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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예수회 수도원에 있는 마르코 루프니크 신부의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모자이크 작품의 세부 로마 예수회 수도원에 있는 마르코 루프니크 신부의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모자이크 작품의 세부 

젊은이들에게 하느님의 감정을 전하는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7월 31일 교회는 예수회 창립자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를 기념한다. 이냐시오 성인에 대해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헤수스 자글룰 크리아도 예수회 신부는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냐시오 성인은 꿈을 꾸는 순례자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삶과 다른 사람들에게서 하느님의 사랑을 바라보며 하느님께서 우리와 소통하시고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했습니다.”

Manuel Cubías / 번역 박수현

“이냐시오 데 로욜라 성인은 오늘날의 젊은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인물입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헤수스 자글룰 크리아도(Jesus Zaglul Criado) 예수회 신부는 교회가 7월 31일 기념하는 이냐시오 데 로욜라 성인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자글룰 크리아도 신부는 예수회 내에서 중남미 북부 지역을 담당하는 ‘지역 조력자’* 겸 예수회 총장의 자문위원이다. 그는 이냐시오 성인과 새로운 세대와의 유대를 강조하기 위해 성인의 삶의 방식 중 네 가지 특징을 설명했다.     

*역주: 예수회의 ‘지역 조력자(Regional Assistants)’는 특정 지역에 대한 조언을 제공할 책임이 있다. 예수회 총회에 자문을 제공하는 ‘총회 고문’이기도 하며, 이 역할에서 조력자 이상의 거버넌스에 관한 사안에 예수회 총장에게 조언을 제공한다.

이냐시오 성인은 위대한 꿈을 꾸신 분

자글룰 크리아도 신부는 이냐시오 성인의 삶의 주요 특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성인은 위대한 꿈을 꾸신 분이었습니다. 이냐시오 성인은 기사가 되는 꿈을 꾸었고, 회심 후 여러 성인들만큼 위대한 일을 하기 위해 예수님을 따르는 꿈을 꾸었습니다. 이 길을 따르면서 더욱 변화되기 위해, 그리고 여행이나 감옥 등 이냐시오 성인이 직면해야 했던 모든 어려움에 맞서기 위해 동료들을 모으는 꿈을 꾸었습니다.”

도전에 대처하는 역량

성인의 두 번째 특징은 도전에 대처하는 역량이다. “이냐시오 성인은 자신의 생각과 열망을 실현하기 위해 온갖 열정과 실용적인 수단을 동원했습니다. 로욜라에서 만레사, 로마, 예루살렘으로 이어지는 긴 여정이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이 항상 이냐시오 성인을 이해한 것은 아닙니다. 이냐시오 성인은 처음에 자신의 새로운 제안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순례자

이냐시오 성인은 자서전에서 스스로를 “항상 길 위에 있고 자신의 꿈을 실현하려는 순례자”로 정의했다. 자글룰 크리아도 신부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예컨대 이냐시오 성인은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르길 원했으므로 예루살렘으로 향했습니다. 당시 성인을 태운 배가 침몰하여 그는 생명의 위험을 무릅써야 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바오로 성인과 매우 흡사합니다. 왜냐하면 이냐시오 성인도 삶의 근원적인 변화를 체험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위해 떠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냐시오 성인은 점차 진정한 (선교의) 가능성을 깨닫고 동료들과 함께 ‘교황을 섬기는 일에 전념하고 교황이 원하시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공동체 구축

이냐시오 성인은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이 사명이 단체와 함께 수행돼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글룰 크리아도 신부는 이냐시오 성인이 이 단체를 “주님 안의 벗들”로 불렀다고 설명했다. “큰 자유와 사랑으로 행동하는 벗들의 모임입니다. 그들이 비록 따로 살아도, 그들을 하나로 묶는 계획들이 많았습니다. (…) 처음 일곱 명의 동료를 하나로 묶은 것은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는 것이었습니다.” 영신수련의 체험은 그들이 개인이든 단체든 자신들의 삶에서 하느님께서 부르시는 곳이 어디인지 볼 수 있는 꾸준한 식별의 태도를 갖추게 할 것이다.

내면의 깊이, 영적 깊이

자글룰 크리아도 신부는 내면의 깊이는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바라보는 역량일 뿐 아니라 “예수님의 방식으로 삶을 바라보고, 우리 안에 계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바라보며, 하느님께서 우리와 소통하신다는 것을 발견하는 역량”이라고 설명했다. “저는 이냐시오 성인이 감성지능(intelligenza emotiva)의 발견자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성인은 하느님께서 감정을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신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냐시오 성인은 “하느님의 감정들”을 느끼는 법을 발견했다. 또한 “우리를 위대한 일과 선한 일로 이끄는 움직임은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기쁨과 항상 연결돼 있는 반면, 속임수는 때때로 거짓되고 피상적인 기쁨으로 가장하고 우리에게서 참된 기쁨을 감춘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기쁨은 하느님의 길을 나타내는 요소다. 기쁨은 항상 충만함을 불러일으킨다. 이 충만함은 관대한 헌신과 연결된다. 이냐시오 성인은 예수님께서 기쁨의 근원이심을 깨달았다. 이러한 의미에서 영신수련은 하느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의 여정이다. 자글룰 크리아도 신부는 “내적 체험은 우리로 하여금 항상 예수님을 따르도록 이끈다”고 말했다. 이는 그분을 본받고 그분께서 하신 일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을 따르고 그분께서 우리에게 “당신의 부르심에 응답하도록 마음을 움직이시는 성령”을 주셨음을 발견하는 것이다. “친구, 단체, 공동체로서 우리 자신과의 만남과 예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을 통해, 그분께서 이 세상을 변화시키도록 우리를 보내십니다.” 

예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의 힘

자글룰 크리아도 신부는 “지금까지 항상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이냐시오 성인의 삶에서 예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의 힘”이라며 “로욜라의 순례자인 이냐시오 성인의 근본적인 변화를 나타내는 것은 사람, 삶, 예수님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냐시오 성인이 자서전에서 “여러 날의 여인”이라 불렀던 한 사람과의 만남을 회상했다. 곧, 이냐시오 성인이 길을 잃고 슬픔, 내적 혼란,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을 때, 성인에게 조언을 해 준 나이든 한 여성의 이야기다. 그 여성은 이냐시오 성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에게 알려주시고 보여주시며 나타나시도록 하느님께 계속 기도하십시오.” 이냐시오 성인은 물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저에게 나타나실 수 있을까요?” 자서전의 세 번째 장의 말미에 성인은 아무도 이 여인만큼 영적 문제에 있어 이렇게 도움을 준 사람이 없었다고 기록했다. 자글룰 크리아도 신부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는 이냐시오 성인의 삶뿐만 아니라 영신수련의 비결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영신수련을 할 때 우리는 증인이기 때문입니다. 곧, 우리는 우리를 위한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뿐 아니라 당신의 삶을 어떻게 사셨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냐시오 성인은 영신수련에서, 예수님께서 ‘나를 위해 육화되시고 사람이 되셨다’며 ‘그분을 아는 나는 그분을 더 사랑하고 따른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것이 이냐시오 성인과 성인이 설립한 예수회의 근간이자 핵심이라고 믿습니다.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당신의 삶과 당신 삶의 모든 순간을 나를 위해 사셨다는 것을 깨닫는 데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동시에 나도 그 순간을 기도로 살며 이렇게 하느님과의 우정의 관계가 형성된다는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관상

또 다른 중요한 순간은 이냐시오 성인이 영신수련을 통해 초대한 관상과 말이다. “이는 출생 전후로 이뤄진 육화에 대한 관상과 동일합니다. 이 안에서 하느님께서 인류를 바라보십니다. 근본적으로 우리 인간성을 취하시려고 스스로 육화하기로 결정하신 하느님의 모습입니다.” 이는 이냐시오 성인에게 있어 세상과의 관계에서도 중심 요소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는 몇 년 후 떼이야르 드 샤르댕 예수회 신부의 말에서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갖춘 사람들에게는 이 세상에서 속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든 것이 하느님의 현존으로 표시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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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8월 2021, 01:57