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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악수하는 주피 추기경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악수하는 주피 추기경  (ANSA)

주피 추기경 “그리스도인은 무지막지한 정치에 맞서기 위해 헌신해야 합니다”

이탈리아 주교회의 의장 마테오 주피 추기경이 7월 21일부터 토스카나 카말돌리 수도원에서 열리는 “카말돌리 정책 강령”(Codice di Camaldoli)에 관한 컨벤션 개회 연설을 통해 정치와 문화 간 “단절”로 정의할 수 있는 간극을 메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망 없이 그날그날 꾸려가는 데 급급한 “표피 정치”를 경계하면서 “약해진 민주주의”를 치유하기 위해 힘써달라고 촉구했다. 세르지오 마티렐라 이탈리아 대통령도 컨벤션 개회식에 함께했다.

Antonella Palermo

“우리는 유럽에서조차 평화가 결코 영원한 선이 아니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러한 인식이 우리를 책임과 결정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이탈리아 주교회의(CEI) 의장 마테오 주피 추기경이 컨벤션 개회 연설에서 지난 1946년 7월 제정된 “카말돌리 정책 강령”(Codice di Camaldoli)을 떠올리며 이 같이 강조했다. 주피 추기경은 이 강령이 “전쟁이라는 기나긴 밤 중 가장 어두웠던 순간 중 하나”로 거슬러 올라가게 한다며 “당시에도 오늘날의 프란치스코 교황처럼 평화에 대해 끊임없이 강조한 교황이 있었으니 바로 비오 12세 교황이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20세기의 모든 교황이 전쟁의 아픔을 겪으며 “평화를 위해 모든 방법을 모색하고 인류의 상처를 치유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이 강령엔 용기가 담겨 있다면서 당시 사람들은 방관하지 않고 “파시즘과 전쟁의 파멸을 넘어서고자 했다”고 말했다. 

전망 없는 표피 정치를 경계하십시오

주피 추기경은 오늘날 문제 중 하나로 가톨릭 신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문화와 정치의 단절에 대해서도 광범위하게 언급했다. 그는 이러한 현상이 “표피 정치, 때로는 무지막지하며 전망 없이 그날그날 꾸려가는 데 급급한 정치”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보잘것없는 데도 지나치게 과장하고 고도로 양극화된 이해관계가 특징입니다.” 주피 추기경은 “그러한 정치를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하는 한편 “우리는 종종 적절한 역량, 문제에 대한 지식이나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전혀 의미하지 않는 디지털 경쟁의 속임수에 사로잡혀 그러한 정치의 희생양이 된다”고 규탄했다. 아울러 이것이 바로 진정한 “정치에 대한 배신”이라고 말했다. 

민주주의를 치유하기 위한 가톨릭 신자의 정치적 헌신

주피 추기경은 특히 정치에 대한 염증을 토로했다. “더 이상 그리스도교적 영감을 주는 정당이 없다는 사실이 새로운 정치 방식을 모색하지 않는 변명거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주피 추기경은 교회가 온 공동체에 대한 관심 외에 다른 관심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것이 바로 가톨릭 신자들의 헌신이 진실하고 관대할 때 그 자체로 양극화를 해소하고 민주주의를 오염시키는 독소에 대한 해독제가 되는 이유입니다.” 주피 추기경은 카말돌리로 돌아간다는 것은 현재의 포로가 되지 않고 멀리 내다보며 책임의식을 갖추는 일이라고 강조하며 연설을 끝맺었다. 

사회 문제 토론의 장을 마련하십시오

주피 추기경의 초대는 역사에서 영감을 얻으라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확신을 바탕으로 사회 문제에 대한 토론의 장과 성찰을 장려하는 데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주피 추기경은 교회가 “즉흥적이거나 개인주의적인 혹은 유사한 부류에 기반한 이해관계” 없이 능동적인 태도와 열린 마음으로 서로 다른 감수성을 존중하는 한편, 복음의 정신에 따라 서로 대화하고 경청함으로써 언제나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질 용기를 내야 한다고 권고했다. 

번역 안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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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7월 2023, 0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