시 시작합시다. 나의 이웃이 되신 겁니다. 모든 것이 여기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분의 사랑으로 우리가 서로 이웃이 될 때, 모든 이들의 스승이 아니라, 거룩함의 전문가가 아니라, 구원하시는 사랑의 증거자인 새로운 삶을 나르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교회는 비정부기구가 아니라 주님의 기쁨을 사는 구원된 공동체입니다

교황이 신앙의 길을 완성으로 초대하는 세 번째 단계는 예리코의 장님처럼 “증거하기”다. 많은 젊은이들이 “삶을 원하지만”, 종종 “거짓 약속만을 발견하고, 소수만이 젊은이들에 대해 진심으로 관심을 갖습니다.” 교황은 “(진리를) 찾는 형제들이 우리의 문을 두드리기를 기다리기만 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태도가 아니다”며 “우리 자신이 아닌 예수님을 전하면서, 우리가 그들에게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왜냐하면 그분께서는 그분의 이름으로 격려하도록 우리를 보내시기 때문이다.

“그분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라고 우리를 보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사랑하게 내버려두라고 여러분에게 청하십니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이 구원의 자유로운 소식이 아니라 교회 내 우리 자신, 우리 (자신을 위한) ‘처방전’, 우리(의 겉치레와 같은) ‘라벨’을 전했는지요! 우리는 얼마나 자주, 주님의 말씀을 우리 것으로 하기보다, 우리의 생각을 그분의 말씀으로 퍼뜨렸는지요! 예수님의 친구라는 현존보다는, 우리 제도의 무게를 사람들이 얼마나 더 크게 느끼고 있는지요! 우리가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주님의 기쁨을 사는 구원의 공동체가 아니라, 비정부기구나 국영기구가 되고 말 것입니다.”

신앙은 이론이 아니라 예수님과 만나는 것입니다

끝으로 교황은 “바르티매오를 구원한 신앙은 하느님에 대한 그의 명확한 생각에 있지 않다”면서 “그분을 찾고 그분을 만나기를 원한 것 안에 있었다”고 말했다. 구원의 필요성을 느낀다는 것은 신앙의 시작이다. 교황은 “신앙은 이론이 아니라, 예수님과의 만남에 대한 문제”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따라서 “효과적”인 것은 “우리들의 설교”가 아니라 “우리 삶의 증거”다. 교황은 신앙의 길에 이르는 세 단계를 재차 강조하면서 젊은이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이웃이 되고, 젊은이들이 “우리 삶의 기쁨”, 곧 예수님을 증거하기를 청하자며 강론을 마무리했다.

28 10월 2018,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