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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성 소피아 대성당 이스탄불, 성 소피아 대성당 

‘지중해 대회’ 참석하는 비제티 주교… “장벽을 높이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2월 말 프란치스코 교황의 참석이 예정된 가운데 터키 아나톨리아대목구장 파올로 비제티 주교가 피렌체 회의에 참석한다. 비제티 주교는 교회와 도시 시장들 간 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한 이니셔티브를 높이 평가했다. “중동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무시당하거나 소외됐습니다. 국가 간 대이동을 보장해야 합니다.”

Antonella Palermo / 번역 이창욱

“평화를 위한 결정적인 순간에 유례없는 역사적인 두 가지 모임이 열리게 됐습니다.” 다리오 나르델라 피렌체 시장은 지난 2월 19일 “시장들의 포럼”과 “지중해, 평화의 프런티어2” 등 두 회의를 이 같이 소개했다. 토스카나 주 피렌체에서 시장들과 지중해 주교들이 참석하는 이번 회의는 오는 2월 27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참석으로 절정에 이른다. 

국제이주기구(IOM): 2022년 그리스-터키 국경에서 죽은 21명의 이주민

대회의 작업 과정에서 다룰 중심 테마 중 하나는 이주민에 관한 것이다. 국제이주기구(이하 IOM)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최소 21명이 터키와 그리스의 국경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에 비해 지난해 같은 기간(1-2월)에는 1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지난 2021년에는 이 국경에서 약 55명이 실종됐다. 그리스와 터키 사이에서 유럽연합의 국경수비대의 과도한 무력행사와 난민 거부의 징후가 계속되고 있다. IOM은 지난 2월 18일 제네바에서 “이러한 행위는 올바르지 않을 뿐 아니라 난민 비송환 원칙의 유린”이라며 “국제법과 해당 국가법에 따른 국가들의 의무와 책임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IOM은 이 지역에서 자행되는 이주민들에 대한 지속적인 학대에 대해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IOM 사무총장 안토니오 비토리노는 이번 피렌체 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IOM은 지난 2021년 약 3500명이 해상 및 육로를 통해 유럽연합 회원국에 들어오려다 목숨을 잃었다며, 이는 2018년 이후 가장 치명적인 피해를 입은 해였다고 말했다.

비제티 주교: 공동선을 위한 교회와 국가 간 동맹

터키 아나톨리아대목구장 파올로 비제티(Paolo Bizzeti) 주교(예수회)는 지중해 대회에 참여하고 제안하기 위해 터키에서 출발해 자신의 출신 도시인 피렌체에 도착했다.

이하 파올로 비제티 주교와의 일문일답:

바리에서 주교님들을 만나셨던 2년 전에 비해, 지중해의 평화를 위한 진전이 있었나요?

“코로나19 대유행의 상황은 상호일치된 뜻을 찾을 필요성을 더 부각시켰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폐쇄된 상태로 남아 있지 않고 지속 불가능한 상황에 갇혀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교회와 지중해 국가 간의 동맹이 공동선을 위해 필수불가결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동선은 갈수록 유일한 가능성으로 떠오르는 듯합니다.”  

게다가 최근엔 아부다비에서 서명한 인간의 형제애에 관한 문서의 3주년을 기념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정치 지도자들의 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종교 지도자들이 상호존중, 합의, 가능한 공존을 모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뜨거운 현안’이 무엇보다도 정치인들의 손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정치인들은 다소 자신의 세상에 갇혀 있고, 장기적으로 폭발적인 현실이 될 자기방어의 정책과 함께 자신의 관점에 갇혀 있다고 여겨집니다.”

피렌체에서 주교들의 모임과 나란히 시장들의 모임이 열리는 게 좋은 소식인가요?

“물론 그렇습니다. 자신의 믿음과 자신의 영성을 표현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고려하는 이들과 공적인 사안을 다루는 이들 간의 협력을 회복해야 합니다. 한편으로는 신권정치의 편향을 극복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의 기본적인 차원, 곧 종교적 차원을 경시하는 세속주의를 극복해야 합니다.”

시노드 정신에 입각해 (...) 터키에서 종교적 사목 일꾼들은 평신도들의 협조를 훨씬 더 필요로 하지 않나요?

“물론입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그 도전은 평신도들이 대부분 주역이 되는 그리스도교의 도전입니다. 21세기의 주교들은 평신도 양성에 전념해야 합니다. 성직자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태도에서 벗어나고 – 항상 벗어나야 합니다 – 사람들을 양성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래야 우리는 하느님 백성의 차원에선 조금 더, 개인적 차원에선 조금 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중동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고 있나요?

“중동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삶은 어렵기 짝이 없습니다. 이를 부인하는 것은 소용이 없습니다. 이 순간에는 다소 소외된 이들 사이에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중동의 그리스도인들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비록 직접적으로 소외되지 않더라도 쉽사리 무시당하기 때문입니다. 국가 간 이동의 자유를 보장해야 합니다. 장벽을 높이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피렌체 대회에서 주요 모토는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기’인데요.

“3대륙 15개국의 65개 도시 대표들이 모입니다. 피렌체의 나르델라 시장은 우리 지중해 문제와 관련해 다른 방향으로 돌릴 수 없는 호소를 했습니다. ‘종종 주의가 산만한’ 유럽에 다시금 호소를 촉구한 것입니다. 지중해 국가들의 교회는 60여 명의 대표단이 참석해 입장을 대변할 예정입니다. 이번 주는 오는 2월 23일 모임의 개회를 위해 피렌체를 방문하는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와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을 맞이할 기회가 될 것입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교황님이 집전하시는 미사에 참례하기 위해 산타 크로체 성당을 방문합니다. 조르지오 라 피라(Giorgio La Pira) 전임 피렌체 시장은 1955년 냉전 시대에 세계 주요 도시의 시장들의 대회를 조직한 인물입니다. 그 대회는 핵 전쟁의 위협을 거슬러 전 지구적 평화 프로젝트를 전개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지중해의 주교들과 시장들은 이 대회의 모토, 곧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기(spes contra spem)’(로마 4,18 참조)를 실천하려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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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월 2022, 2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