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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일 발생한 지진 피해 지역에서 구호 활동을 전개하는 일본 카리타스 지난 1월 1일 발생한 지진 피해 지역에서 구호 활동을 전개하는 일본 카리타스 

일본 카리타스 “지진 이후, 교회는 사람들 곁에 가까이 머뭅니다”

일본 니가타교구장 나루이 다이스케 주교가 1월 9일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지난 1월 1일의 끔찍한 지진 이후 일본 국민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설명했다. 지진 피해 지역은 도로가 심각하게 망가졌으며,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은 접근이 불가능하다. 많은 마을이 고립되고 기본적인 생필품도 점점 부족해지고 있다. 9일엔 규모 6의 지진이 또 발생했다.

Deborah Castellano Lubov, Tiziana Campisi

강진이 일본 서해안을 강타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식수와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으며, 지진 피해 복구 작업이 언제 시작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규모 7.6에 달하는 강진은 새해 첫날 노토반도를 강타해 200명 이상의 사망자와 500명 이상의 부상자, 그리고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 1월 9일 오후 5시59분(현지시간) 일본 중서부 해안 사도섬 인근에서 진원 깊이 약 10킬로미터에서 규모 6의 지진이 또 발생했지만 쓰나미(지진해일) 경보는 발령되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친밀함

최근 며칠 동안 영하의 기온과 폭설, 폭우로 인해 구호품 전달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지진 피해 지역의 수천 명의 사람들이 고립되고 기본적인 생필품도 거의 전달되지 않고 있다. 일본 카리타스 이사장 겸 니가타교구장 나루이 다이스케 주교는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당면한 가장 큰 어려움과 향후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설명했다. 인터뷰에 앞서 이날도 여진을 느꼈다고 밝힌 다이스케 주교는 지난 2019년 11월 일본을 사도 순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 시기에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국민에게 친밀함을 표하고 기도의 힘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여러 차례 당부한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교황은 지난 1월 2일 전보를 통해 새해 첫날 발생한 노토반도 강진에 대해 슬픈 마음을 전하고 지진 피해자들과의 연대를 다짐한 데 이어 지난 1월 3일 수요 일반알현에서는 전날 발생한 일본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 항공기 충돌사고 희생자들을 애도한다며 영적 친밀함을 재확인했다.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 항공기 충돌사고는 일본항공 에어버스 여객기가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에 착륙하는 과정에서 지진 피해 지역에 긴급 물자를 실은 해상보안청 수송기와 충돌해 탑승하고 있던 해상보안청 승무원 5명 중 4명이 사망한 충돌사고다. 일본항공의 승객과 승무원 379명 전원은 항공기의 비상 탈출구를 통해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일본 카리타스의 헌신

일본 카리타스는 전 세계 20개 이상의 개발 프로젝트에서 전 세계 카리타스 네트워크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도쿄에 위치한 일본 카리타스 사무국에는 5명의 직원이 16개 교구와 직원, 수천 명의 자원봉사자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활동을 이끌고 조정한다.

이하 나루이 다이스케 주교와의 일문일답:

나루이 주교님, 이 심각한 지진으로 수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사망자 수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 상황은 어떤가요?

“먼저 지난 1월 1일에 일어난 지진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현지시간 오후 4시10분, 일본 중북부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규모 7.6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사실 일본에서는 규모 7.6의 지진은 그다지 큰 재앙은 아니지만 진원이 얕았기 때문에 지표면의 흔들림이 매우 강했습니다. 이어 집과 도로가 파괴되고 산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많은 집들이 무너졌습니다. 저는 어제까지 이틀 동안 심각한 피해를 입은 지역을 방문했고, 도로가 엉망인 것을 보았습니다. 해안 지역은 약 4미터 정도 솟아올랐고 많은 집들이 무너졌습니다. 설명하기가 조금 어렵습니다만, 직접 눈으로 보면 충격을 받을 것입니다. 게다가 이 지역에는 아직도 여진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초 지진이 발생한 지난 1월 1일 이후로 1000번이 넘는 여진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불과 5분 전에 또 다른 여진이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비명소리가 들렸고요. 그래서 지진은 여전히 진행 중인 문제입니다.”

지난 1월 1일 발생한 지진으로 사망자 수는 200명을 넘어섰고, 수백 명이 부상당하고 많은 사람이 실종됐습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202명, 실종자는 102명, 부상자는 565명입니다. 400개 이상의 대피소가 개방됐고 2만8000명이 대피소로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많은 주민들은 도로가 막혀 대피소까지 갈 수 없어 마을과 도시에 고립돼 있습니다.”

일본 카리타스는 피해 지역 주민들을 돕기 위해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지요?

“일본 가톨릭 교회는 신자 수가 적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일본 카리타스는 주로 해외 지원 활동을 합니다. 일본 내 프로젝트는 없습니다. 물론 각 교구마다 자선 활동이 있긴 하지만 카리타스 활동과는 다릅니다. 이번 경우처럼 일본에 큰 재난이 발생하면 피해를 입은 교구를 지원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국가입니다. 이번에는 나고야교구의 차례입니다. 저는 일본 카리타스 대표로서 나고야교구장 주교님, 본당 신부님들, 일본 주교회의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함께 지난 8일까지 이틀간 지진 피해 지역을 방문했습니다. 반도는 아니지만 반도 크기에 맞먹는, 약 100킬로미터에 달하는 피해 지역에는 본당이 두 군데밖에 없고, 그것도 규모가 매우 작은 본당입니다. 매주 주일 미사 참례 인원은 10-20명 정도입니다. 본당에는 부설 유치원이 있습니다. 본당 지원을 위해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이 유치원을 활용해 피해를 입은 장소와 사람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식수, 음식, 위생키트 등을 제공하는 일입니다. 또한 일본 카리타스를 통해 현지 정부와 비정부기구(NGO)의 구호 활동이 어떻게 진행될 수 있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다른 시민단체 및 비정부기구와 협력합니다. 우리는 피해 주민들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살펴볼 것입니다. 아마도 날씨가 매우 추울 것이기 때문에 난로와 기타 난방용품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지금은 이 정도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원 활동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여전히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도로에는 거대한 균열이 생겼습니다. 문제는 균열로 인해 도로가 차단됐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현장에 가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경찰과 소방대, 자위대는 특수 차량이나 헬리콥터와 같은 특수 장비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접근할 수 있지만 다른 이들은 그곳에 가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자원봉사자를 그곳에 보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대피소나 마을에 고립돼 있는 이들에게 접근하는 게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 어떤 이들은 음식이 충분하지 않고 전기와 식수가 없으며 추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어려움이 있습니다. 도로가 복구되면 지진 피해 지역으로 이동해 도움을 줄 수 있기에 상황은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원 활동에 더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요? 사람들이 물리적으로 쉽게 갈 수 없거나 전혀 갈 수 없더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요?


“이시카와현 하세 히로시 지사는 일반인이 차량을 이용해 피해 지역을 방문할 경우 많은 차량이 눈 등 다른 문제와 맞닥뜨려 자위대, 경찰, 소방대 등 전문가들의 지원 제공을 지연시킬 수 있으므로 일반인의 피해 지역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따라서 인근 지역에 계신 분들도 직접 찾아가 도움을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지금은 기다려야 합니다. 도로는 복구될 것입니다. 그런 다음에 아마도 많은 구호품을 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기도와 다른 수단으로 동행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피해 지역에 고립된 이들에게는 이처럼 어려운 순간에 육체적인 힘은 물론 정신적, 영적 힘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피해를 입은 이들을 위해 전 세계에서 보내주신 기도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기도 속에 일본 국민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교황님은 당신의 슬픈 마음과 친밀함을 표하시면서 이 비극에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도록 초대하셨습니다. 교황님의 이 같은 행보가 주교님과 일본 국민, 신자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나요?

“개인적으로 저는 교황님이 일본 국민과 피해를 입은 이들을 생각하시고, 이 비극적인 사고로 피해를 입은 이들을 위해 전 세계에 기도를 요청하신 것에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특히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 기도가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고 믿습니다. 기도는 지진 피해자를 도우려는 사람들은 물론 모든 이의 노력을 고무시킵니다. 기도는 또 어려움에 처한 이들과 피해자들과 동행하면서 전 세계인들이 함께 돕도록 합니다. 저는 2011년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당시 일본 카리타스 책임자로 진앙지 인근 지역에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 이를 경험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기도의 힘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끝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재난이 발생했을 때 가톨릭 교회의 힘은 동행이라고 믿습니다. 도움을 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우리는 빵만 먹고 산다고 생각하지 않고 기도와 영성, 동행과 다른 이들의 도움으로 살아갑니다. 그러한 동행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우리가 일본 지진 피해 주민들을 잊지 않고, 긴급한 도움이 필요할 때뿐만 아니라 복구 때에도 동행하여 더 오랫동안 일본 지진 피해 주민들과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번역 박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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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1월 2024, 0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